정부가 국군포로 적극 수용을 정책 방향으로 설정하고 중국으로 건너오는 국군포로 전원의 무조건 인계를 중국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19일 “국군포로의 북한 탈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그동안 중국 정부와의 암묵적 합의에 따른 수용으로는 상황 관리가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이에 중국으로 넘어온 국군포로에 대해서는 발견 즉시 한국에 인계하는 원칙을 정하자고 이달 초순 중국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더불어 국군포로의 파악과 신병확보, 조사 및 국내귀환까지 전 과정을 한국이 맡아서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중국 측이 영토 주권 행사와 북한과의 관계를 들어 원칙을 정하는 문제에서는 난색을 표명해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단은 기존의 방식대로 국군포로를 데려올 수밖에 없게 됐지만, 정부는 원칙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를 계기로 국군포로에 대한 우리 정부의 강한 입장을 전해, 앞으로 이들을 데려오는 데 있어서 중국과의 협조관계가 보다 원만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중국 내에서 국군포로가 포착되면, 공관에서 비밀리에 신병을 확보한 뒤 중국에 연락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한국에 데려왔다.

 그러나 2004년 12월 한만택씨의 경우처럼 중국 공안이 먼저 적발해 북송하는 사례가 생기고, 우리 공관의 신병확보 과정에서 공안에 발각돼 국군포로를 넘겨주는 일까지 벌어지자 이들에 대한 인계 원칙을 정하자고 나선 것이다.

 이는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의 주도로 정부 내 국군포로 대책반이 중심이 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우리 공관이 국군포로의 신병을 확보한 뒤 통보하는 방식에 대해 중국 정부가 지난해 3월부터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기존의 방식이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에서 원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대한적십자사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 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군포로는 546명으로 나타났으며, 한 달에 2∼3명의 국군포로와 그 가족들이 북한을 탈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