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길은 바다에 있다
바다, 그 가치와 역할
우리는 바다 때문에 우리나라 5,000년 민족 역사 가운데 가장 잘 사는 시대를 맞고 있다. 또한 바다에 종사하는 사람들 때문에 국가 발전과 번영을 기대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천년도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가 번영·발전할 수 있는 지름길은 바다를 잘 활용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2004년 우리나라 수출입 무역 총액은 $4,782억(수입 $2,244억, 수출 $2,538억)이었다. 이를 물동량으로 계산해 보면 7억 4617만 톤이나 되었다. 이렇게 많은 수출입 물동량을 수송하는 길은 하늘길, 곧 항공기를 이용하는 길과 바닷길, 즉 상선을 이용하는 두 가지 길밖에 없다.
항공기를 이용한 화물 수송량은 2004년 257만 톤(수출입 전(全) 화물량의 0.3%)에 불과하였고 상선, 즉 바다를 이용, 수송한 화물량은 7억 4,360만 톤(99.7%)이었다.
바다를 이용한 물동량 7억 4,360만 톤은 매일 1만 톤 화물선 203척이 우리 항구를 1년 내내 쉬지 않고 출·입항하고 있어야 수송 가능한 물동량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 국민이 먹고 사는 모든 문제를 이 바다가 해결해 주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즉,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 있어서 바다는 유일한 부존자원이며, 우리들이 잠시도 호흡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바다를 그렇게까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를 알리기 위하여 바다의 가치와 역할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았다.
바다를 사랑하고 보호하는 일은 우리의 생존권과 연계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바다, 곧 해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문제점과 그 대책도 아울러 생각해 보기로 한다.
바다의 가치와 역할
바다의 가치와 역할은 크게 다음의 네 가지와 안보적 측면 등 5가지 분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안보적 측면의 바다의 가치와 역할은 지면 관계상 여기서는 다루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서는 식량 자원의 공급원, 광물 자원의 보고, 광활 거대한 수송로, 그리고 과학 도전의 대상 즉, 미래 산업의 총아로서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서만 설명하고자 한다.
- 식량자원(食糧資源)의 공급원(供給源)으로서의 가치와 역할 -
바다는 동·식물의 좋은 서식지를 제공해 주고 있다. 바다가 가지고 있는 동·식물의 서식지 공간은 13억 7000만㎦로서 육지가 가지고 있는 서식지 공간의 300배에 달한다. 바다 공간에 살고 있는 중요 동·식물들을 계수해 보면 동물은 어족을 포함하여 152,000여 종이나 되고 식물은 해초 등 17,000여 종에 달하며 지구상 살고 있는 동·식물의 80%가 바다에 살고 있다.
바다에 살고 있는 동·식물은 양질(良質)의 단백질, 유기 물질을 우리 인간들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 특히 바다에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은 육지에 서식하는 동·식물에 비하여 그 성장 속도와 번식률에 있어서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르고 크다.
성장 속도에 관한 예를 몇 가지 들어보면, 우리가 매일 먹는 달걀 1개의 무게는 50g 정도 된다. 이것이 부화하여 5개월 동안 자라면 약 1,500g 정도(약 30배)의 영계가 된다. 그런데 물고기는 그 알1개의 무게가 0,01g 정도 되는데 5개월 후 약 500g 정도(약 5만배)까지 성장한다.
또, 육지에 서식하는 동물 중 가장 큰 동물은 코끼리이다. 코끼리는 인도산과 아프리카산 두 종류가 있는데 다 성장하는 데에 25년이 소요되며 60여년간 생존한다. 다 성장한 인도산 코끼리는 5톤, 아프리카산 코끼리는 7.5톤 정도의 무게가 나간다. 한편, 바다에 살고 있는 가장 큰 동물은 고래이다. 대왕 고래는 10년 만에 180톤 무게까지 성장하니 코끼리와 그 성장 속도를 비교했을 때 60배 내지 75배나 빨리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칠레 남쪽 드레이크 해협과 아프리카 희망봉 근해에 서식하고 있는 왕 다시마(Giant Kelp)라는 해초는 하루 60㎝이상 성장하며 100m에 이르기까지 자란다.
번식률에 있어서 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남극해에 서식하고 있는 크릴새우는 초여름에 산란하는 암컷 한 마리가 11,000개 이상의 알을 낳아 그 중 반이 부화되어도 5,000배 이상의 종족 번식이 가능하다.
문제는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식량 공급이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1800년대 지구상 인구는 9억 명이었다. 100년이 지난 1900년대 초, 그 숫자는 18억 명으로 2배나 증가하였다. 이러한 인구의 증가는 1999년 7월 18일 자정을 기해 60억 명으로 늘어났다. 현재와 같은 인구 증가율(1.7%)로 인구가 계속 증가된다면 2030년에는 90억 명, 2050년에는 120억 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간 47만 명 아이가 태어나 인구 증가율 1.16%로 산아를 장려하고 있지만,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들과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의 인구는 그 증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인구는 매1분마다 253명의 유아가 출생하고 있다. 매일 36만 5,000명이 태어나고 15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2005년 세계 인구는 11월 19일 현재 65억 명을 돌파했다. 이 중 8억 4,000만 명(13%)이상 되는 인구가 영양실조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그 중 아프리카 인 1,200만 명을 포함한 1,800만 명 정도가 기아로 사망하고 있다.
이렇게 심각한 식량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인구 증가에 대한 대책과 더불어 무한한 식량 공급 가능성이 있는 바다의 동·식물을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해양 동·식물을 식량으로 사용하고 있는 양은 현재 약1억 톤(30%) 정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양을 공급해야 할 것이다. 육지의 농토는 농산물 증가 속도가 거의 제한되어 더 이상의 식량 공급이 불가능한 점을 감안할 때 바다는 무한한 식량자원의 공급원으로서의 가치와 역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광물자원(鑛物資源)의 보고(寶庫)로서의 가치와 역할 -
바다는 지구 전체가 보유하고 있는 물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2%의 물은 빙하 1.84%(그린란드의 85%가 높이 3,200m에 달하는 빙하로 덮여있다), 지하수 0.4%, 강·호수 0.04%, 나머지는 대기 중 수증기 등이다.
이 거대한 바닷물은 80여 가지의 원소를 함유하고 있다. 즉 바닷물 자체가 광물자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닷물 속에 용해되어 있는 소금, 마그네슘, 브롬 등은 직접 추출, 우리의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소금은 바닷물 전체 용량의 3.3%정도로 용해되어 있는 바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5경 톤(경=억의 억배)이나 되며 이 양을 지구 표면상에 깔아 놓는다면 무려 45m 높이까지 쌓을 수 있는 분량이 된다. 연간 6,000만 톤의 소금을 바닷물로부터 생산하여 인류가 필요로 하는 전체 소금량의 40% 이상을 충당하고 있다.
방부제, 단열제, 비료, 의약품, 금속 부식 방지제 등 다양한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마그네슘 원소도 미국에서는 바닷물로부터 하루 150톤 이상 필요량 전량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살초제, 소화제, 자동차 녹 방지제, 방부제, 촉매제, 의약품 등 원료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브롬 원소도 전량 바닷물에서 추출 사용하고 있다. 그 외 다른 원소들도 추출은 가능하나 경제성 등을 고려, 그대로 두고 있다.
바다의 해저(海底)에 무한한 광물자원이 있다.
바다는 우리가 일상 사용하고 있는 석유나 천연가스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지구상 매장되어 있는 석유량은 육지에 1조 3,300억 배럴, 해저에 7,800억 배럴 정도 추정하고 있으나 가채량은 1조 8,000억 배럴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 석유 소비량은 연간 270억 배럴 정도이다. 2004년 가채량의 절반 가량을 이미 소모하였으며 앞으로 40∼50년 정도 사용 가능한 양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의 에너지는 석유대체 어너지 개발과 더불어 해저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가스) 자원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최근 러시아에서 활발히 연구하고 있는 하이드레이트란 광물자원이 있다. 하이드레이트는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 가스가 얼음처럼 고체화된 상태로서 해저에 다량 분포되어 있다. 이 광물은 기존 천연가스의 매장량보다 수 십배 많으며 에너지 자원이면서도 석유자원이 묻혀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고 있다.
1997년 12월 러시아 과학원 소속 무기화학 연구소에서 연구중인 경상대 화학과 백우현 교수는 러시아 연구소 소장 쿠즈네죠프(Kuznetsov)로부터 동해바다에 붉은 색으로 표시된 '하이드레이트'분포지역 지도를 선물로 받은 바 있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미래의 에너지 자원 획득을 위한 전략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또 다른 해저 광물자원으로 망간단괴를 꼽을 수 있다.
망간단괴는 태평양 해저 수심 4,000m 내지 5,000m에 2만 년 넘게 사용해도 충분할 양이 널리 분포되어 있다. 망간단괴는 현대 산업의 주요 전략 광물인 망간, 니켈, 구리, 코발트, 티타늄 등 40여 가지 광물 원소를 함유하고 있다. 망간은 강철의 질을 결정하는 유황을 제거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될 광물이다. 철 1톤을 생산하는데 망간 9㎏이 반드시 들어가야 유황성분을 조절할 수 있다. 니켈, 코발트, 티타늄 등 금속도 항공기, 과학 기계 등 고급 합금의 소재로서 이들의 소비량이 국력 및 과학 기술 발달 정도를 나태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8월 국제 해저관리국(International Seabed Authority-I.S.A, 자메이카 킹스톤에 위치)으로부터 크라리온 크리프톤(Clarion Clipperton)이라고 불리우는 해역에 있는 망간단괴를 채취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한 바 있다.
본 해역은 하와이 동남방 1,700㎞부근 해역 75,000㎢ 넓이로서 남한 면적의 3/4배나 된다. 이곳에 매장되어 있는 망간단괴는 5.1억 톤으로서 향후 100년 이상 채취할 수 있는 양이며, $1,500억 이상의 가치가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부 구리를 제외하고 망간, 니켈, 코발트 등 광물을 전량 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연간 300만 톤의 망간단괴를 채취하여 90만 톤 이상의 전략 금속들을 100년 이상 동안 확보, 연간 2조원 이상의 대체 수입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바다는 바닷물과 해저의 많은 광물자원을 숨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광활(廣闊)하고 거대(巨大)한 수송로(輸送路)로서의 바다의 가치와 역할 -
바다는 광활하고 거대한 수송로로서의 가치와 역할을 지니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
첫째, 육지의 산이나 강, 도시의 건물처럼 장애물이 되는 것이 없다.
둘째, 바다는 가고 싶은 길을 마음대로 어느 방향으로도 갈 수 있어서 가장 가까운 지름길을 택할 수 있다.
셋째, 바다를 항해하는 수송 수단인 선박의 크기·모양에 구애 받지 않는다.
넷째, 바다는 주·야간 24시간 언제나 이용 가능하다.
다섯째,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바다를 접하고 있는 모든 나라에 화물이나 인원을 수송할 수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나라 중 유엔에 가입한 국가는 191개국이다. 이들 나라들의 바다와 연계된 관계를 보면 사면이 바다인 도서 국가는 16개국, 바다와 한 면이라도 접해 있는 국가는 136개국,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는 39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바다와 접해 있는 국가는 152개국이며 UN 국가 80%는 선박으로 직접 화물이나 인원을 수송할 수가 있다. 바다를 통해 선박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것은 도로나 항공로를 이용하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수송비가 저렴하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포항에서 만든 선철(銑鐵:Hot coil) 1톤을 서울까지 육로로 자동차를 이용 수송하는 수송비보다 포항-서울 거리의 4배나 되는 미국의 미조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즈까지 1,600㎞를 미시시피강 강수로를 이용하여 선박으로 수송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포항-서울 거리의 30배가되는 포항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12,500㎞ 항로를 대형 상선을 이용 운반하는 것이 훨씬 더 그 운송비가 저렴하다.
수송 시간은 항공 수송보다 장시간이 소요되나 한꺼번에 많은 용량을 수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상 수송비는 육상 수송비보다 5배가, 항공 수송비보다 50배가 더 저렴하다.
우리나라는 아메리카 대륙과 식량과 공산품을 주로 운반하고 있는 북미주 해로와 호주의 철광석, 육류를 운반하고 있는 동남 해로, 중동과 원유를 주로 수송하고 있는 서남 해로를 통하여 전 무역 화물의 99.7%를 수송하고 있다.
바다가 가지고 있는 광활하고 거대한 수송로를 잘 활용하지 않고서는 부강한 나라가 결코 될 수 없음을 잘알 수 있다.
- 과학도전(科學挑戰)의 대상(對象), 미래산업의 총아(寵兒)로서의 바다의 가치와 역할 -
지구 표면적은 5억 1,000만㎢인데 그 가운데 바다가 차지하는 면적은 3억 6,000만㎢로서 지구 전체 면적의 71%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육지 면적은 1억 5,000만㎢로서 29%를 차지, 지구 전체 면적의 1/3도 채 안 된다.
지구 전체 면적의 2/3 이상 되는 바다는 수심 10m 당 1기압이 상승한다. 인간이 신체적으로 최대한 견딜 수 있는 기압은 10기압인 바 수심 100m 이상은 과학 부재의 진공 상태라고 부를 수 있다.
즉 바다 밑 깊은 곳은 과학 연구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 과학 도전의 목적이 되는 미지의 세계라는 것이다.
바다의 평균 수심은 3,790m인 바 육지의 평균 고도 840m보다 2,950m가 더 깊은 것이다. 괌 서남방 마리아나 해구에 존재하는 딥첼린저(Deep Challenger)라는 바다 가운데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11,035m나 된다. 육지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가 해발 8,848m이므로 딥첼린저는 에베레스트 산보다 2,187m나 더 깊은 것이다.
우리가 과학 문명의 최첨단 무기라고 부르는 잠수함은 세계 40여 개국에서 600여 척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장보고 함(T-209급)이 최대 잠항할 수 있는 수심은 300m인 바 바다 평균 수심의 1/10 정도 밖에 잠항할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은 러시아의 타이푼(Typhoon)이라고 불리는 잠수함인데 그 함정의 퇴대 잠항 심도는 평균 수심의 1/5인 600m이다. 600m 이상 잠항은 수압 때문에 잠수함이 파괴되고 만다. 이렇듯 인간이 만든 어떤 무기도 바다의 무궁무진한 괴력과 신비 앞에서는 안낱 보잘 것 없는 종이 조각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해양에 존재하고 있는 해류, 조류, 파도, 기압 등 무한대의 돈이 들지 않는 원료를 이용하는 해양과학에 대한 도전은 미래 산업의 총아(寵兒)라 할 수 있다.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 등 미래에 대한 저명한 서적을 출판한 엘빈 토플러는 미래 공학을 예견하면서 21세기는 우주 공학, 생명 공학, 정보통신 공학 그리고 해양 공학의 연구 개발 정도가 선진국을 가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해양 혁명(Marine Revolution)을 위한 해양 공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 개발 투자에 진력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 (konas)
강덕동(예비역 해군 중장)
2004년 우리나라 수출입 무역 총액은 $4,782억(수입 $2,244억, 수출 $2,538억)이었다. 이를 물동량으로 계산해 보면 7억 4617만 톤이나 되었다. 이렇게 많은 수출입 물동량을 수송하는 길은 하늘길, 곧 항공기를 이용하는 길과 바닷길, 즉 상선을 이용하는 두 가지 길밖에 없다.
항공기를 이용한 화물 수송량은 2004년 257만 톤(수출입 전(全) 화물량의 0.3%)에 불과하였고 상선, 즉 바다를 이용, 수송한 화물량은 7억 4,360만 톤(99.7%)이었다.
바다를 이용한 물동량 7억 4,360만 톤은 매일 1만 톤 화물선 203척이 우리 항구를 1년 내내 쉬지 않고 출·입항하고 있어야 수송 가능한 물동량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 국민이 먹고 사는 모든 문제를 이 바다가 해결해 주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즉,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 있어서 바다는 유일한 부존자원이며, 우리들이 잠시도 호흡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바다를 그렇게까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를 알리기 위하여 바다의 가치와 역할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았다.
바다를 사랑하고 보호하는 일은 우리의 생존권과 연계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바다, 곧 해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문제점과 그 대책도 아울러 생각해 보기로 한다.
바다의 가치와 역할
바다의 가치와 역할은 크게 다음의 네 가지와 안보적 측면 등 5가지 분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안보적 측면의 바다의 가치와 역할은 지면 관계상 여기서는 다루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서는 식량 자원의 공급원, 광물 자원의 보고, 광활 거대한 수송로, 그리고 과학 도전의 대상 즉, 미래 산업의 총아로서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서만 설명하고자 한다.
- 식량자원(食糧資源)의 공급원(供給源)으로서의 가치와 역할 -
바다는 동·식물의 좋은 서식지를 제공해 주고 있다. 바다가 가지고 있는 동·식물의 서식지 공간은 13억 7000만㎦로서 육지가 가지고 있는 서식지 공간의 300배에 달한다. 바다 공간에 살고 있는 중요 동·식물들을 계수해 보면 동물은 어족을 포함하여 152,000여 종이나 되고 식물은 해초 등 17,000여 종에 달하며 지구상 살고 있는 동·식물의 80%가 바다에 살고 있다.
바다에 살고 있는 동·식물은 양질(良質)의 단백질, 유기 물질을 우리 인간들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 특히 바다에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은 육지에 서식하는 동·식물에 비하여 그 성장 속도와 번식률에 있어서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르고 크다.
성장 속도에 관한 예를 몇 가지 들어보면, 우리가 매일 먹는 달걀 1개의 무게는 50g 정도 된다. 이것이 부화하여 5개월 동안 자라면 약 1,500g 정도(약 30배)의 영계가 된다. 그런데 물고기는 그 알1개의 무게가 0,01g 정도 되는데 5개월 후 약 500g 정도(약 5만배)까지 성장한다.
또, 육지에 서식하는 동물 중 가장 큰 동물은 코끼리이다. 코끼리는 인도산과 아프리카산 두 종류가 있는데 다 성장하는 데에 25년이 소요되며 60여년간 생존한다. 다 성장한 인도산 코끼리는 5톤, 아프리카산 코끼리는 7.5톤 정도의 무게가 나간다. 한편, 바다에 살고 있는 가장 큰 동물은 고래이다. 대왕 고래는 10년 만에 180톤 무게까지 성장하니 코끼리와 그 성장 속도를 비교했을 때 60배 내지 75배나 빨리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칠레 남쪽 드레이크 해협과 아프리카 희망봉 근해에 서식하고 있는 왕 다시마(Giant Kelp)라는 해초는 하루 60㎝이상 성장하며 100m에 이르기까지 자란다.
번식률에 있어서 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남극해에 서식하고 있는 크릴새우는 초여름에 산란하는 암컷 한 마리가 11,000개 이상의 알을 낳아 그 중 반이 부화되어도 5,000배 이상의 종족 번식이 가능하다.
문제는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식량 공급이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1800년대 지구상 인구는 9억 명이었다. 100년이 지난 1900년대 초, 그 숫자는 18억 명으로 2배나 증가하였다. 이러한 인구의 증가는 1999년 7월 18일 자정을 기해 60억 명으로 늘어났다. 현재와 같은 인구 증가율(1.7%)로 인구가 계속 증가된다면 2030년에는 90억 명, 2050년에는 120억 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간 47만 명 아이가 태어나 인구 증가율 1.16%로 산아를 장려하고 있지만,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들과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의 인구는 그 증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인구는 매1분마다 253명의 유아가 출생하고 있다. 매일 36만 5,000명이 태어나고 15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2005년 세계 인구는 11월 19일 현재 65억 명을 돌파했다. 이 중 8억 4,000만 명(13%)이상 되는 인구가 영양실조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그 중 아프리카 인 1,200만 명을 포함한 1,800만 명 정도가 기아로 사망하고 있다.
이렇게 심각한 식량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인구 증가에 대한 대책과 더불어 무한한 식량 공급 가능성이 있는 바다의 동·식물을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해양 동·식물을 식량으로 사용하고 있는 양은 현재 약1억 톤(30%) 정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양을 공급해야 할 것이다. 육지의 농토는 농산물 증가 속도가 거의 제한되어 더 이상의 식량 공급이 불가능한 점을 감안할 때 바다는 무한한 식량자원의 공급원으로서의 가치와 역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광물자원(鑛物資源)의 보고(寶庫)로서의 가치와 역할 -
바다는 지구 전체가 보유하고 있는 물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2%의 물은 빙하 1.84%(그린란드의 85%가 높이 3,200m에 달하는 빙하로 덮여있다), 지하수 0.4%, 강·호수 0.04%, 나머지는 대기 중 수증기 등이다.
이 거대한 바닷물은 80여 가지의 원소를 함유하고 있다. 즉 바닷물 자체가 광물자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닷물 속에 용해되어 있는 소금, 마그네슘, 브롬 등은 직접 추출, 우리의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소금은 바닷물 전체 용량의 3.3%정도로 용해되어 있는 바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5경 톤(경=억의 억배)이나 되며 이 양을 지구 표면상에 깔아 놓는다면 무려 45m 높이까지 쌓을 수 있는 분량이 된다. 연간 6,000만 톤의 소금을 바닷물로부터 생산하여 인류가 필요로 하는 전체 소금량의 40% 이상을 충당하고 있다.
방부제, 단열제, 비료, 의약품, 금속 부식 방지제 등 다양한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마그네슘 원소도 미국에서는 바닷물로부터 하루 150톤 이상 필요량 전량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살초제, 소화제, 자동차 녹 방지제, 방부제, 촉매제, 의약품 등 원료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브롬 원소도 전량 바닷물에서 추출 사용하고 있다. 그 외 다른 원소들도 추출은 가능하나 경제성 등을 고려, 그대로 두고 있다.
바다의 해저(海底)에 무한한 광물자원이 있다.
바다는 우리가 일상 사용하고 있는 석유나 천연가스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지구상 매장되어 있는 석유량은 육지에 1조 3,300억 배럴, 해저에 7,800억 배럴 정도 추정하고 있으나 가채량은 1조 8,000억 배럴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 석유 소비량은 연간 270억 배럴 정도이다. 2004년 가채량의 절반 가량을 이미 소모하였으며 앞으로 40∼50년 정도 사용 가능한 양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의 에너지는 석유대체 어너지 개발과 더불어 해저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가스) 자원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최근 러시아에서 활발히 연구하고 있는 하이드레이트란 광물자원이 있다. 하이드레이트는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 가스가 얼음처럼 고체화된 상태로서 해저에 다량 분포되어 있다. 이 광물은 기존 천연가스의 매장량보다 수 십배 많으며 에너지 자원이면서도 석유자원이 묻혀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고 있다.
1997년 12월 러시아 과학원 소속 무기화학 연구소에서 연구중인 경상대 화학과 백우현 교수는 러시아 연구소 소장 쿠즈네죠프(Kuznetsov)로부터 동해바다에 붉은 색으로 표시된 '하이드레이트'분포지역 지도를 선물로 받은 바 있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미래의 에너지 자원 획득을 위한 전략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또 다른 해저 광물자원으로 망간단괴를 꼽을 수 있다.
망간단괴는 태평양 해저 수심 4,000m 내지 5,000m에 2만 년 넘게 사용해도 충분할 양이 널리 분포되어 있다. 망간단괴는 현대 산업의 주요 전략 광물인 망간, 니켈, 구리, 코발트, 티타늄 등 40여 가지 광물 원소를 함유하고 있다. 망간은 강철의 질을 결정하는 유황을 제거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될 광물이다. 철 1톤을 생산하는데 망간 9㎏이 반드시 들어가야 유황성분을 조절할 수 있다. 니켈, 코발트, 티타늄 등 금속도 항공기, 과학 기계 등 고급 합금의 소재로서 이들의 소비량이 국력 및 과학 기술 발달 정도를 나태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8월 국제 해저관리국(International Seabed Authority-I.S.A, 자메이카 킹스톤에 위치)으로부터 크라리온 크리프톤(Clarion Clipperton)이라고 불리우는 해역에 있는 망간단괴를 채취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한 바 있다.
본 해역은 하와이 동남방 1,700㎞부근 해역 75,000㎢ 넓이로서 남한 면적의 3/4배나 된다. 이곳에 매장되어 있는 망간단괴는 5.1억 톤으로서 향후 100년 이상 채취할 수 있는 양이며, $1,500억 이상의 가치가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부 구리를 제외하고 망간, 니켈, 코발트 등 광물을 전량 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연간 300만 톤의 망간단괴를 채취하여 90만 톤 이상의 전략 금속들을 100년 이상 동안 확보, 연간 2조원 이상의 대체 수입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바다는 바닷물과 해저의 많은 광물자원을 숨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광활(廣闊)하고 거대(巨大)한 수송로(輸送路)로서의 바다의 가치와 역할 -
바다는 광활하고 거대한 수송로로서의 가치와 역할을 지니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
첫째, 육지의 산이나 강, 도시의 건물처럼 장애물이 되는 것이 없다.
둘째, 바다는 가고 싶은 길을 마음대로 어느 방향으로도 갈 수 있어서 가장 가까운 지름길을 택할 수 있다.
셋째, 바다를 항해하는 수송 수단인 선박의 크기·모양에 구애 받지 않는다.
넷째, 바다는 주·야간 24시간 언제나 이용 가능하다.
다섯째,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바다를 접하고 있는 모든 나라에 화물이나 인원을 수송할 수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나라 중 유엔에 가입한 국가는 191개국이다. 이들 나라들의 바다와 연계된 관계를 보면 사면이 바다인 도서 국가는 16개국, 바다와 한 면이라도 접해 있는 국가는 136개국,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는 39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바다와 접해 있는 국가는 152개국이며 UN 국가 80%는 선박으로 직접 화물이나 인원을 수송할 수가 있다. 바다를 통해 선박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것은 도로나 항공로를 이용하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수송비가 저렴하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포항에서 만든 선철(銑鐵:Hot coil) 1톤을 서울까지 육로로 자동차를 이용 수송하는 수송비보다 포항-서울 거리의 4배나 되는 미국의 미조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즈까지 1,600㎞를 미시시피강 강수로를 이용하여 선박으로 수송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포항-서울 거리의 30배가되는 포항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12,500㎞ 항로를 대형 상선을 이용 운반하는 것이 훨씬 더 그 운송비가 저렴하다.
수송 시간은 항공 수송보다 장시간이 소요되나 한꺼번에 많은 용량을 수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상 수송비는 육상 수송비보다 5배가, 항공 수송비보다 50배가 더 저렴하다.
우리나라는 아메리카 대륙과 식량과 공산품을 주로 운반하고 있는 북미주 해로와 호주의 철광석, 육류를 운반하고 있는 동남 해로, 중동과 원유를 주로 수송하고 있는 서남 해로를 통하여 전 무역 화물의 99.7%를 수송하고 있다.
바다가 가지고 있는 광활하고 거대한 수송로를 잘 활용하지 않고서는 부강한 나라가 결코 될 수 없음을 잘알 수 있다.
- 과학도전(科學挑戰)의 대상(對象), 미래산업의 총아(寵兒)로서의 바다의 가치와 역할 -
지구 표면적은 5억 1,000만㎢인데 그 가운데 바다가 차지하는 면적은 3억 6,000만㎢로서 지구 전체 면적의 71%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육지 면적은 1억 5,000만㎢로서 29%를 차지, 지구 전체 면적의 1/3도 채 안 된다.
지구 전체 면적의 2/3 이상 되는 바다는 수심 10m 당 1기압이 상승한다. 인간이 신체적으로 최대한 견딜 수 있는 기압은 10기압인 바 수심 100m 이상은 과학 부재의 진공 상태라고 부를 수 있다.
즉 바다 밑 깊은 곳은 과학 연구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 과학 도전의 목적이 되는 미지의 세계라는 것이다.
바다의 평균 수심은 3,790m인 바 육지의 평균 고도 840m보다 2,950m가 더 깊은 것이다. 괌 서남방 마리아나 해구에 존재하는 딥첼린저(Deep Challenger)라는 바다 가운데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11,035m나 된다. 육지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가 해발 8,848m이므로 딥첼린저는 에베레스트 산보다 2,187m나 더 깊은 것이다.
우리가 과학 문명의 최첨단 무기라고 부르는 잠수함은 세계 40여 개국에서 600여 척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장보고 함(T-209급)이 최대 잠항할 수 있는 수심은 300m인 바 바다 평균 수심의 1/10 정도 밖에 잠항할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은 러시아의 타이푼(Typhoon)이라고 불리는 잠수함인데 그 함정의 퇴대 잠항 심도는 평균 수심의 1/5인 600m이다. 600m 이상 잠항은 수압 때문에 잠수함이 파괴되고 만다. 이렇듯 인간이 만든 어떤 무기도 바다의 무궁무진한 괴력과 신비 앞에서는 안낱 보잘 것 없는 종이 조각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해양에 존재하고 있는 해류, 조류, 파도, 기압 등 무한대의 돈이 들지 않는 원료를 이용하는 해양과학에 대한 도전은 미래 산업의 총아(寵兒)라 할 수 있다.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 등 미래에 대한 저명한 서적을 출판한 엘빈 토플러는 미래 공학을 예견하면서 21세기는 우주 공학, 생명 공학, 정보통신 공학 그리고 해양 공학의 연구 개발 정도가 선진국을 가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해양 혁명(Marine Revolution)을 위한 해양 공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 개발 투자에 진력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 (konas)
강덕동(예비역 해군 중장)
- 2026.10.5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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