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자유주의연대가 주최한 ´국가인권위원회,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표하고 있다

 '인권'을 앞세워 헌법적 가치와 헌재 결정에 위배되는 의견을 내놓으면서도 명백한 헌법질서 파괴행위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헌법 위에 군림하는 국가인권위의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초법적인 독립기구보다 대통령 자문기구로 바꾸고 위원의 구성방식 또한 여야 각 정당이 의석점유비율대로 각계각층의 인사를 추천해 구성하면서 역할 또한 모든 인권 문제를 선험적으로 독점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인권단체들과의 대화 속에서 인권개념을 공론화 시키고 실정법상의 권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 서강대 겸임교수)가 개최한 '국가인권위원회, 이대로 좋은가?' 주제의 정책토론회 발제에서 나온 의견이다.

 인권과 국가, 바람직한 관계모색을 위한 모토로 진행된 이 날 정책토론회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주민의 반인륜적 인권침해를 유기했다는 지적과 더불어 그 설립의 목적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인권위의 일탈은 인권위법의 파행의 결과물이라는 점과 함께 대체적으로 제기한 권고안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反하는 내용들이었다는 지적이 연이어졌다.

 이 날 토론은 김형성(성균관대, 한국헌법학회 회장)교수의 사회로 강경근(숭실대 법대) 교수의 '국가인권위원회의 현황과 문제점', 이재교 변호사의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NAP)의 문제점', 김혜준 자유주의연대 정책실장이 '사례로 본 국가인권위원회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어진 뒤 패널들의 토론 순으로 진행되었다.

 다음은 이 날 발표 된 주요 주제 내용을 발췌 요약한 것임.

 강경근, "국가인권위원회의 현황과 문제점"

'국가인권위원회는 어떠한 기관이어야 하는 가'의 관점이 아니라 '어떠한 기관인가'의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인권위법의 63개 조문은 '인권법'과 같은 법형식이 아닌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정하는 법 구조로 되어있다.

 인권위가 인권 실현에 관련해서 비판받고 있는 사항들은 북한인권문제, 자유적 병역거부의 입법권고, 국가보안법 전면폐지 권고 등은 인권위법이 인권개념을 본위로 제정된 법이 아니라 인권위 설립을 주목적으로 제정되어 구성원들의 성향으로부터 나온 피할수 없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인권위는 스스로가 기존 권력을 견제·감시할 수 있도록 입법·행정·사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인권전담이라 하더라도 각 국가기구와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틈새이지 '초월'은 아니다.

 또한 인권위법의 '인적 적용대상'이 되는 자들의 인권실현을 유기하고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는 것인바 북한주민 역시 대한민국국민이라는 헌법 제3조를 회피해 북한주민의 인권침해 유기가 그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인권위 문제는 인권위 설립이나 출범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 그 설립과 활동의 기반을 주는 국가, 즉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의 인권이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있다.

 (사견을 전제로)우리 인권위는 전 정권을 단죄하고자 하는 목적이 강한 경우 국가기관의 형태를 취할 수 있으므로, 국가기관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재단법인의 형태를 가지는 것이 국가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작은 정부에도 바람직할 것임을 감안, 인권위법의 전반적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재교,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의 문제점"

 NAP는 권고사항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준강제력이 있는 권고안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보호장치 언급이나 탈북자에 대한 인권보호제안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반면, 가장 큰 문제점은 북한은 헌법적으로 우리의 영토이고 북 주민 또한 정부가 강조하는 것처럼 우리민족이다. 세계최악의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인권실상에 눈을 감는 것은 가장 큰 문제이다.

 또 인권위의 정치적인 편향성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방송의 정치적 편파성, 신문법에서 정부비판적인 대형신문사는 규제하고, 친정부적인 오마이뉴스 등 대형 인터넷언론에 대해서는 규제는커녕 지원하겠다는 이중잣대가 그 예다.

 NAP는 양심의 자유를 근거를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단순히 특정사상을 마음 속에 품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법이라면 NAP의 논리가 타당할 수 있지만, 핵심조항을 볼 때 그렇지 않으므로 양심의 자유를 근거로 보안법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결론은 논리의 비약일 뿐이다. 국가전복기도와 양심의 자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국가보안법은 공산주의 이념으로 대한민국의 전복을 기도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므로 적어도 양심의 자유는 국가보안법의 폐지 근거가 될 수 없다.

 한나라의 인권은 인권전담기관이 노력한다고 해서 신장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수준과 국민이 그에 맞는 정치적 자유의 요구와 민주화 등에 맞추어 신장되는 것이다.

 김혜준 "사례로 본 국가인권위원회의 문제점, 그리고 개선방향"

 국가기관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의사소통적 역할을 생명으로 하는 국가인권위의 진정한 힘은 국민의 지지와 신뢰가 제대로 기능해야 가능한 기관이다.

 그러나 국민의 보편적 시각은 인권의식과 괴리된 활동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즉 현실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인 주장을 전면에 내세워 불신을 받게 되고, 결국 인권향상에 기여하기보다 인권개선에 역효과를 자초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인권을 내세워 국가보안법 폐지권고, 병역거부권 인정 등 헌법적 가치와 헌재 결정에 위배되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명백한 헌법질서 파괴행위에 대해서는 침묵함으로서 헌법위에 군림하는 것은 헌법질서를 무시하는 형이며, 북한인권에 대한 침묵이나 국군포로 및 납북자인권에 대한 침묵은 북한 눈치보기형에 알맞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자문기구로의 전환과 현행 대통령 4인 국회4, 대법원3인의 추천방식을 정당 의석 수별로 바뀌어야 한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패널들과 참석 시민들의 공방도 뜨거웠다.
시민패널로 나선 이경근 외대부속외고 교사는 “대한민국 교사들은 마치 ‘국가공인인권침해사’ 자격증을 가진 것 같은 자괴감에 젖어 있다”며, “인권위를 ‘개인권 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공동체권 위원회’를 별도로 만들라”면서, 교육현장에서 체험하고 있는 인권위의 역기능을 고발했다.

 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사무총장은 NAP문제와 관련, ‘인권위와 헌재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 인권위의 주장에 대해 “법률상 국가기관에 불과한 인권위가 국민들에게 납득할만한 사유를 제시함이 없이, 자신의 인권에 대한 판단기준은 헌법상 최고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의 판단기준과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초헌법적이거나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는 국가기구로 국가인권위원회를 둔 적이 없고, 이러한 권한을 부여한 적도 없다”고 인권위의 ‘월권적 발언’을 강력 비난했다.(kon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