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심원사가 복원한 천불전 @ 수안사 제공

 제56주년 6·25 전쟁 기념일을 앞두고 전쟁으로 숨졌던 영가들을 위한 위령대재가 유사이래 최대규모로 봉안되고, 이와함께 6·25 때 소실된 1천300년 전 신라 고찰(古刹)이 복원된다.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인 강원도 철의 삼각지에 위치한 옛 이름이 심원사(深源寺)인 불교조계종 제3교구본사 신흥사 말사 원심원사(주지 세민 스님)는 옛 심원사지인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내산리 터에 본격적인 복원불사를 앞두고 6·25전몰장병과 호국영령을 위한 위령대재를 13일 오전 10시부터 민관군 합동으로 봉행 한다. 

 이번 위령대재는 우리나라에서 거행된 위령제 중 가장 많은 전몰장병 약 20여만명의 위패를 봉안하는 국내 최대의 행사다.

 위령대재를 준비하고 있는 원심원사측은 "본격적인 복원불사에 앞서 그동안 원심원사를 거쳐가신 선현들과 6·25한국전쟁을 비롯한 유사이래 수많은 병란을 통해 산화한 호국영령 및 유주무주 고혼 영가들을 천도하여 순국선열들의 호국정신을 계승하고 국태민안과 남북통일을 발원하고 지장성지인 보개산 원심원사의 불사회향을 발원코자 법회를 봉행 한다"고 밝혔다.

 원심원사가 자리잡은 경기도 연천 보개산(지장산)은 고려시대 거란족의 침입, 조선시대 임진왜란, 6.25전쟁 등 수많은 병란(兵亂)이 휩쓸고 지나간 곳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역사적으로 가장 치열한 격전지의 하나로 불리는 이 지역에서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되살리는 행사여서 더욱 뜻깊다. 

 이 날 행사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신흥사 주지 오현 스님, 중앙승가대학 학인, 5사단장을 비롯한 사단장병과 탤런트 김용림씨 등 사부대중 5천여 명이 참석해 극락보전현판제막과 헌화 및 분향, 봉행사와 추모사, 영가법어 등 순으로 진행된다.

 군 법사로 13년여 동안 장병 법회를 이끌다 현재 서울 수안사 법사로 봉직중인 유명선 법사는 코나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전몰장병을 대상으로 한 위령제는 통합위패를 제작해 봉안하는 것이 통례이나 이번 위령대재는 각자 개별적인 위패를 작성해 별도의 영각을 지어 봉안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위해 각 군별로 전사자의 명단과 군번 등을 입수해 작성해 왔다"고 진행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원심원사가 위치한 지역 내 5사단도 원심원사를 위해 우회도로 공사를 지원하고 불사 이후에는 장병들의 법회 참여 등 정신적 도량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원사는 신라 진덕여왕 원년(서기 647년) 창건돼 조선시대 서산대사의 법맥을 이은 선승들과 학승들이 정진하였으며, 독립운동가 백용성 스님, 전 조계종 종정 서암, 월하 스님, 전 태고종 종정 안덕암 스님 등 수많은 선지식을 배출한 호국불교의 요람이다.

 20세기 초까지 250여 칸의 건물과 1,602위의 불상을 갖춘 대가람이자 중부지방의 중요한 불교성지였던 심원사는 1907년 정미의병 당시 내산리 법화골 전투로 인해 전소되어 천불전과 봉향각 등이 조성되었으나 6.25전쟁을 거치면서 전소돼 절터만 남아 있다가 2004년 천불전(극락보전)을 세우면서 본격적인 복원불사가 시작됐다.

 불사가 시작되면서 1955년 강원도 철원에 창건된, 심원사의 포교당격인 신(新) 심원사와 구별하기 위해 사찰 명칭은 원심원사(元深源寺)로 개칭됐다.

 지난해 7월 주지로 부임한 세민(世敏ㆍ63) 스님은 "심원사가 자리잡은 보개산에는 지장봉이 있어 그곳이 지장보살의 성지임을 알 수 있다. 죽기 전에 불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원력을 가지고 있다" 고 말했다. (Konas)

 이현오 기자

▲ 250칸 대 가람을 자랑했던 심원사 터 @ 수안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