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자유아시아방송(Radio Free Asia)은 국내 주둔하고 있는 주한 美공군 전력이 2008년 이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美의회조사국(CRS)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美정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보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주한 美공군은 한국 내 청주, 김해, 군산, 광주, 오산, 사천 등 10개 비행장을 사용하고 있다. 훈련장은 경기도 매향리 쿠니 사격장, 전북 군산 직도 훈련장, 강원도 태백산 부근 필승 사격장이 있다. 그러나 작년 8월 매향리 사격장 폐쇄와 더불어 국내 각종 단체들이 美공군의 사격훈련을 반대하면서 한국 밖에서 사격 훈련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한 美공군은 예전에도 한국 이외의 지역에서 훈련한 적이 있지만 사격장 폐쇄 이후에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 주한 美공군은 제7공군이 주축이다. 제7공군은 51전투비행단과 8전투비행단, 그외 여러 지원부대로 구성돼 있으며 병력은 약 1만 명이다. 좌측은 51전투비행단 25전투비행대가 보유한 기종과 같은 A-10 대지공격기, 우측은 8전투비행단과 51전투비행단 25전투비행대가 보유한 기종과 유사한 F-16C이다. ⓒkonas.net

 경기도 매향리 쿠니 사격장은 1951년부터 50년 넘게 미군 사격장으로 쓰였다. 그러나 주민들이 재산 피해와 환경악화, 인명피해의 위험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하고, 2004년에는 주민들이 입은 소음피해를 국가가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결국 작년 8월 매향리 사격장은 완전히 폐쇄됐다. 그러나 이 곳을 대체하는 美공군 사격장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에 럼스펠드 미국방장관은 작년 10월 열렸던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주한 美공군의 훈련 여건이 보장되지 않으면 공군전력을 한반도 밖으로 옮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B. B 벨 주한미군 사령관도 지난 달 열린 국회 강연에서 새 사격장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선택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3일부터 열렸던 제9차 韓美안보정책구상(SPI)에서도 미군 측은 美공군의 사격장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우리 정부는 사격장 부지 허가 등의 문제는 지자체에서 해결할 문제라며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

 美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Larry Niksch) 박사는 이런 상황에 대해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사격장 문제는 美공군의 한국 주둔문제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미군이 한반도에 배치할 공군력 규모에 대해 재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한반도 유사시 미군은 한국 내 주둔하는 7공군 외에 5공군, 13공군을 증파하게 된다. 이렇게 증파되는 전술기 등을 합하면 한미 연합군의 전술기는 1300여 대에 달하게 된다. 사진은 RSOI 훈련에 참가한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라함 링컨 호에서 출격하는 F-18 전투기. ⓒkonas.net

 닉시 박사는 그러나 사격장 문제는 한미 양국이 협상을 통해 풀어 나갈 여지가 있다고 보고 더 중요한 문제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라고 지적했다. 닉시 박사는 한국의 현 정부가 ‘주한미군이 한반도 이외의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일어나는 분쟁에 투입되는 것’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한 美공군을 한반도에서 완전히 철수시켜야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한국 정부와의 분란 소지를 사전에 없앨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닉시 박사는 韓美 양국이 2008년 9월까지 주한미군 1만2500명을 추가로 감축하기로 이미 합의했고 여기에 주한 美공군력이 포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주한 美공군이 감축되거나 철수하더라도 오키나와, 괌 등에 배치된 전투비행단이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순환 배치될 것이므로 대북 억지력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konas)

 전경웅 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