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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일정책, 어떻게 가야 하나?

北 개방화와 韓美-中 협력방안
Written by. 손광주   입력 : 2009-09-06 오후 9: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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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 내용은 손광주(데일리NK) 편집국장이, 지난 4일 송영선(친박연대) 의원의 주최로 열렸던 ‘한반도 통일정책, 새로운 패러다임은?’제하 포럼에서 발제했던 내용 전문이다.

1. 문제 제기
 한국정부의 공시적인 통일방안이 등장한 것은 20년 전이다. 1987년 9월 11일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여야의 합의로 처음으로 국회에 보고되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특히 최근 10여 년 간 우리는 통일정책을 수행해왔다기다기보다는 ‘남북간 평화공존’에 중점이 두어져온 편이다. 정부는 통일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고, 이에 따라 현실성 있는 통일전략도 부재하였다. 햇볕정책은 ‘김정일 정권을 도와주면 개혁개방으로 나올 것’이라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판단에서 시작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남북간 평화공존이 곧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이상한 등식을 만들어냈으며, 이와 같은 착시 현상은 지금도 우리 사회 내부에서 계속되고 있다.

 1953년 정전(停戰) 이후 한반도는 평화상태와 갈등상태를 되풀이 해왔고, 이 같은 패턴은 통일이 완결되지 않는 조건에서는 반복될 것이다. 다시 말해, ‘한반도 평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의 완성’은 ‘통일’을 의미한다. 따라서 분단 하에서의 ‘평화공존론’은 허구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며, 특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쳊와 북하느이 전체주의 수령독재체제는, 이념과 체제의 속성(屬性)에서 볼 때 양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긴장과 갈등을 상시적으로 내포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전체주의 수령독재 체제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남북간 평화공존이란 항상 불안정성을 노정할 수밖에 없고, 또 진정한 평화공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해 8월 김정일의 건강이상설이 등장한 이후 학계, 언론에서 ‘김정일 이후와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현 북한체제의 특성에 비춰볼 때 근거가 있는 판단이다. 북한의 전체주의 수령독재 체제는 김정일엑 모든 권위와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 김정일’의 통치불능 유고(有故) 또는 사망은 ‘체제의 유고’로 이어지는 강력한 잠재성을 갖는다. 아울러 현재 북한은 2012년으로 예상되는 3대 세습정권을 위한 사전 정치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김정일의 유고는 세습체제 이행에 결정적인 불안요인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또 설사 3대 세습체제로 이어진다해도 1974년 김일성-김정일 2대 세습체제에 비춰 볼 때 체제 내구력이 현저히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시 말해 3대 세습이 연착륙하려면 △대략 10년간의 김정일의 건강유지 △후계문제를 둘러싼 권력 내부 갈등 배제 △대내외 안정적 환경 유지가 주요 관건인데, 현 북한체제의 내외적 환경과 조건을 감안하면 3대 세습 정권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즉 김일성 이후 김정일 체제로 이어진 체제로 연착륙하기보다 과도체제가 되거나 3대 세습에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74년 김일성-김정일의 2대 세습 시기는 북한의 내외적 환경이 상대적으로 매우 안정적이었다. 즉 김정일의 경우, △강력한 권력욕망과 권력쟁취 노력 △김일성의 유일체제 확립 및 아버지 후광 △혁명 1세데 지지 △김성애, 김평일 등 곁가지의 성공적 숙청 △국제 공산권의 협력과 안정적 국제환경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안정적 국내환경 △충분한 후계자 수업 기간 및 리더십 획득이 있었다.

 반면, 현재 3대 세습 후계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김정운의 경우, △권력욕과 능력 미확인 △어린 나이(1983년생, 26세) △어릴 때부터 외국에서 공부, 김정일 측근 및 권력 엘리트들과의 스킨십 부족 △주민들의 김정일 시대 실패 인식(김일성 사망 후 300만 명 餓死) △국내외 환경 매우 불리(세계화, 정보화, 핵문제, 인권문제, 탈북자, 납치자 등) △한국, 중국의 대국 영향력 多大 △체제 내구력 저하 △경제 자체 회복 가능성 부재 △북한내 주민들의 자구적 시장 확대 △후계자 연수 기간 부족 △내부 권력투쟁 가능성 상존 등의 요인 때문에 1974년 2대 세습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리한 편이다.

 이 때문에 3대 세습 과정에서 △김정일-후계자(김정운)간 갈등 △김정운의 후계 실습과정에서의 실수 △김정남의 도전 잠재 △김정운과 후견인(장성택 등) 간의 갈등과 반목 △김정운과 黨, 軍 간부들 간의 갈등 등의 불안 요인들이 상당수 내재돼 있다.

 또, 후계구도가 모호하고 통치권 불안이 적어도 1년 이상 장기간 지속될 경우 △무력 △조직체계 △자체 경제력을 갖고 있는 북한 군대 내부의 야심가들의 할거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핵무기의 확보의 불안정성 및 한반도·동북아 평화 유지에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으며, 또 북한주민들의 생존 불안정성이 크게 고조될 수 있다. 다시 말해 ‘급변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2012년은 △김일성 출생 100주년으로 북한은 이른바 ‘강성대국 출범’의 해, 즉 3대 후계 체제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은 후진타오에서 시진핑의 ‘제 5세대 지도부’로 통치권이 이양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과 미국은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에 동북아 전체에서 큰 변화가 있는 해이다. 즉 동북아 각국에 통치권 이양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지역 안정성이 떨어지는 요인이 발생하는 해이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 등 북한 내부 불안요인이 증폭될 가능성에 우리는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의 비준을 받은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비롯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단계 통일방안 및 각종 통일정책, 통일전략 등에 관해 많은 전문가들의 연구가 축적되어 왔다. 따라서 이 글에서 ‘새로운 통일정책’을 시도할 생각은 전혀 없다. 지금까지 축적된 연구 결과만으로도 통일방안 등은 충분하며, 또 설사 충분하지 않다 하더라도 여러 통일방안 등을 현실에서 변용(variation)하면 좀더 합리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추지(推知)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 흔히 하는 말로 ‘쿨(cool)’한 생각을 갖고 있다. 첫째, 만약 향후 급변사태로 인해 북한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국가체제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진다면, 다시 말해 무정부 상태가 발생하여 2300만 주민들의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지거나, 통치질서 회복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을 경우, 한국은 유엔과 미국, 중국 등 주변국의 지지와 협조를 받아 지체 없이 통일의 과정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 경우의 ‘통일’은 ‘남북간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통합’의 개념이 아니라 ‘2300만 북한 동포 구출 및 포용’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급변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시 말해 현재의 남북한 상황을 포함한 ‘평시 상황’에서는 북한의 전체주의 수령독재 체제를 대외개방체제로 이행시켜서 북한사회의 전반적인 재건-교육화·산업화·민주화-과정을 거친 후, 남북한 주민들의 동의 하에 통일(통합)에 들어가는 것이다.

 문제는 1978년 이후 30년 동안 중국의 개혁개방이 충분히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왔는데도 불구하고 김정일 정권이 개혁개방에 꿈쩍도 하지 않아온 것처럼, ‘평시 상황’에서도 김정일 정권이 개방체제로 들어갈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은 개방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김정일은 개방을 반대한다. 다시 말해, 전체주의 수령독재 체제를 끝까지 고수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여기에서 필자는 한국의 주도 하에 미국, 중국의 도움을 받아 먼저 북한을 개방화 시키는 과정을 거쳐서, 다시 말해 북한에 개방정부를 수립하는 과정을 거쳐서, 위 두 번째의 통일 과정에 들어가자는 견해를 피력해왔다. 하지만 북한을 개방시키자면 한국 단독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북한을 개방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힘은 중국-미국-한국의 순으로 보여지며, 특히 중국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북한 개방에 가장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 다시 말해 ‘북한 개방화와 한반도 통일문제를 둘러싸고 對중국 외교관계를 어떻게 전개해야 할 것인가’가 현실적인 과제인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지금부터 한국은 1)북한의 미래,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로드맵을 완성하고 2)이 로드맵을 미국과 먼저 합의한 뒤 3)‘한미 합동’으로 중국과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본다. 즉 한국이 능동적으로 주도하면서 주변국의 지지, 협조를 구하는 전략적이고, 계획적인 통일을 목표로 한 플랜이 마련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바탕하여, 이 짧은 소고는 북한 개방화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중국의 관점에서 보는 북한문제’에 대해 간략한 브리핑을 한 뒤, 향후 우리의 과제를 제시해보는 것이 목적이다.

2. 중국이 보는 북한문제

 현재 북한문제를 보는 국제사회의 시각은 주로 ‘북한 핵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미국, 일본이 생각하는 북한 이슈는 핵과 미사일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북한 문제’라고 할 때 1)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2)개혁개방 3)북한인권 4)한반도평화체제 및 평화통일 등 크게 4가지 문제로 되어 있다. 핵과 미사일은 ‘여러 북한 문제들 중 하나’이다.

이상의 4가지 문제는 상호 의존하고 상호 제약하는 관계에 놓여있다. 예를 들면 핵과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북한 개혁개방 및 한반도평화체제 문제가 풀려나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며, 개혁개방이 되면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 먼저 북한의 개혁개방이 진행될 경우 핵, 미사일 문제도 6자회담에서 대화와 협상으로 풀려나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이와 반대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집착할수록 개혁개방도 늦어지며, 나아가 한반도평화체제 및 평화통일도 늦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위 4가지 문제들은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전ㅊ적으로 ‘북한문제’를 형성하고 있음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시실은 이상의 4가지 ‘북한 문제들’이 모두 중국의 이해관계와는 매우 큰 폭으로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도 중국의 역할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의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 문제는 중국의 대외전략과 직접 부딪치게 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현재 중국 지도부가 김정일 정권에 대해 갖고 있는 이해관계에는 크게 2가지 이슈가 있다.

첫째, 중국 지도부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중국식 개혁개방으로 나오기를 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의 제 2차 핵실험으로 인해 중국 인민들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북한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손해를 보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김정일 정권이 개방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동북지방의 발전이 뒤떨어지고 있다고 본다. 중국 동북지방에 있는 항구는 다롄 하나밖에 없다. 중국 동북지방에는 헤이룽장성의 따칭 유전을 비롯하여 풍부한 지하자원이 있으며, 곡물 생산도 많다. 중국정부가 동북지방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수매하여 육로를 통해 샹하이 등으로 수송하려면 물류비용이 높다. 북한의 나진항은 규모가 작아서 한계가 있다. 중국 지도부는 북한이 개방하여 두만강 유역을 개발해서 본격적으로 동해로 진출하여 동북 3성의 발전을 꾀하고 나아가 러시아, 일본과 경쟁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김정일은 개방을 거부하며 두만강 유역 개발을 가로막고 있다. 김정일을 중국의 동북지방이 발전하여 개혁개방의 여파가 북한으로 넘어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로 인한 동북 3성 지방의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

둘째, 중국 지도부는 재중 탈북자 문제로 유엔과 미국, 한국, 일본, 유럽 등의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중국 내부의 인권문제도 있기 때문에 재중 탈북자 문제로 인해 중국 내부의 인권문제가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중국 지도부는 유엔, 미국, 유럽에서 중국 인권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상 2가지 이슈가 현 중국 지도부가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현실적인 이해관계의 내용이다. 중국 입장에서 볼 때 김정일 정권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김정일 정권과의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고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중국은 美-日-韓의 자유민주주의 제도를 수용하기 어렵다.

중국 공산당이 개혁개방을 시작하여 시장경제를 수용한 지 30년이 되었지만, 사회주의와 완전히 결별한 것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은 소련식 사회주의 실패의 원인을 경제건설 방식에서의 오류에서 찾았으며,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있을 뿐, 최종 목적은 ‘중국적 사회주의’의 건설이다. 따라서 중국 공산당은 미국, 일본, 한국식의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 수용하기 어렵다.

현재 중국의 학계 등 일부에서 ‘중국적 사회민주주의’ 또는 ‘중국적 민주사회주의’ 형태를 모색하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공식적인 중국 공산당의 지도사상은 마르크스주의이며, 공산당 규약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궁극적인 목적은 중국적 사회주의 체제 건설이며, 여기에서 세계적 범위에서 최종적인 경쟁 대상은 미국이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으로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 입장에서 한반도 북쪽 지역은 자유민주주의의 유입을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가 된다. 이 때문에 중국은 김정일 정권 때문에 외교적,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지만 북한과 동맹관계를 끊기 어렵다.

2) 북한은 ‘反美 전선’에서 미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중국이 처한 對美 전략적 방어 라인에서 취약지역은 티벳, 신장 등 대륙의 서쪽 지역이다. 그런 점에서 대륙의 동쪽인 북한 지역까지 취약해지면 곤란하다. 중국 입장에서 북한은 이란 등 이슬람 국가와 남미의 일부 국가와 더불어 ‘반미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중요한 일원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군사적으로 견제해주는 것이 유리한 면이 있다.

3) 중국은 북한에게 핵 폐기 요구를 하기 어렵다.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핵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중국이 직접 김정일 정권에게 “핵을 포기하라”고 요구하기 어렵다. 미국, 한국에서는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핵개발을 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북한은 오히려 핵개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모르도록 비밀에 부치고 자력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 때문에 김정일은 중국이 북한에게 “핵을 포기하라”는 요구를 할 권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추구하면서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반대하지만, 김정일 정권을 직접 반대하자 못하고 있다. 북한 핵문제도 중국 외교부는 김정일 정권을 압박하는 방법이 아니라 외교적 방법으로 풀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미·일·러가 찬성한 6자회담내 6자협의에 대해서도 중국은 “6자회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4)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갖는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객관적인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중국이 북한과 한시적으로 동맹관계를 끊어버리고 에너지, 식량 등 각종 지원과 교역 등을 중단하면 김정일 정권이 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북한과 관계를 끊으면 북한 내부에 혼란이 조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북한 주민 대다수는 먹고살기 위해 개혁개방을 원하고 있다. 중국과의 동맹관계가 끊어지면 먼저 북한의 당·군·정 간부계층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3. 중국의 2가지 ‘북한 딜레마’

향후 예상되는 북한지역에 대한 불안정성 문제에서 중국이 우려하는 사항은 크게 2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북한의 체제붕괴로 북한 난민들이 대량 유입되어 중국 동북지방의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게 되는 상황.

둘째, 북한이 붕괴되면서 한미연합군의 작전계획(5029, 5027) 등에 의해 미군이 평양과 압록강, 두만강까지 진출하여 對美 전략적 완충지대를 상실하게 되는 상황.

위 2가지는 현 중국 지도부가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핵심 딜레마이다.

1) 북한의 체제 붕괴와 난민 유입

현재 중국 지도부의 중단기적 목표는 사회적 분배에서의 격차를 줄이고 ‘조화사회’를 구축하면서, 장기적으로 ‘중국적 사회주의’의 가치를 추구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혀재 중국 공산당의 절실한 문제도 ‘사회 안정’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북한이 붕괴되어 동북지방에 대규모 난민이 유입되어 본의 아니게 중국이 북한 주민들을 억지로 떠안아 먹여 살리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중국은 비공식적으로 북한 급변에 따른 유입 난민을 최대 40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의 정치 군사적 혼란으로 인해 중국 동북부 지역이 안정적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으며, 북핵문제가 동북아 안보 질서를 결정적으로 해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정권과의 관계청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북한을 흡수합병하려 한다”는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입장을 모르는 무지의 소치이다. 현재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티벳, 신장 위구르 등 소수민족 문제가 매우 심각한데, 2300만 북한주민들까지 떠안아 먹여 살려야 할 이유가 없고, 또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러·일 등과의 국제관계에서 중국이 북한을 ‘점령’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2) 미군의 북한지역 진주 : 對美 전략적 완충지대 상실

‘한국중심 통일’에 대해 중국측이 가장 우려하는 사항이 북한이 붕괴되어 한미연합군이 압록강·두만강까지 올라오는 상황이다. 중국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시나리오는 압록강 건너에 선양과 샹하이, 베이징을 겨냥한 미군의 MD 미사일 기지가 구축되는 상황이다. 만약 이와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전개된다면 중국은 국익의 근본 문제로 받아들이고 러시아와 연합하여 강력히 반대할 것이며, 나아가 군사적 충돌까지도 예상해볼 수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반도는 미-중간, 그리고 중국과 자유민주주의 서방세계와 맞부딪치는 전략적 요충지다. 또 중국 동북지방은 크게 보아 러시아-한반도-일본-미국 영향권으로 연결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특히 안정성이 중요하다. 중국은 이와 같은 지리정치적 조건에서 대미 전략적 완충지대로서 북한지역이 사라지는 상황을 용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중국은 ‘한국중심의 통일’보다는 한반도의 현상태 유지가 더 중요하며, 또 대미 전략의 충격완화지대로서 북한 지역이 유지되는 것이 더 유효하다는 판단이 있다.

4. 중국의 ‘북한 딜레마’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한국과 미국은 중국과의 고위급 전략대화 등을 통해 중국 지도부가 갖고 있는 위 2가지 ‘북한 딜레마’에 대해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

첫째, 북한이 붕괴되어도 2300만 북한 주민들은 유엔과 주변국의 지원을 받아 한국 주도로 먹여 살린다. 둘째, 북한에 개혁개방 정부가 들어서는 조건에서 한미연합군이 북한 지역에 진주하지 않는다.

핵무기를 비롯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면 과제는 현재의 김정일 수령독재체제를 교체하여 중국식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것이다. 즉, 과거 중국의 마오쩌둥 체제에서 덩샤오핑이 수령 독재체제를 폐지한 것처럼 현 북한의 수령주의 독재체제를 폐지하고, 개방정부를 세워서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우선 이상의 수준에서 전면적인 개혁을 할 수 있다면 핵문제를 비롯하여 북한문제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북한 핵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는 방법은 없다. 핵문제가 김정일 정권 자체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려면 현 북한정권을 개방정부로 바꾸는 것을 선행해야 한다. 북한에 개방정부가 들어서면 북핵문제, 식량난 해소, 인권문제,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에 결정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 현 상태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북한에 개혁개방 정부를 수립하여, 핵무기를 폐기하고 경찰력 포함 북한의 무장력을 국경수비 및 치얀 유지를 할 수 있는 수준(10만 명 정도)으로 대폭 낮추며, 10~15년 정도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남북의 정치·경제·사회적 통합으로 가는 과정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같은 조건이 되면 1991년에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 내용이 현실적으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국가의 근본 이익과 관련된 문제는 결코 양보하지 않으며, 국익에 부합할 때는 전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과감히 국익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중국과 외교전을 벌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북한과 동맹관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의 수교가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덩샤오핑은 김일성의 극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과의 수교를 진행했다. 또 텐안문 사태, 티벳 사태, 신장 위구르 사태 등은 중국의 근본이익에 위배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비판에도 불구하고 매우 강경한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 지도부의 핵심적인 이해관계는 경제 성장을 계속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안정과 조화를, 대외적으로는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일본을 비롯한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들과의 협조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중국은 북한문제로 인해 미국,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중국은 미국과 대립하지 않는 조건에서 김정일이 ‘적절한 수준’에서 한·미·일과 대립하여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원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으로 중국이 바라는 ‘적절한 수준’을 이미 넘어섰으며, 이같은 현상이 중국의 근본이익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이 향후 안전하게 경제성장을 계속하는 것이 중국의 근본 이익에 부합되며, 북한문제가 더 악화되어 중국의 국익에 반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기 전에,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가진 객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여 현 북한체제를 개방체제로 평화적으로 교체하는 문제를 놓고 韓美中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 또 미국은 중국에 대하여 더 이상 김정일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설득하는 한편, 북한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미국은 중국에게 개방체제의 북한 정권이 반드시 친미적이 아니어도 상관없으며, 친중·친미적 관계를 갖는 정권이라면 찬성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또 한국은 美中이 북한 지역의 핵무기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평화체제 구축 및 남북이 민족통일을 진행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천명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對中 외교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개방정부를 세우는 문제를 6자회담내 5자협의 및 한반도평화포럼 등의 형식을 통해 가능할 수 있으며, 미국이 한반도 통일분제를 독점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중국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 한국은 중국에게 북한지역에 개방정부가 들어서는 것이 남북간 상생공영에 부합하고, 비핵개방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며, 나아가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에 개방정부를 세우는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한 다음, 먼저 미국과 합의하고, 이후 韓美 합동으로 중국에게 고위급 전략대화를 갖는 수순으로 가야할 것이다. 한·미·중 고위급 전략대화는 중국이 김정일 정권과의 동맹관계를 한시적으로 끊고 한·미·중의 협력으로 북한에 개방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5. 북한 개방화와 韓中 협력 과제

1)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한중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2008년 일시 대두된 문제로써, 장기적인 한중관계 심층 발전 및 적극적인 북한 개방화를 추구하는 방안이다. 한국인 한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이를 한중 자유무역협정과 연결함으로써,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일·중의 거대 자유무역지대를 형성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한국은 실질적으로 동북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다가오는 통일시대를 능동적으로 준비하는 힘을 축적할 수 있다.

2) 北 비핵개방을 위한 ‘한·미·일·중·러 5자협의’

중국은 6자회담을 중시한다. 중국은 1949년 정권 수립 후 지금까지 대형 국제회담의 주역이 된 적이 없다. 얄타, 포츠담, 모스크바 3상회담 등 20세기 현대사의 전환기적인 국제회담에 참여해 본 적이 없다. 1953년 한국전쟁 정전회담에서도 옵저버 자격으로 나왔다.

그런 점에서 2003년 시작된 6자회담은 중국 외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정권 수립 후 처음으로 대형 구제회담의 주역이 되었다. 6자회담은 초강대국 미국을 비롯하여 라이벌인 일본, 러시아를 베이징에 초청하여 의장국이 되어 개최하는 회담이다. 중국은 6자회담을 통해 외교 분야에서 중국 외교력을 보여주고, 이른바 화평굴기(和平掘起)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의한 6자회담내 5자협의에 대해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서 찬성하지 않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 외교에 압조적으로 유리한 6자회담의 모양새가 깨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의도가 있다.

3) 한국이 ‘北 개방정부 수립’ 국제협력 로드맵 작성

한국은 북한 개방정부 수립을 위한 국제협력 로드맵을 주도적으로 작성하여 한미 합의→한·미·중 합의→한·미·일·중·러 합의의 수순을 거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 ‘간사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konas)


손광주(데일리NK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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