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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발간, '북한권력 군사 지휘기구도의 문제점'

Written by. 정성장   입력 : 2009-12-31 오전 8: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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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춘추시대의 명장 손자(孫子)는 “적과 아군의 실정을 잘 비교 검토한 후 승산이 있을 때 싸운다면 백 번을 싸워도 결코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고 지적했다. 북한을 ‘적’으로 보든 협상 상대로 보든 남북 대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추진하기 위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북한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통일부 발간 북한권력기구도와 국방부 발간 국방백서의 북한군사지휘기구도를 검토해보면 과연 한국정부가 북한 권력체계·군사지휘체계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먼저, 통일부 발간 『2009 북한권력기구도』 중 ‘권력체계’ 그림(<그림 1> 참조)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발견된다.

  첫째, ‘조선노동당’이 당의 핵심지도기관인 ‘당중앙위원회’와 분리되어 있고, 당중앙위원회는 북한에서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는 ‘최고인민회의’와 같은 위치에 그려져 있다. 그런데 북한에서 조선로동당은 ‘혁명의 참모부’로, 당중앙위원회는 ‘혁명의 최고참모부’로 간주되고 있다. ‘혁명의 최고참모부’와 분리된 ‘혁명의 참모부’는 존재의의가 없기 때문에 ‘조선노동당’과 ‘당중앙위원회’는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5대 권력기관의 서열은 당중앙위원회, 당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의 순서이다. 이처럼 북한에서 당중앙위원회가 가장 중요한 권력기관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통일부 발간 자료에서는 당중앙위원회가 국방위원회보다 낮은 위치에 그려져 있을뿐더러, 5대 권력기관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최고인민회의와 같은 위치에 부적절하게 그려져 있다.

  둘째, 북한에서 5대 권력기관 중 두 번째로 중요한 권력기관인 ‘당중앙군사위원회’가 ‘권력체계’ 그림에서 아예 빠져 있다. 북한에서 군대는 ‘국가의 군대’가 아니라 ‘당의 군대’이기 때문에 당중앙위원회(조직지도부·선전부·군사부 등)가 군대의 정치·군사사업을 일상적으로 지도·통제하고, 당중앙군사위원회가 군대를 지휘하며 군사작전과 관련된 명령을 내리고 있다. 그리고 ‘국가기구’인 국방위원회는 군사 분야에서 반항공(민방위) 훈련, 제대군인 사회배치 문제 등에 관한 지시와 결정을 내리고 있을 뿐 군대의 지휘에는 전혀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실상은 북한에서 발간되는 공개 및 대외비 문건과 탈북자 증언들을 통해 확인되지만, 통일부 발간 북한권력기구도에서는 국방위원회만을 ‘최고군사지도기관’으로 묘사함으로써 마치 당중앙군사위원회보다 국방위원회가 군사 분야에서 더 중요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처럼 부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셋째, 군사 분야의 3대 상설조직인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인민무력부 중 인민무력부만이 그려져 있고, 앞의 두 조직은 실종되어 있다. 기존의 북한권력기구도에 인민무력부만이 그려져 있는 것은 통일부에서 인민무력부를 군 총정치국과 총참모부보다 상위의 기관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 같은 입장은 통일부 발간 『2009 북한 기관․단체별 인명집』의 인민군 조직도(215쪽)에서 확인된다. 그런데 인민무력부에 대한 이 같은 과대평가는 3대 상설조직이 수평적 관계에 놓여 있다고 묘사하고 있는 국방부 발간 『국방백서』의 ‘북한의 군사지휘기구도’와 배치된다. 정부 발간 문서들에서 북한의 군사지휘체계에 대해 중요한 입장 불일치가 발견되는 것이다.

  북한군 총정치국과 총참모부, 인민무력부 등 군사 분야의 3대 상설조직들은 형식적으로 수평적 역할분담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는 군 총정치국의 총참모부와 인민무력부에 대한 우위가 보장되고 있다.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군의 당조직과 정치사상 사업 전반을 관장하고, 군 총참모부는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군령권을 행사하며, 인민무력부는 군 관련 대외업무와 군수, 재정 등 군정권을 주로 행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통일부 발간 자료에서 인민무력부가 군 총정치국과 총참모부보다 상위기관인 것처럼 부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는 부분은 2010년도 자료 발간시 수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림 1> 통일부 발간 「2009 북한권력기구도」 중 ‘권력체계’



  『2009 북한권력기구도』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보완하여 필자가 새로 작성한 북한권력기구도가 <그림 2>이다. 수정한 부분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북한권력기구도에서는 중앙당(당중앙위원회)과 지방당(도·시·군 당위원회) 그리고 양자를 포괄하는 조선노동당이 모두 표현되어 있어 당조직 간의 관계가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것을 중앙당 조직과 지방당 조직으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그리고 ‘최고인민회의’와 같은 위치에 있던 ‘당중앙위원회’를 삭제하고, 기존의 ‘조선노동당’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중앙군사위원회’로 대체함으로써 5대 권력기관 중 가장 중요한 당중앙위원회가 국방위원회보다 낮은 위치에 놓여있던 문제점을 해결하였다.

<그림 2> 북한권력기구도 중 ‘권력체계’ (필자 작성)


  
  둘째, ‘당중앙군사위원회’를 ‘당중앙위원회’와 병렬적 위치에 놓음으로써 이 양 기관이 북한군을 정책적·정치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였다. 그리고 당중앙군사위원회를 국방위원회보다 상위에 위치시킴으로써 국방위원회 명령의 효력까지 정지시킨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실제 영향력이 그림에 정확히 표현되도록 했다.

  셋째,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직접적 지도·통제를 받고 있는 조선인민군 총정치국과 총참모부를 기존의 북한권력기구도에 추가하였으며, 이들 조직들이 국방위원회의 지도를 받는 인민무력부와 수평적 관계에 놓여있는 현실이 반영되도록 그림을 그렸다.

  넷째, 5대 권력기관 중 국가기구의 서열대로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을 조선로동당 아래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으로 배치했고, 5대 권력기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거수기 역할만을 수행하는 최고인민회의는 이들 밑에 위치시켰다. 기존의 권력기구도에서는 최고인민회의만을 ‘최고주권기관’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북한 헌법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 대해서도 “최고인민회의 휴회 중의 최고주권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1년 중 최고인민회의 휴회 기간이 거의 360일 정도 되므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더 실질적인 ‘최고주권기관’이라고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그림에서는 북한 의회가 ‘최고주권기관’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설명을 삭제하였다.

  다섯째, 기존의 북한권력기구도에서는 국방위원회에 ‘최고군사지도기관’이라는 설명을 붙였는데, 이 같은 설명도 오해의 소지가 있어 삭제하였다. 1998년 헌법에서는 국방위원회에 대해 ‘국가주권’의 최고군사지도기관이라고 규정함으로써 국방위원회가 당의 지도를 받는 ‘국가’의 최고군사지도기관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그런데 소련과 중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국가 최고군사지도기관’은 실제에 있어서 헌법 조문상의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당의 최고군사지도기관의 군사·국방 부문에 대한 지도를 보조하는 역할밖에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남한과는 다르게 북한에서는 헌법의 정치 행위자들에 대한 규정력이 매우 약하므로 국방위원회의 실제 권한에 대해 과대평가하지 않도록 ‘최고군사지도기관’이라는 설명을 삭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굳이 이 같은 설명을 넣는다면 ‘국가 최고국방지도기관’ 또는 ‘국가주권의 최고국방지도기관’(2009년 개정 헌법에서는 국방위원회에 대해 ‘국가주권의 최고국방지도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음)이라는 설명을 넣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림 3> 『2008 국방백서』의 북한군사지휘기구도



  북한권력체계와 관련하여 통일부 발간 자료에만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국방부 발간 『2008 국방백서』의 ‘북한 군사지휘기구도’(<그림 3>)를 보면, 국방위원회가 산하 조직인 인민무력부뿐만 아니라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직접적 지도를 받는 조선인민군 총정치국과 총참모부까지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부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의 군사지휘체계에서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군사위원회는 아무런 역할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빠져 있어 북한의 당규약 내용 및 군사·국방지도체계와 중대한 괴리가 발견된다. 기존의 ‘북한 군사지휘기구도’에서 발견되는 이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북한의 군사전략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무력(붉은청년근위대와 노농적위대)까지 포함하여 필자가 대안으로 작성한 그림은 다음과 같다.

<그림 4> 북한의 군사 *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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