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거시경제정책 공조 필요성과 G20
2010년도 어느덧 2개월이 지났다. 호랑이의 해 2010년을 맞아 우리나라는 국제경제 사회에서 큰 포효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이는 물론 오는 11월로 예정된 G20 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고, 우리나라가 그 의장국으로서 세계경제의 주요 문제에 대한 실질적 논의를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 2008년부터 시작되어 지난해까지 진행된 글로벌 경제위기를 세계 각국이 어렵사리 넘기고 있는 가운데 출구전략의 공조 시행, 기존 선진국들과 신흥시장 국가들 (Emerging Markets) 사이의 성장 괴리의 해결 등 국제거시경제정책을 어떻게 조화롭게 이끌어갈 것인가일 것이다. 물론 이 밖에도 10년 가까이 교착되어 있는 DDA 협상을 재개하는 문제, 점점 더 세계경제의 흐름에서 탈락되고 있는 저개발 개도국을 지원하는 문제 등이 거론될 수 있겠지만 역시 G20 논의의 초점은 거시경제정책의 공조 문제에 맞춰질 것이다.
이런 국제 거시경제정책 공조를 논의하고 있는 주요국들의 정책담당자들은 2010년에 글로벌 경제회복의 단초가 보일 것이라고 큰 기대를 걸었었다. 2009년 중반 이후에 거의 모든 선진국들의 지표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국들이 기대 이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임으로써 세계경제 전체의 경제회복을 이끄는 선순환의 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것이다.
일부 유럽 국가 재정부도 위기…구조조정 반발로 구제금융지원도 어려워
국가경제위기 재발 방지 위해 각국 경제지원에 원칙 제정해야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2010년은 세계 주요국 거시경제정책 당국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PIGS니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STUPID니 (스페인, 터키, 영국, 포르투갈, 이탈리아, 두바이) 하며 다소 비아냥이 섞인 용어를 만들어내며 일부 국가들이 이른바 ‘국가 부도’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의 글로벌 위기를 촉발한 것이 미국, 영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의 부도 사태였다면 이번에는 그 동안 이들 은행들을 구제하고 그 은행들의 부도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지던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경주해 오던 각국 정부들이 스스로 부도 위기에 빠지게 된 참으로 딱한 형국이다. 문제는 투자은행들과 글로벌 위기로 부도 위기에 빠진 기업들이라면 미국이 그러했듯이 정부가 나서서 옥석을 가려서 청산 조치를 취하거나 구제 금융을 지원하거나 결정할 수 있겠지만, 주권국 정부가 부도 위기에 처했을 때는 옥석을 가리지 못하고 무조건(?) 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구제 금융을 제공하면서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가 강요받았던 경제 전반에 걸친 강력한 구조조정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EU 주요국들이 구제 금융 제공의 대가로 그리스에 요구한 구조조정 정책에 대해 그리스 정부의 반발이 크고 나아가 그리스 정부 자체의 국내 구조조정 정책에 대해서조차 노동조합 등이 총파업으로 맞서고 있는 것을 보면, 이들 국가들을 구제하는 것은 국제정치적으로도 쉬운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 및 국민들의 이러한 반응은 EU 경제 전체 나아가 세계 경제 전체의 회복을 담보로 한 일종의 모럴 헤저드에 빠진 결과로 보여 씁쓸함을 자아낸다.
어떤 형태로든 PIGS 국가들, STUPID 국가들을 구제하는 EU 차원의 혹은 국제적 차원의 지원은 이루어지겠지만, 이러한 현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국 정부 차원의 자국경제 지원 노력에도 어떤 원칙 (Disciplines)이 만들어질 필요성이 있겠다. 잘 지켜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유로권에 가입하기 위한 조건으로 내걸었던 재정운용의 원칙 등을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적용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빠른 성장 신흥국·회복세 더딘 선진국 간 거시정책 공조 중요
신흥국, 어깨 무겁지만 자국 경제 안정적 운용 우선
향후 세계경제 회복의 속도와 방향을 좌우할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시장 국가들과 아직도 뚜렷한 경제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못하는 주요 선진국들 사이의 정책 공조 문제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 행보는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자국경제를 안정시키고자 취한 각종 긴축조치가 그동안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증시에 큰 타격을 입힌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미국이 양국 사이의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중국에 위안화를 절상해 달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고 여기에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문제 또한 세계경제의 안정적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 때문에 쉽사리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일본경제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 못하며, EU가 위에서 언급한 남부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번에는 세계경제 회복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데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시기에 이미 세계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한 신흥시장 국가들이 상당한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자국경제의 안정적 운용을 우선시하는 이들 국가들의 정책 공조를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G20 서울 정상회의, 거시경제정책 공조 이끌어낼 유일한 기회
논의과정 어렵더라도 성공적인 좌장 역할 잘 감당해야
이런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어쩌면 국제거시경제정책 공조의 모범을 이끌어내야 할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에서 보았듯이 세계경제의 중단기적인 안정적 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진국과 신흥시장 국가들 사이의 정책 공조 문제, 나아가 이러한 경제회복 과정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거시경제정책 운용의 건전성 원칙을 세우는 일 이 모든 정책 공조의 논의 과정은 어렵고도 험난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제가 어렵고 험난한 만큼 그 논의의 좌장 역할을 담당한 우리나라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http://www.korea.kr/
김도훈(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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