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이 방한 중인 천즈리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에게 북한에는 중국식 개혁·개방이 필요하며, 중국이 이를 북한에 강력히 권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 대변인실은 30일 오전 제 5차 한·중 의회정기교류체제 참석차 방한 중인 천즈리 부위원장 일행이 국회를 방문, 접견한 자리에서 박희태 의장과 천 부위원장이 이같은 의견을 개진했다고 밝혔다.

▲ 천즈리 부위원장을 접견하는 박희태 국회의장(국회 대변인실 제공)

 이날 박 의장은 천 부위원장에게 “북한이 경제난 등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중국식 개혁·개방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며, 중국이 북한에 이를 강력하게 권고해주기 바란다”며 “중국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급속도로 발전했듯이 북한도 중국식의 개혁·개방을 하면 신속히 경제가 발전할 것이고 식량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장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이 (북한과)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서 관심을 가져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천 부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한 양국 입장은 같다”면서 “중국은 북한 지도자들에게 개혁·개방의 성과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지만, 북한이 어떤 길을 갈 지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우리 말에 ‘생선을 잡아주기 보다는 낚시질을 가르쳐 주라’는 말이 있다”면서 “북한에 식량 원조라는 생선을 줄 수도 있지만, 결국은 개혁과 개방이란 낚시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당부했으며, 천 부위원장은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개혁·개방을 배웠다”면서 “본인도 2004년 한국을 방문, 과학기술과 경제의 발전상을 배웠는데 중국의 중장기 과학기술 발전의 비전을 만드는데 많은 참고가 되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박 의장은 “양국이 앞으로도 공존과 공영의 관계로 나아가면 좋겠다”며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이 주변 나라에도 혜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동북지역 홍수 등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한편, 천 부위원장 일행은 대한민국 국회와 중국 전인대 간 연례 합동회의인 ‘한·중 의회정기교류체제’ 회의 참석 차 29일 방한했으며 31일 오후 출국할 예정이다.  

 이날 접견에는 정의화 국회부의장(한·중 정기교류체제 회장)과 구상찬(한·중 정기교류체제 간사장), 우제창(한·중정기교류체제 경제통상분과위원장), 임영호(한·중 정기교류체제 환경자원분과위원장) 의원 등이 배석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왕광타오 전인대 상무위원, 장신썬 주한 중국 대사, 우샤오링 전인대 상무위원 등이 함께 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