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화공세..南에 추석 이산가족 상봉 제의
북한의 유화공세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승호 귀환에 이어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또다시 추석을 맞이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하고 나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토요일인 11일 오전 조선적십자회가 대한적십자사 측에 추석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을 갖자고 전날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조선적십자회 장재언 위원장은 유종하 한적 총재 앞으로 보낸 통지문에서 "지난시기 쌍방은 추석을 계기로 북과 남의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상봉을 진행해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주고 혈육의 정을 두터이한 좋은 전례를 가지고 있다"며 "올해에도 이날에 즈음해 흩어진 가족, 친척의 상봉을 금강산에서 진행하자"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이어 "이번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금강산 상봉을 계기로 북남 사이의 인도주의 협력사업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며 "이상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가능한한 빠른 시일 내에 북남적십자관계자들의 실무접촉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북측의 이번 조치는 남측의 수해지원에 앞서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남북관계 분위기를 호전시키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천안함 사과를 요구하는 남측의 분위기에 물타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한 대북 제재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남측에 보내는 적극적인 `유화 제스처'로 해석되지만, 무엇보다 수해지원을 위해 남측을 향해 '쌀, 시멘트, 중장비'를 달라는 요청을 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번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는 또 천안함 격침사건으로 고조된 남한 사회의 대북 적대감을 누그러뜨려 보려는 속셈도 들어있는 듯하다.
그 이유는 행정안전부가 6.25전쟁 60주년을 앞두고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성인의 경우 북한을 '경계ㆍ적대 대상'으로 본다는 응답이 60.9%에 달해 작년 같은 조사 때보다 22.0%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리적 측면에서 보면, 최근 남북 간 긍정적 흐름은 `천안함 국면' 전환과 식량난 해결,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의 체제안정 등을 위한 북측의 이해와 오는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는 남측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사과 등 성의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천안함 5.24조치로 묶인 남북관계가 당장 전면적으로 재개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도 전날 "나는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사죄를 하고 다시 정상적 관계로 가야 한다고 본다"며 천안함 사태 해결의 중요성을 다시 언급한 바 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이산가족 상봉 장소로 `금강산'을 지목했다는 것이다.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의 실마리를 어떻게든 이번 기회에 찾아보려는 의도로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남북관계뿐 아니라 국제관계에서도 대화 채널을 복원하려는 속내가 읽혀진다는 지적이다.
김정일이 지난번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조속한 시일내 6자회담 재개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일종의 `사전 정지작업'으로 이산가족 상봉 제안이 나왔다는 얘기다.
북한의 이번 제의를,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토론회에서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어떤 진전(6자회담 재개)을 위해 남북한 간 모종의 화해 조치가 중요하다"고 말한 것과 연관시켜 보는 시각도 있다.
캠벨 발언의 요지를 `선(先) 남북관계 진전-후(後) 6자회담 재개'라고 보면, 6자회담 재개의 환경을 미리 만들어간다는 측면에서 미국측 요구에 화답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이 이날 이산가족 상봉 제의 사실을 확인할 때까지 통일부 등이 '침묵'한 것을 두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께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대한적십자사에 추석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을 갖자고 제의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전해진 직후 주무부처인 통일부를 중심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등 뒤늦게 부산하게 움직였다.
통일부는 앞서 우리측의 수해복구 지원 제의에 대해 지난 4일 쌀과 시멘트, 굴착기 등을 요구하는 북측의 역제의를 받은 사실을 '늑장공개'해 논란을 야기했다.
당시 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100%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날 비슷한 일이 반복되자 대북정책의 투명성 확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 북한의 잇따른 유화공세에 정부가 시의적절하고도 효과적인 대응을 못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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