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말로 군인정신 바로 세울 때
지난 달 에는 전방부대 군 간부들이 곰팡이 건빵과 햄버거의 납품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추한 작태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 달에 접어들어서는 일선 부대가 대통령 방문 정보나 군 작전상황 등 군사기밀을 일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주고받기도 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통신보안에 구멍이 뚫렸음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실전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의 레이더 8대 중 3대가 고장 난 채 수개월 째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하였다. 그런가 하면 그동안 우리 군에서는 장군에서 사병에 이르기까지 각종 지휘권 다툼·이적행위·무능·무질서·무사안일 등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국방개혁은 전투력의 극대화를 위해 요구되는 시급한 과제이다. 그러나 우리 군은 국방개혁과 관련, 인사권과 작전권을 둘러싸고 소모적 논쟁에 휘말렸다. 지난 달 10일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해상으로 또 해안포를 발사하였을 때도 군의 대응사격은 해군과 해병대의 지휘권 영역 문제로 한 시간 후에나 이뤄졌다.
적의 도발 앞에서도 즉각적인 반격보다는 우군끼리 지휘권 영역 문제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군은 최전선에서 북한에 맞서 자유체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며 5000만 국민들은 그들을 믿고 살아간다. 그러나 작년 6월 현역 소장이 수년간 북한측에 제3자를 통해 국군의‘작전계획 5027-04’와 교범 등을 넘겨준 혐의로 구속되었다. 올 5월말에는 현역 장교와 사병 7-8명이 북한의 3대 세습을 찬양하고 적화통일을 지지하는 인터넷 종북(從北)카페‘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에 가입, 김정일 부자에 대한 충성맹세문을 작성한 혐의로 조사중이다.
병영 생활은 서릿발같은 군율로 엄격해야 한다. 그렇지만 하극상과 성추행으로 얼룩졌다. 어느 중령은 회식자리에서 상급자인 대령에게“계급장 떼고 한 판 합니까”라며 대들었다. 7월 강화도 길상면 해안 초소에서는 해병 상병이 선임병으로 인정해주지 않는‘기수열외’ 악습에 불만을 품고 하사 등 4명을 사살하였다.
그로부터 9일만엔 경북 경산시 육군 특공여단의 일병이 가혹행위와 성추행 등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였다. 천안함 피격 후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과 서해합동훈련 기간 중 장성 3명 중 한 명 꼴로 휴가를 떠났다고 한다.
무기는 항시 100% 완벽해야 한다. 그렇지만 작년 11월 북한이 연평도를 기습 포격하였을 때 그에 맞섰던 연평도의 국군 K-9 자주포 6문중 3문은 고장나 있었다. 그나마 K-9 자주포가 발사한 80발 중 거의 절반인 35발은 엉뚱한 바다에 떨어졌다고 한다.
군은 적과 싸워 이기는 것만을 최고의 훈장으로 여길 뿐, 여느 민간 직장인들과는 달리 돈 버는 데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지난 8월엔 현역 육군 소장이 복지기금을 증빙서류 없이 임의 사용한 혐의로 군 검찰의 내사를 받았다. 2008년 육군 현역 장교 3명은 400억원대의 금융사기극을 벌였고 현역군인 650명이 연루되었다. 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에만 마을 두고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좌절과 탄식을 상기케 한다. 충무공은 임진왜란 중 난중일기(亂
中日記)에서 "우리나라의 병사들이 쇠잔하고 피폐한데 이를 어찌하랴"고 개탄하였다. 당시 한반도가 왜군에 그토록 처참히 짓밟힌 까닭을 엿보게 한다. 일부라고 할지언정 대한민국 군인들의 복무 기강이 망가진 처사 중 처사인 것이다. "아니다" 고개를 흔들면서도 과거 만 월남군을 떠올리게 됨은 어인 일일까.
일부 우리 군인들은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배들의 군인정신을 까맣게 잊고 있는 것만 같다. 숭고한 군인정신과 책임감 수행을 위해 몸을 던진 한주호 해군 준위를 부끄럽게 한다. 전 후방에서 조국 수호를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군복무에 충실하는 장병들의 노고를 욕되게 한다.
우리의 군인 정신이 퇴락한 것은 1953년 휴전 이후 58년 동안 평화를 누리면서 군인 정신이 해체된데 연유한다. 배금사조, 진급만능, 기회주의, 종북좌익 사조 확산, 안락·안일·쾌락 추구, 빗나간 병영 내 민주화와 인권신장 등이 군인 정신에 독을 풀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군대는 경제·민주·인권이 발전 된 지 오래였지만, 일부 우리 군인처럼“쇠잔하고 피폐”하지 않았다. 근본적이며 철저한 대응책이 요구된다. 군기 빠진 군대에게는 최첨단 병기도 고철에 불과하다. 곰팡이 난 햄버거 먹고는 적과 싸워 이길 수 없고 고장난 페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의 레이더로는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 퇴락한 군인정신을 바로잡는 일은 한·미연합사 해체나 국방개혁 문제 보다 더 절박한 과제이다.
우리 군은 단호하고도 근본적인 쇄신책 마련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군은 다시 태어나 국민의 신뢰와 사랑 받는 믿음직한 호국의 간성으로 우뚝 서야 하며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는다.(konas)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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