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병 롤 모델 수기집〕군대 속의 경영학
본 내용은 병무청(청장 김일생)이 2012년 8월 육·해·공군 및 해병대 등 현역병을 대상으로 지원입영 복무 후 취업 또는 학업에 도움이 된 사례를 모은 ‘현역병 지원입영 롤 모델 수기집’ 『내청춘에 충성』에 실린 내용임. 이번 수기집은 실제 사례를 통해 현역병 모집제도의 장점을 소개하고, 입영대상자 스스로 복무 할 군과 복무분야를 선택해서 지원 입영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편집자 주)
방황하던 질풍노도의 20대, 2009년 3월 9일 공군으로 입대하다!
재수생 시절을 거쳐 가천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나는 신입생이란 핑계 아래 선배들을 따라 강의실 대신 학교 앞 동산에서 술을 마시고, 학기 중 한 학기동안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용돈을 유흥으로 보냈다.
인생의 목표를 찾지 못한 방황 속에 휴학했고, 뚜렷한 목적 없이 6개월간 아르바이트만 하다가 대한민국 남성의 의무를 빨리 끝내기 위해 2009년 3월 9일에 공군 병 674기로 입대하였다.
2011년 4월 9일에 자대였던 공군작전사령부를 나오면서 부대 내에서 행정병으로 근무하며 전공인 경영학에 도움이 되었던 일 그리고 무엇보다 군 복무를 통해 얻은 바람직한 변화들을 적어 보려 한다.
인사관리 : 인적 자원인 후임병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시키다!
부대 내에서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직속 후임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어떠한 후임병이 들어오느냐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병장이 다 되어서야 받았던 후임... 더군다나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엘리트 출신에 나이도 한 살 많은 그 후임은 내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힘든 때일수록 의지하는 게 인간의 일반적인 심리라고 한다. 고민 속에 기도하던 중 내가 믿는 종교인 기독교와 후임병의 관계를 조합해 보았다.
지금 내 자신이 신을 믿는 것처럼 그렇게 후임병도 믿었다. 그를 인정해 주었고 그가 하는 행동에 대해 일일이 지적하기보다는 항상 격려하며 칭찬하였다. 다행히 역량이 출중했던 후임병은 내가 못한 통역 및 번역 업무까지 스스로가 찾아서 하며 간부님들의 신뢰를 받게 되었고 나 또한 안심하며 제대하였다.
지난 학기에 수강한 인사관리 영역 중 하나인 IOP(산업 및 조직심리학)를 공부하면서 군 복무 속 상하 및 인간관계가 인사관리와 매우 밀접함을 느꼈다.
재무관리 : 부서 내 예산설계를 돕다!
연초가 되면 부서마다 예산이 배정된다. 상위부서인 만큼 주관하는 회의가 많았기 때문에 회의 준비를 하기 위한 예산설계는 필수였다. 게다가 2010년은 유독 부서 내 회의가 많은 한 해였다. 교육, 조종사 안전, 감찰업무, 사령관 보고 등 밀려오는 회의 준비에 앞서 믹스커피, 다과 같은 자질구레한 물품들까지 규모가 크다 보니 주어진 예산으로 준비하기 빠듯했다.
고민중의 선임부사관을 도와 ‘2시간 정도의 작은 회의는 다과를 생략합시다.’, ‘현수막보다는 병사들이 장소 안내를 맡겠습니다.’ 등의 방안을 냈고, 의견수용이 강한 선임부사관의 인정과 함께 효율적인 예산설계를 세울 수 있었다.
이윤극대화를 위해 기업이 자본의 조달과 운용을 실시하는 것을 재무관리라고 한다. 부서의 이윤극대화를 위해 주어진 자금으로 회의 주최자와 참석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었던 회의를 진행한 한 해라고 생각한다.
생산관리 : 부서 업무와 으뜸병사(생활관장)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내 업무는 일반적으로 정해져 있는 즉, 계획만 잘 세워도 여유롭게 처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군대의 특성상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다수의 업무가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많았다. 개인 업무도 증가할 뿐 아니라 간부님들의 업무 요청까지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 사회에서도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처리할 수 있는 여유를 찾았다고 본다.
긴급하고 중요한, 그리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부터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부터가 효율적인 업무 처리의 시작이라고 본다. 또한 시간이 흘러 병장으로 진급과 동시에 총무으뜸병사로 임명이 되어 간부와 병사를 잇는 중간 관리자가 되었을 때의 일이다. 부서 업무와 으뜸병사 업무를 병행하려 하니 주말에도 휴식시간이 없는 빠듯한 바쁜 생활이었다.
타이밍이 좋게 후임병이 들어와 부서 내 업무를 덜었다고 생각했으나 당시에 임명된 주임원사님의 병사 사랑은 엄청났기 때문에, 으뜸병사들은 다수의 사회문화체험과 이례적인 대규모 병사의 날 등 행사 준비에 땀을 흘렸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당시 모든 것이 나의 비효율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업무마다 마감기간이 각기 다르고 업무량이 다른데도 나는 그저 다른 으뜸병사들과 함께 공평하게 일을 나눠 처리하는 데만 급급했다. 다행히도 무언가 잘못됨을 일찍 깨달았기 때문에 부서 내 업무를 하듯이 효율적인 업무 달성으로 개인시간을 다시 활용할 수 있었다.
최적 효율화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법을 이용하는 것이 생산관리이다. 군에서의 기간은 나에게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교육시켰다.
마케팅 : 인간관계 형성 또한 마케팅이다!
흔히들 마케팅이라하면, ‘영업을 한다.’ 또는 ‘물건을 판다.’ 는 식으로 무시하는 편이다. 하지만 마케팅은 영업의 확장판으로, 첫째 소비자를 위하고 둘째 그런 행동을 함으로 얻는 이윤창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마케팅 활동은 군 복무를 이행하는 대한민국 남성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확신한다. 실례로 내가 속한 부서의 선임부사관은 개인 업무가 끝나도 부서 내 간부님들의 업무나 병사들의 업무 중 도움이 되는 부분을 찾았다. 게다가 간부님들의 불편사항을 접수하여 그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는 간부님들의 만족을 이끌었다.
선임부사관의 행동은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고, 실제로 비슷하게나마 따라한 순간부터 간부 개인적 격려 회식 및 부서 내 병사에 대한 대우에 있어 단지 부하가 아닌 파트너로서 예우를 받았다. 또한 나는 마케팅 활동을 부서 안에 제한두지 않았다.
타 부서의 간부 및 군무원, 병사들에 대한 존중은 내가 어려울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업무가 몰릴 때 전화 한통으로 그들은 적극적인 도움을 주었고 나 또한 그들의 업무에 협조하면서 군 생활 동안 고립감을 모르고 지냈다. 이러한 행동은 사회에서도 유지되어 현재도 내가 다른 사람들의 마케터가 되기도 하고 소비자가 되기도 하며 서로 도와주고 도움 받는 생활을 하고 있다.
2년의 군 생활은 낭비가 아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나는 1학년 2학기로 복학을 하였다. 집안 환경이 넉넉지 않아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했지만 작년의 경우 학점은 4.5 만점에 4.5점으로 1등을 하였고 지난 학기는 4.4점으로 2등하는 영광을 받았다.
주위에선 그저 ‘열심히 공부하는 복학생 오빠’지만 나는 그들에게 말할 수 있다. ‘군대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런 학점을 받지 못했다’고. 실제로 2년간의 군 복무 생활은 내게 있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알게 해 주었다.
그리고 경영을 공부하는데에 있어 군 복무 경험을 연관시켜 생각해보면 이해가 빨리 되며 추억도 항상 기억에 남아 감사하는 생활을 한다. 또한 힘들수록 의지한 매주 일요일의 부대 교회는 나에게 겸손한 마음을 갖게 했고, 내 자신이 부족함을 알고 더욱 노력하여 허송세월을 보내지 않고 앞으로 정진할 수 있는 태도를 갖게 해 주었다.
결국 군 복무를 통해 내가 경험한 일들은 모두 경영학의 실천 항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대학교에서 이론으로 그리고 전문용어로 배우고 정리하는 과정이 내겐 익숙하고 친근하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학문이 경영학이라 한다. 반대로 비현실적이고 비효율적인 곳이 군대라고 한다. 하지만 군 복무가 내 자신에게 실제적이고 효율적이었던 군대 속의 경영학이 되었던 것처럼 현재 군 복무를 앞두고 자신들의 시간이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변화의 장이 되길 바란다.(Konas)
방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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