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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병 롤 모델 수기집〕내 평생의 지침서를 만들어 준 값진 2년

Written by. 김선근   입력 : 2013-01-30 오전 11: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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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병무청(청장 김일생)이 2012년 8월 육·해·공군 및 해병대 등 현역병을 대상으로 지원입영 복무 후 취업 또는 학업에 도움이 된 사례를 모은 ‘현역병 지원입영 롤 모델 수기집’ 『내청춘에 충성』에 실린 내용임. 이번 수기집은 실제 사례를 통해 현역병 모집제도의 장점을 소개하고, 입영대상자 스스로 복무 할 군과 복무분야를 선택해서 지원 입영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편집자 주)

 2012년 7월 2일은 나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날이었다. 잊을 수 없는 여덟 자리 숫자가 새겨진 군번줄을 목에 걸고 전역증을 받아 위병소를 통과하던 전역한 날로부터 정확히 2년이 되는 날 이었다. 말라리아 위험지역이었던 철원에서의 군 생활을 마치고 혼자서 기념이라도 하듯이 그동안 할 수 없었던 헌혈을 직접 찾아가 하기도 했다.

 뿌듯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하다가 현역병 지원입대에 대한 롤모델 수기 공모전을 보고 1년 10개월의 내 군 생활이 어떠했는지 전역한지 2년이 지난 지금의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당시에는 힘들고 고된 일들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하나가 모두 추억이라 생각될 만큼 미소가 띄워지는 이야기들을 입대를 앞둔 대한민국을 지켜나갈 후배이자 전우에게 들려주고자 이렇게 펜을 들었다.

 나는 대학교에서 의학공학을 전공을 했고 의무병과로 지원입영을 하였다. 내가 배우는 학문은 의료용 치료기기의 구조나 원리에 대해 배우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해부학과 생리학을 배우긴 했지만 의무병과와는 깊게 상관관계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다. 사실 처음에는 의무병을 지원하면서도 일반병사보다는 수월하게 군 생활을 마칠 수 있겠다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의료장비수리병으로 갔다면 더욱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의무병으로 군 생활을 지낸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자신의 전공과 관련이 있는 병과로 지원하였을 때 어떤점에서 나에게 도움이 되었었는지 대표적인 두가지를 들어 설명해주고 싶다.

 먼저, 처음으로 내가 다니던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의 학생들과 만날 수 있다. 병과교육에서는 의무병과를 지원한 전국에서 모인 관련학과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단순히 사람을 만난다는 점을 넘어서 내가 알지 못했던 다른 학교의 교육방식이라던가 졸업하고의 진학 등에 대해서 서로 공통점을 갖고 깊게 대화할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 학교 캠퍼스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 단순히 같은 학교의 친구와 교수님들의 교육과 사고만 들어오던 우물 안 개구리에서 다른 학교 같은 전공을 가진 친구와 대화를 해본다는 것은 우물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첫발을 내딛는 것과 같았다.

 병과교육을 무사히 마치더라도 1년 6개월의 아직 군 생활이 남아있었지만 그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나는 이미 전역 후의 내 진로와 목표를 어느 정도 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로는 내 전공과 단 한글자만 같은 병과라도 배우고 얻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내 전공과 다른 일을 하더라도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없었다. 나는 최전방 사단의 중대 의무병으로 배정을 받았고 중대 내에서 보급계원을 맡았었다.

 생각해보면 환우들의 접수를 받고 중대장님의 진료를 옆에서 지켜보고 수액을 놓고 처방된 약을 지어주는 것이 내가 의사가 되고 약사가 될 것이 아니라면 나에게 있어서는 필요 없는 일이라 생각해왔다. 그러나 전역 후 학교에 복학하면서 그 모든 것들이 내가 배우는 곳 여기저기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사단의무대에서 사용하던 심전도계(ECG)는 다음 학기 실험에서 만들어보았고, 아무 생각 없이 처방하던 약과 도구들의 제조회사는 내가 졸업 후에 혹 취업할 수도 있는 곳이었다.

 같은 의무병으로 전역해 졸업한 선배는 민수용 구급차의 모든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장비회사에 취직했는데 의무병으로 생활하면서 기억하던 장비들의 특성을 면접에서 얘기함으로써 1순위로 전체면접 통과를 하기도 했다. 하물며 통신이나 전기관련 쪽의 전공을 가진 사람에 있어서 관련병과는 전역 후에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될지는 내가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짐작이 가리라 생각한다.

 덧붙여 해줄 이야기는 군 생활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몇몇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군대를 전역한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이야기지만 그 순간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어느 지역의 어느 보직을 가던지 그 곳이 힘들고 즐겁고의 차이는 내 마음가짐이다.

 내 인생의 2년 동안을 군대라는 곳에서 허비한다는 생각으로 생활한다면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활 하나하나 모든 것을 배울 것이라 생각하면 군대에 있으면서도 보고 들으면서 깨달을 수 있는 점은 무수히 많다. 의무병은 쉬운 보직이라고 하지만 일과 후에 찾아오는 환우와 입실자관리, 중대업무 등으로 나름 만만치 않은 보직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하루하루 피곤함을 이끌고 기운 없이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선물받은 책 한권을 읽고 경제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일과가 끝나면 정훈과에서 경제관련 책을 빌려 읽었다. 그렇게 군 생활 내에서의 흥밋거리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난 후부터 내 생활에 활력소가 생기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다.

 한번은 신한은행에서 처음 실시한 나라사랑카드 수기공모전에서 1등을 하는 등 밖에서는 할 수 없었던 많은 경험을 했다. 남들은 쉽게 써버리는 10만원이 되지 않던 월급을 전역까지 170만원을 모아서 복학하는 등록금에 보탰다. 예전이었다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공모전을 보고 그냥 지나쳤을 테지만 이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군 생활을 하고있는 중이던 전역을 했던 가장 중요한 것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했던 것처럼 얼마 되지 않는 월급이지만 휴가때 나가서 단 2만원이라도 적금을 들어 본다면 차곡차곡 쌓이는 통장을 보며 하루하루가 힘들기보다는 다음 월급날이 기다려질 것이고 내가 번 돈의 소중함과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현재 대학원을 생각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하나의 꿈을 품고 투자상담사의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또 한 가지 기억나는 일은 아쉽게 떨어지긴 했지만, 레바논 해외파병에 지원했던 것도 같은 이유였었다.

 일병에서 상병 즈음에 내 나이 20대 초반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았던 시기였다. 내가 내린 결론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마침 해외파병을 모집중이었고 지금이 아니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내 인생의 값진 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위험하다고 생각도 했었지만 그 당시에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생각으로 ‘내가 언제 세계평화유지군(UN)으로 활동해보겠나’하는 마음뿐이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나가야 할 많은 후배이자 전우들이 이 글을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군 생활을 마냥 잃어버리는 2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군대는 작은 사회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는 군대에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도전의식과 목표의식, 나라와 내 주변사람들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나에게 있어서는 평생 배워야할 학문보다 중요한 것들을 얻은 것만으로도 내 군 생활은 충분히 값진 생활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여성이나 면제를 받은 이들보다 늦어질지는 모르지만 여러분은 그들, 혹은 그녀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가장 값진 2년을 평생 기억하게 될 것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이야말로 평생 이어질 낭만의 첫걸음이라는 말이 있다.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있던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나를 사랑하는 마음만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여러분은 가장 성공한 사람이다.

 오늘도 나라를 위해 수고하는 모든 국군 장병과 앞으로 나라를 짊어질 젊은 청춘을 위해 응원한다.

백 골!(Konas)

김선근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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