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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병 롤 모델 수기집〕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Written by. 노성채   입력 : 2013-01-29 오후 1: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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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병무청(청장 김일생)이 2012년 8월 육·해·공군 및 해병대 등 현역병을 대상으로 지원입영 복무 후 취업 또는 학업에 도움이 된 사례를 모은 ‘현역병 지원입영 롤 모델 수기집’ 『내청춘에 충성』에 실린 내용임. 이번 수기집은 실제 사례를 통해 현역병 모집제도의 장점을 소개하고, 입영대상자 스스로 복무 할 군과 복무분야를 선택해서 지원 입영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편집자 주)

 2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해외에 나간다면 영어를 유창하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고 기술을 배운다면 충분히 연마할 수 있는 시간이다. 무언가 마음먹고 시작하면 끝낼 수도 있는 이 시간, 우리 시대 대한민국 남성은 군대를 간다. 나에게 군대는 물음표였다. 하지만 전역할 때 쯤 그리고 전역하고 나서도 군대는 나에게 느낌표로 남아있다.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나의 군 생활로의 여행을 시작해보자!

 느낌표 1. 군대? 군대!
불평으로 시작되었다. 내 인생의 2년... 이렇게 버리는구나! 아~ 아까운 2년! 이렇게 나의 군 생활은 시작됐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고 자다가 일어나 근무를 서야하는 등 반복되는 일상. 끝이 보이지 않는 군 생활...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하나. 내가 불평한다고 내 군 생활이 줄어들지 않는다.
 둘. 2년이란 시간은 그냥 버리기에 아까운 시간이다.
 셋. 어차피 하는 군 생활 의미 있게 해보자!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내 군 생활을 잊을 수 없는 군 생활로 만들었다.

 느낌표 2. 군 생활을 통해 배우다? 배우다!
나의 주특기는 운전병. 그러나 수송부에서 부속계원을 맡게 되었다. 필요한 부속을 청구하고 부속을 받아서 운전병들에게 불출하는 일을 맡았다. 그리고 이 일에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했다.

 행정계원으로 일을 하면서 나는 기록하는 습관과 자기 관리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하루하루의 일들을 기록하는 법을 배웠고 앞으로 있을 스케줄을 관리하는 법을 배웠다. 이렇게 배운 기록하는 습관은 대학 복학 후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제한 된 시간에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해나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 때문에 대학생활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또한 행정을 배웠다. 행정 문서 하나하나가 왜 필요한지, 어떠한 시스템에 의해서 일이 진행되는지를 배우게 되었다. 또한 내가 주도적으로 바꾼 시스템을 통해서 일이 효율적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서 행정의 중요성을 체득할 수 있었다. 이렇게 군 생활 2년 동안 배운 행정은 내가 아프리카 말라위 자원봉사자로 지원했을 때 행정 분야에서 합격 할 수 있었던 초석이 됐다.

 말라위에서 1년 동안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내가 했던 일은 차량 배차 시스템을 만들고, 현지 직원들에게 컴퓨터를 교육하고, 문서 양식 및 서류를 만드는 것 등 이었다. 이러한 업무는 이미 군대에서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나에겐 수월했다.

 덕분에 업무에 대해 인정받을 수 있었고 더 많은 일들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들은 군대에서 행정병으로서의 경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느낌표 3. 내 전공은 사회복지!
누구나 군대에서 자신의 전공을 살리고 싶어 할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사회복지와 군대는 아무리 찾아봐도 교집합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것은 바로 중대 상담병이 된 것이다.

 형식적인 임명일 지도 모르지만 나는 열심히 상담병 활동을 했다. 상담병의 역할을 수행하다보니 나는 중대 75명 모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었다. 선임과 후임의 이야기를 듣고 이 두 사이를 중재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이를 통해 나는 사회복지사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 온 사람들과도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학교에서 배웠던 이론을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느낌표 4.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갑자기 웬 책 제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요즘 시대는 스펙(자격증이나 어학 능력 등)을 보는 시대가 아니라 오히려 그 사람의 인성이나 살아온 이야기를 보는 시대이다. ‘그런데? 그게 군대와 무슨 상관?’이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군대는 이 스토리 시대에 스토리를 만드는 시기라고!

 한 번 생각해보자. 군대만큼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위치의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시기가 없고, 자신과 다른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이등병, 일병, 상병, 병장의 시기를 거치며 자신의 위치의 변화가 온다. 그리고 그 각각의 위치에서의 역할을 맡아볼 수 있고 나와 다른 사람과 대하는 법을 배울 수는 곳이 바로 군대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군대는 ‘인생의 실험 공간’이라고 말한다. 이런 작은 인생의 실험 공간에서의 이야기는 나의 삶에 큰 무기가 되고 있다.

 나는 이력서를 쓸 때 군대 이야기를 꼭 쓴다. 리더십을 이야기 할 때는 병장 때 이야기를, 창의력과 주도력을 이야기 할 때는 수송부 행정계원에서의 행정시스템 변화와 주도적으로 일했던 경험을, 전공과 관련한 질문에는 군대에서 중대 상담병을 했던 경험을 쓴다.

 한번은 굿 네이버스 해외자원봉사 면접에서 면접관이 이런 질문을 했다. “관계가 어려운 사람이랑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까?” 나는 이 질문에 바로 군대에서 어려운 선임과의 관계를 풀어나간 일화가 생각났고, 이를 잘 이야기해 면접관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렇듯 군대에서의 모든 이야기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의미 없는 스토리가 될 것인가? 의미 있는 스토리가 될 것인가?

 성채야.. 군 생활 너무 잘해도 안 되고 못해도 안돼. 그러나... 내가 이등병 때 전역을 앞둔 병장이 해준 말이었다. 고마웠다. 후임인 나를 위해 조언해 준 선임의 충고가, 그러나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는 정말로 열심히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는 것을 병장 때 깨닫게 되었다. 정말로 열심히 군 생활을 해봤으면 좋겠다. 단순히 포상 하나 받을 생각으로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열심히 하기를... 그렇다면 위병소를 민간인의 신분으로 나가는 그 순간부터 그 대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Konas)

노성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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