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故 김대중 前대통령, 윤보선 前대통령, 문익환 목사 등 16명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고 서울고등법원이 30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재심 대상에는 함세웅(71) 신부와 문정현(73) 신부, 신민당 부총재를 지낸 故 정일형 前 의원, 국내 첫 여성 변호사로 알려진 이태영 여사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 대한 재심 청구는 문익환 목사의 3남 문성근 前 민주당 상임고문과 김 前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등 16명이 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들 청구에 대해 지난 4월18일자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을 참조, “긴급조치 9호가 위헌·무효로 판단된 이상 이는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하므로 재심 사유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김대중·윤보선 前대통령과 문익환 목사 등은 지난 1976년 2월 “우리나라는 1인 독재로 자유 민주주의와 삼권분립 제도가 말살됐다”는 내용의 민주구국선언문을 작성하고 그해 3월 1일 오후 6시 명동성당에서 700여명의 신자가 미사를 보고 있을때 ‘민주구국선언’을 발표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받았다.

 당시 ‘민주구국선언’ 내용에는 ‘긴급조치 철폐’, ‘의회정치 회복’, ‘사법권 독립’, ‘박정희 정권 사퇴’ 등에 관한 것들이었다.

 재심 공판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