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7·27군(軍)열병식에 대한 분석
북한은 2013년 7월27일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을 맞아 김정은(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AFP통신이 조선중앙TV을 인용해 보도했다. 열병식과 평양시 군중시위를 2시간여에 걸쳐 열었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50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과 방북한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지켜보는 앞에서 열병식을 시작했다. 정전기념일에 열병식을 개최한 것은 1993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김정은(29)은 평소 입던 인민복 차림으로 나왔다. 작년 4월15일에는 직접 육성연설을 했지만, 이번에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연설했다. 최룡해는 “경제문화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초미의 과제로 내세우는 우리에게 평화적 환경은 더없이 귀중하다”며 “현실이 보여주는 것처럼 평화를 바란다면 전쟁에 준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체 인민군 장병과 인민들은 총창 위에 평화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나라의 방위력을 강화하여 그 어떤 외세의 침략도 단호히 물리칠 수 있게 튼튼히 준비하며 앞날의 전투동원태세를 견지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1만3천여 명의 군 병력이 대규모 퍼레이드를 벌였다. 이어 견인포와 방사포, 장갑차, 무인타격기 등 300여종의 군사장비가 공개됐다. 규모는 2012년 4월15일 김일성 100회 생일날 열병식의 절반에 그쳤고, 신무기도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병력 중에는 방사능 표식 배낭을 멘 특수전 부대가 눈길을 끌었고, MI-26 및 500MD 헬기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열병식에 참가한 일부 부대와 참전 노병들은 6·25전쟁 당시 입었던 군복을 그대로 입었으며 주석단에 있는 박봉주 내각 총리도 노농적위군복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열병식과 군중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김일성광장을 가득 메운 북한 주민들은 꽃술을 흔들면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전승 60’, ‘일당백’, ‘영광’, ‘백전백승’, ‘군민대단결’ 등의 글자를 형상하기도 했다.
처음 등장한 무기는?
북한군 병사들이 가슴에 멘 배낭(방사능 표식)은 과거 미군과 소련군이 개발했던 핵배낭(SADM: Special Atomic Demolition Munition)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핵배낭일 가능성보다는 ‘더티 밤(Dirty Bomb)’일 개연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더티-밤은 고성능 폭탄 주변에 방사능 물질을 둘러 폭탄이 터지면 방사능 물질이 공기 중에 뿌려지는 무기다.
만들기도 쉽고 제조비용도 저렴해 테러분자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무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 2011년 북한군이 평안북도 일대에 전술핵무기인 핵배낭 부대를 여단급 규모로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데일리 NK는 소식통들을 인용, 이 여단이 평안북도 8군단 산하에 새로 배치된 3개 여단 중에 ‘벌목부대’라는 명칭으로 위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한 소식통은 “벌목여단이란 이름은 목자재 제공 임무를 맡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전술핵무기를 운영하기 위해 훈련하고 있는 부대”라고 말했다. 핵배낭은 소형화된 전술핵무기 중 하나로, 무게가 30∼50kg정도이며 배낭 형태로 등에 메고 목표지점으로 운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반 핵무기보다 위력은 떨어지지만 전시에 상대 전력을 쉽게 괴멸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공포의 대상이 된다. 우리나라에는 1980년대 주한미군이 들여왔다가 1990년대 초반 철수했다.
MI-26헬기는 길이 40m의 러시아제 세계 최대의 수송헬기이다. 32m가 넘은 프로펠러의 힘으로 여객기를 들어 올리고 화물칸에는 대형 장갑차까지 들어간다. 무장병력 90명을 한꺼번에 적진에 낙하할 수도 있다. 북한이 1990년대 말 러시아에서 도입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공식석상에서 공개된 건 처음이다.
그리고 우리 군이 보유한 것과 같은 500MD 헬기도 공식석상에서 처음 공개됐다. 500MD는 서독에서 밀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군(我軍)으로 위장하여 침투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열병식에 대한 평가
집권 2년 차를 맞은 김정은 정권이 체제 안정성을 대내외에 과시한 행사로 평가된다. 열병식에 이어 아리랑 공연, 전승기념관 개관식, 기념 불꽃놀이가 이어졌다. 최룡해는 치사를 통해 ‘전쟁 준비’를 강조했고 ‘소년·소녀 빨치산’까지 등장시켰다. 최근의 신형전차 증강(900대), 미사일 발사대 증강(100→200기), 잠수정 건조(연간 20척), 240미리 방사포 전진배치 등과 무관하지 않다.
방사능 표식 배낭부대는 소형 전술핵무기 개발을 과시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북한은 지난(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에 성공한 직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했으며 다종화에 성공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은 이를 통해 미국에게 핵협상에 조건없이 나오도록 무언의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장거리 미사일(KN-08)을 많이 등장시킨 것도 이런 맥락이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중국과의 ‘혈맹관계’ 회복을 바란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최룡해는 치사를 통해 “피로 뭉쳐진 조·중 우의”를 언급하고 행렬에 중국 참전노병을 포함하는가 하면 전쟁 당시 중국군의 구호(抗美援朝,保家衛國)를 쓴 중국어 표어를 내세우는 등 전통적 혈맹관계 복원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중국에 전달했다고 신경보 등 중국 매체들이 7월28일 평가했다.
그리고 북한은 국제적인 제재를 탈피하기 위해 외국 군사대표단(중국, 시리아, 우간다, 잠비아, 콩고, 앙골라, 쿠바 등)과 미국 CNN방송, ABC방송, AP통신을 비롯한 서방 언론을 대거 초청했다. (konas.net)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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