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한 번도 낳지 않은 미혼 여성이 거짓으로 쌍둥이 출생 신고를 해 양육수당을 타냈다가 행정 당국과 경찰에 적발됐다.

 6일 대전 둔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모(34·여)씨는 지난해 10월께 한 행정기관에 아들 A군 출생 신고를 했다. 생일은 신고일보다 1년여 앞선 2011년 6월 30일이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지난해 12월 다시 행정기관을 찾은 김씨는 '신고가 빠졌다'며 A군 동생의 출생 사실을 뒤늦게 알렸다. 생일이 같은 쌍둥이였다. 김씨가 제출한 병원 출생증명서에도 '쌍둥이'로 기재돼 있었다.

 김씨는 담당자에게 "형편이 어려워 동생을 입양 보내려다가 차마 그러지 못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단태아에서 쌍둥이로 출생신고를 수정한 점, 신고 자체가 생일보다 1년 이상 늦어진 점 등 여러 가지 의심가는 정황이 있었으나 모성애에서 우러난 듯한 그녀의 고백과 병원 증명서가 있었기에 정정신고는 받아들여졌다.

 아이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받고서 쌍둥이 엄마가 된 김씨는 그로부터 20여일 뒤 유성구 관내 한 주민센터를 다시 찾았다.

 그녀는 이번에 또 다른 쌍둥이 출생 신고를 냈다. 이들이 태어난 달은 앞선 쌍둥이 형들보다 11개월 뒤인 2012년 5월이었다. 신고대로라면 불과 1년 새 쌍둥이를 연거푸 출산한 셈이다.

 동네에서도 화젯거리가 될 만한 그녀의 출산 기록은 모두 가짜였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단 한 번도 아이를 낳은 적 없었으며 행정기관에 제출한 병원 출생증명서는 모두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범행은 주민센터 직원의 '합리적인 의심' 덕분에 꼬리가 잡혔다. 이 직원은 "한 달도 안 돼 다시 쌍둥이를 낳았다고 신고를 하러 온 게 이상했다"며 "생일과 신고 시점도 많은 차이를 보여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김씨의 두 번째 쌍둥이 출생 신고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센터 측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탐문 수사 등을 토대로 지난 5일 김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생활이 어려워 양육수당을 받으려 그랬다"고 말했다.

 실제 김씨는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A군 쌍둥이 형제' 양육수당과 출산장려지원금 등 명목으로 최근까지 13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두 번째 쌍둥이 출생 신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앞선 거짓말도 탄로 날까 봐 가짜로 아이방을 꾸며 놓고서 동영상으로 찍어 두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두 번째 쌍둥이 몫으로 100여만원을 더 받을 뻔했다"면서 "행정기관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진료기록부만 찾아봐도 금세 알 수 있었을 텐데 이를 소홀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주민등록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연합)(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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