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은 감은 있지만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확 바뀌고 있다, 재무구조가 나빠져도 웬만해선 팔지 않으려 하고, 팔아도 덜 중요한 자산만 처분하던 것과는 달리, 최근 들어선 가급적 빨리, 최대한 알짜 자산을 처분하는 쪽으로 180도 변모했다. 동양 그룹과 STX 그룹의 몰락으로 인해 ‘타이밍을 놓치면 끝장’이란 학습효과가 생긴 결과다” - 어느 일간지의 머리기사입니다.
동양그룹의 현재현 회장이, 본디 훌륭한 기업인이었는데,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청사로 들어가다가 격분한 ‘피해자들’의 욕설, 계란던지기, 멱살 잡기 등의 폭언폭행을 당해, 안경은 벗겨지고 이마에는 피가 흐르는 광경을 TV로 지켜보면서, 이양구 초대 회장 때부터 그 집안을 잘 아는 나로서는 매우 착잡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전직 대통령들이 밀린 추징금 징수로 말 못할 곤욕을 치르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한화, SK, CG의 회장들이, 옛날 같았으면 풀려난 지 오래 되었을 텐데 이 엄동설한에 아직도 ‘큰집’에서 덜덜 떨고 있어,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쓴 소리 하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뭔가 한 가지가 달라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얼렁뚱땅은 안 된다” “사회적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죽일 놈은 죽여야 한다” - 이런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일찍이 없었던 ‘살벌한’ 분위기입니다. “‘봐주기’ 없고, ‘뒷거래’는 물론 없다”이마에 그렇게 써 붙인 것 같이 느껴집니다.
“부정부패 뿌리 뽑자”가 과거 모든 정권의 표어였습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정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리’의 뿌리는 고사하고 입사귀도 뜯지 못한 정권들로 이어진 오늘의 대한민국입니다. ‘범죄와의 전쟁’은 사실상 시작된 적도 없고 설사 시작이 됐다고 해도 ‘범죄’에 이겨본 정권은 없습니다. 칼라일은 “사람은 나면서부터 거짓에 대하여는 원수다”라고 했지만 한국의 지도자들은 ‘거짓을 벗 삼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내 생각에는 ‘조용한 혁명’이 말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이 ‘조용한 혁명’에 큰 기대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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