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의 마음
알제리와 축구경기가 벌어졌던 월요일(23일), 아들이 공군에 입대했다. 입대 날짜가 정해진 후부터는 길거리에 지나가는 장병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특히 아내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온 아들이 동료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그동안 군대에 대해 귀가 따갑게 들었으나 현장에 도착한 아들 역시 새로운 환경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아내의 걱정을 태연한 듯 무시했으나 나 또한 아들이 과연 24개월 군 복무를 잘 마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진주 공군교육사령부에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 공개된 훈련 시설을 관람했다. 과거 내무반은 생활관으로 바뀌었고 각종 시설은 여느 대학 못지않았다. 모든 시설이 잘 정돈돼 있었다.
드디어 입교식이 거행됐다. 어느 신병의 모친이 가족 대표로 격려사를 했다. 특히 어느 신병의 여자친구는 군문에 들어서는 애인을 위한 다정한 편지를 낭독해 연병장을 더욱 훈훈하게 만들었다. 교육사 측은 신병들이 입소할 때 갖는 원초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가족들의 격려를 담은 종이비행기 날리기 등 다양한 행사를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한 시간 남짓한 입교식을 마치고 신병들은 가족들과 아쉬운 이별을 했다. 먼 발치에서 아들의 짧은 머리를 뒤로하고 담담하게 부대를 나섰다.
귀경하는 차 안에서는 GOP 총기난사 무장 탈영병이 자해 끝에 체포됐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제대가 3개월 남은 말년 병장이 왜 인명살상의 대형 사고를 저질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국가와 군을 철석같이 믿고 자식을 군대에 보낸 이 나라의 모든 부모들은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우선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관심병사’의 문제다. 최근 들어 그 수가 급증해 전체 육군 병력(50만 명)의 최소 6%(3만 명)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심리적 불안 증세를 보이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들이 국민개병제하에서 모두 입대한다. 군이 과연 불안한 젊은이 모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비무장지대(DMZ) 경계근무에 나서는 장병들의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긴장과 고독 속의 전방초소(GOP) 근무는 정상적인 장병들조차도 무한한 인내를 요구한다. 최근 병역자원이 부족해 관심병사들이 GOP 근무에 불가피하게 투입된다고 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심병사 문제를 담당하는 시스템을 군 차원을 넘어서 정부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사회와 군이 유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수의 선량한 병사들이 관심병사들로부터 보호 차단되는 병영갈등 해소 종합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우리의 병영문화는 상당부문 개선돼 왔다. 상호 존중과 배려라는 덕목이 군대에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신세대 장병들이 다수를 이루는 오늘날 우리 군대문화도 선진국 군대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만 우리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보다 세심하고 체계적인 병영문화 확산을 기대한다. 그것이 군대에 자식을 보낸 모든 부모들의 바람일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출처 : 국방일보 6월26일 12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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