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총격에도 對北전단 계속해야 할 5 가지 사연
북한이 10일 우리 민간단체가 경기도 연천에서 북한으로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기관총 10여발을 쐈다. 그중 몇 발이 대한민국 영토인 비무장지대(DMZ) 인근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지역으로 날아들었다. 우리 군도 기관총 40여발을 북한군 DMZ 초소를 향해 응사했고 남북 초소간에 2차 총격전이 잠시 이어졌다. 기관총 도발 다음 날엔 국방위원회 명의로 청와대 안보실에 전통문을 보내 ‘전단 격멸작전’이 개시됐다고 통고했다.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상기시킨 군사도발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 “원점 초토화”하겠다며 협박했고 지난 9월15일엔 국방위가 청와대로 전통문을 보내 북한군이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겁주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10일 DMZ에서 총격전이 벌어지자 우리 국민들 중 일부는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요구했고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진입로를 차량으로 막기도 했다.
물론 관련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충분히 이해는 한다. 그렇지만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의 기관총 발사 몇 발에 겁먹고 중단되어선 아니 된다. 계속해야 한다. 그 연유는 다섯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북한의 기관총 발사에 벌벌떨며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라고 요구한다는 것은 너무 허약하고 비굴하다. 불량배가 남의 가게에 뛰어들어 행패를 부리며 장사를 포기하라고 협박하자 가게주인이 겁에 질려 도망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단호히 맞서 응징하면 된다. 북한의 기관총질에 겁먹고 대북전단을 포기하라는 주장은 북이 전면 남침을 자행할 경우 남이 반격하면 희생이 따르므로 항복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둘째, 북한의 기관총 도발에 대북전단을 중단한다면, 더 큰 화를 당하게 된다. 북한은 남한을 우습게 여기고 걸핏하면 기관총과 대포를 쏴대며 도발할게 분명하다. 북의 고약한 버릇을 잘못 길들여 남북군사충돌을 더욱 증대시킬 따름이다. 북한의 기관총질에도 의연하게 대북전단을 계속하는 것이 긴 안목에서 북의 대남군사도발을 예방하는 길이다.
셋째, 최근 남북대화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어가므로 대북전단 살포를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북한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이다. 아니면 종북분자들의 상투적인 북한 섬기기 위장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은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남북간에 군사충돌이 있어도 대화에 나온다. 1999년 6월 1차 연평해전이 벌어져 북한측의 피해가 컸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1년 뒤 남북정상회당에 나섰던 사례를 들 수 있다. 그와는 반대로 북한은 대화중에도 군사도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거침없이 도발로 돌아선다.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으로 두 사람간의 화해가 무르익어가고 있었지만 북한은 2002년 6월 연평해전을 기습 도발하고 나섰다.
저와 같은 북한의 작태로 볼 때 북은 남측이 대북전단 살포를 계속한다 해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간주되면 다음 달로 예정된 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나온다. 반대로 필요치 않다고 판단되면 남측이 대북전단을 중단해도 북은 터무니 없는 구실을 붙여 회담을 거부하고 돌아선다.
넷째, 대북전단은 남한의 풍요롭고 자유로운 실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고 북한의 김정은 1인우상화를 비판한다는 데서 중단되어서는 아니 된다. 북한은 철저히 남한의 신문·라디오·TV 프로그램을 차단하고 있다. 대북전단만이 유일한 남한 소식 전달매체이다. 북한이 언론매체를 개방할 때 까지 대북전단은 지속되어야 한다. 분단 시절 서독의 라디오·TV 프로그램이 그대로 동독에 전파되었었음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북한은 대북전단이 “우리 존엄(김정은)”에 대한 모독이고 북한 체제 붕괴 공작이라며 남조선 정부가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법적 권한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최근 전단 살포 자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대한민국의 장관이 주적(主敵) 북한의 협박에 굴복, 북의 심부름꾼 노릇을 한 셈이다. 국무위원답지 않은 가벼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다섯째, 북한은 대북전단을 체제파괴 공작이라며 중단하라고 협박하면서도 대한민국 체제 전복 책동은 도리어 강화시켜왔다. 북한은 세월호 참사 마저도 반정부 선동의 기회로 악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올 상반기(1월-6월)의 경우 대남 선전매체를 비롯 해외에 서버를 둔 친북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동원해 7235 차례나 남한체제 전복을 선동했다. 북한식대로 말하면 “우리의 존엄” 박근헤 대통령을 원색 비난하는 내용도 많았다.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이 남한체제 전복 선전선동을 포기하지 않는 한 중단되어서는 아니 된다. 통일부장관은 대북전단 살포 자제를 당부하기 전 북한측에 먼저 대남 체제붕괴 선전선동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어야 옳다. 북한이 대남체제 전복 선전선동을 중단하면 우리도 대북전단 살포를 중지하겠다며 북에 협상을 제의할 수도 있다.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하는 ‘대북풍선단’의 이민복 단장은 북한의 ‘우리민족 끼리’에 의해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단장은 “죽일테면 죽여보라. 어차피 목숨 버릴 각오하고 있다.”며 맞섰다.
목숨 버리고 나서는 이 단장의 의연한 자세를 보면서 기관총 몇 발에 사시나무 떨 듯 떠는 사람들의 허약한 모습이 떠올라 씁쓸하다.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의 기관총구가 두려워 포기해선 안 될 이 시대 이 민족의 사명이다. (Konas)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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