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협상은 북한이 핵 포기를 약속한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기초해야 한다고 미국의 고위 관리가 밝혔다.

 17일 미국의 소리(VOA)방송은 대니얼 러셀 美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6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대북 협상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이같이 거듭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러셀 차관보는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할 용의는 지금도 있다”면서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길은 미-북 양자 협상을 통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즉, 미국이 추구하는 대북 협상은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내용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러셀 차관보는 “한국이 한반도 미래의 당사자인 만큼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 한국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은 구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셀 차관보는 이어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지킬 경우 어떤 혜택이 있을지 제시할 용의가 있지만, 문제는 북한이 협상 시작의 기본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의 핵 개발을 평화적으로 중단시키고 궁극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러셀 차관보는 “북한이 이른바 ‘병진노선’을 추구하면서 핵 포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핵 개발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북한의 꿈은 결코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지도부 역시 이 같은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러셀 차관보는 “북한이 추구하겠다는 안보와 번영은 비핵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미국은 북한 지도부가 이 같은 선택 말고는 별다른 대안이 없도록 계속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