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2016년 유엔(UN) 인권이사회(HRC) 의장국에 선출됐다. 인권 관련 국제기구에서 우리나라가 의장직을 수임하는 것은 정부 수립 후 처음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태국에 이어 두 번째다.

 외교부는 "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 인권이사회 조직회의에서 우리나라가 내년 인권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돼 1년간 의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경림 주 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가 내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1년간 유엔 인권이사회 각종 회의를 운영한다.

 총 47개국으로 구성된 유엔 인권이사회는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중남미, 서구, 동구 등 5개 지역그룹이 1년씩 돌아가며 의장을 맡는다. 아태지역에서는 5년 전 태국이 의장을 수임했다.

 인권이사회 의장은 유엔 인권이사국 47개국을 포함해 193개 유엔 회원국,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인권이사회와 각국의 인권검토 시스템인 보편적 정례인권검토 등을 주재하면서 인권 증진을 독려하고 인권 침해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그동안 북한 인권과 관련한 논의를 꾸준히 해왔던 점에 미뤄볼 때 우리나라가 의장직을 맡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 당국자는 의장국 수임과 북한 인권 논의의 관계에 대해 "의장직은 47개 이사국을 대표하는 자리"라며 "개인적 의견이나 개별 국가의 의견을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최 대사는 의장에 선출된 후 연설에서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난한 나라에서 민주제도를 갖춘 번영된 나라로 발전한 한국에도 큰 영광"이라며 "내년에 설립 10년을 맞는 인권이사회가 좀 더 실행력을 가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권이사회 의장 수임으로 우리나라는 2016년에 유엔의 3대 임무인 평화 안보, 개발, 인권 등 모든 분야에 걸친 주요기구와 회의에서 동시에 의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내년에 우리나라가 수임하는 의장직은 인권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총 9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관의 장관급 핵안보국제회의, 원자력공급국그룹(NSG),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장애인권리협약(CRPD) 당사국 총회,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다자기구성과평가 네트워크(MOPAN) 운영위원회 등에서도 의장직을 수임할 예정이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