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의 시행과 그 의미
북한인권법이 지난 4일부로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개선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11년 전인 2005년에 발의된 법이다. 그러나 그동안 국회에 계류돼 있다가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 이 법의 법적 의미는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임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우리의 헌법 정신에 따라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을 함축한다. 이 법의 제정과 시행으로 인권 증진 및 보호 활동이 우리 국내법으로 성문화돼 북한 주민들에게도 구현될 수 있게 됐다.
최근 북한은 김용진 내각 부총리를 처형했다. 김정은 정권에 들어와서 고위급 간부를 재판도 없이 고사포 사살이나 총살한 수가 100여 명에 이른다. 미국은 최근 들어 북한의 인권과 관련해 대북 압박을 본격화하면서 내각 부총리의 처형을 극도의 잔혹성 사례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체제유지의 근간인 배급경제가 무너져 주민들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을 외면한 채 잇따른 핵 도발과 공포정치로 체제유지에만 골몰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의 시행은 정책대상이 북한 주민들에게 주안점을 둔다는 측면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기록센터를 통해 북한의 인권범죄를 체계적으로 기록해 처벌의 근거로 삼고, 북한인권재단을 통해 북한 주민 인권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는 것을 골간으로 한다. 이 법에 따라 통일부 산하기관으로 북한인권기록센터를 설립해 북한 이탈주민(탈북민)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인권침해에 관한 사례를 조사·기록한다. 그리고 기록된 사례들을 법무부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 이관하게 된다. 이는 북한의 인권유린 실상을 정부가 직접 조사하고 공식적으로 문건화해 북한 정권을 압박하는 동시에 향후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 근거 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미국 국무부도 지난달 말 북한 정보 유입의 확대와 인권유린 가해자의 처벌을 목표로 북한 인권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전략을 명시한 북한 인권의 전략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유엔에서도 조만간 북한의 인권문제만을 대상으로 하는 독립 전문가단(Group of Independent Experts)을 발족시킨다. 이들은 북한 당국의 반인도적 범죄 책임자의 책임 규명 및 처벌 등에 대한 처리방안을 연구한다. 인권문제를 통한 대북 압박은 북한의 인권범죄를 기록하고 공개하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북한인권법의 시행으로 이제 우리 정부도 탈북민의 면접조사 등을 통해 북한 내부의 인권범죄에 관한 기록을 축적하면서 인권범죄와 관련된 인물을 공개할 수 있게 됐다. 인권범죄는 통일 이전이라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수 있으므로 범죄 기록을 쌓아 공개함으로써 대북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 이 법이 북한 주민 인권개선의 시발점이 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이 통일 한국 시대를 여는 소금이 되기를 학수고대한다.
* 이 칼럼은 8일자 국방일보에 게재됨
유영옥 / 국가보훈안보연구원장, 국가유공자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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