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우리 군 구조 개편에 대한 개혁과제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만큼 기본법안의 법제화에 대한 토론 역시 찬·반의 차이가 분명했다. 토론자들의 의견은 문제점 제시와 더불어 찬·반 양론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그만큼 해 법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 고조와 더불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한눈으로 들여다보게 했다.

▲ 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국방개혁 2020 기본법(안)에 대한 공청회가 국방관련 전문가와 시민단체 대표, 군 관계자와 일반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konas.net

현재의 68만 1천명인 우리 군을 오는 2020년을 기준으로 18만 1천명을 감축해 50만명으로 병력을 단계적으로 축소 및 정예화하고, 47개 부대에 달하는 상비 및 향토, 동원사단을 20여개 부대로 축소해 완전성 보장과 전투효율이 높은 무기 및 장비를 확보해 타격능력을 높이고 지휘구조 또한 합참의 기능 강화와 전쟁기획 및 수행체제를 구축함으로서 현 합동군제하의 합동성을 강화하는 등의 군 개혁 단행을 골자로 하는 '국방개혁 2020에 대한 기본법(안) 공청회'가 7일 오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었다.

국회에 제출되어 국회입법과정을 남겨 놓고 최종 마무리 단계에서 국방관련 전문가들과 사회단체 대표,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방개혁기본법(안)에 대한 공개 토론회는 안광찬 국방부 정책홍보본부장을 비롯해 박춘택 전 공군참모총장, 김충배 한국국방연구원장, 김희중 국방운영혁신단장, 최돈걸 전 병무청장 등 전현직 군 장성과 방산업계 관계자, 주한 미국대사관 등 외교사절단, 참여연대 등 사회단체, 자주국방네트워크 등 많은 기관 단체의 대표 등 500여명이 국제회의장을 꽉 메운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 날 공청회는 안광찬 정책홍보본부장의 개회인사에 이어 한민구(육, 소장) 국방부 정책기획관의 국방개혁기본법(안)에 대한 설명이 있은 직후 황병무 국방발전자문위원회 위원장 사회로 이루어졌다.

토론자는 온대원 열린우리당 정책연구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각 정당의 싱크탱크 격인 정책분야 전문가들과 NGO 대표로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 정창인 재향군인회 안보연구소 연구위원, 김병조 국방대학교 교수들이 참여해 당과 단체를 대표해 의견을 피력했다.

▲ 황병무(좌로부터 네번째)국방발전자문위원장 사회로 토론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좌로부터 정창인 위원, 정용택 실장, 온대원 위원, 황병무 위원장, 정낙근 위원, 정택상 위원, 이태호 실장, 김병조 교수)@konas.net

열린우리당 정책연구원 온대원 위원은 안보분야에 대해서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주변국의 정세에 따라 상당한 변화를 초래하지만 어느 정도 공감은 된다며 다만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면서 다섯 가지의 핵심정책을 예로 들면서 토론을 벌여 나갔다.

그는 법제화의 문제, 안보환경에 대한 변화인식, 군 구조개편과 병력감축문제, 국방개혁이 한미동맹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현 경제상황하에서 621조원이 소요되는 재정의 충원문제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온 위원은 근·현대사를 볼 때 전쟁이 발생하게 되는 핵심적인 요인은 '전쟁억제의 실패'에서 기인되었다며 북한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지도부 자체를 없앨 수 있다는 억제력과 인프라를 갖는다면 병력감축은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법제화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혹과 비판 속에서도 어느 정도 오해가 불식되고 필요성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찬성편을 들었다.

정낙근 한나라당 정책위원은 예측 불가능 한 것이 안보정세인데 앞으로 15년의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정세를 어떻게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느냐 며 정부부처의 개혁과 국방분야의 개혁은 목적이나 배경자체가 달리해야 함에도 현재 군이 추진하고있는 개혁은 마치 일반 기업체가 구조조정을 하는 것과 같이 치밀하지 못한 느낌이라며 백지상태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의 정용택 정책실장은 처음 개혁안을 놓고 많은 토론이 있었기에 고민했던 부분이 기본법(안)안에 많이 담겨있지만 문제점도 많다고 지적하고, 국방부가 추진하는 개혁안은 개혁법 이라기 보다  개선이나 개편으로 보는 것이 옳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군비증강 부문에 대해서는 당의 정책노선과 연계하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현정부나 국방부가)이를 법률로 법제화하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손을 댈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정권이 바뀌면 우선 순위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법제화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개진했다.

정택상 민주노동당 상임정책위원은 현재 당장의 입법추진은 부적절하다고 반대의견을 앞서 내세웠다. 그러나 그는 한반도 평화체제 보장시 병력 50만도 많으며, 인구 구성비면에서 볼 때 현역 30만 수준 감축이 필요하며 예비군 제도의 불필요성을 제기했다.

NGO 대표로 참석한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국방분야에 대해 국민적 알 권리충족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개혁안에는 우리 군의 독자적인 작전계획도 반영되어야 한다며 법제화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비췄다.

정창인 재향군인회 안보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북한이라는 분명한 주 적(敵)이 있는데도 북한을 어떻게 억제하느냐에 대한 구체적 목표가 없다며 법안의 조목을 지적하고 병력의 50만 감축도 사회적으로 이념갈등이 첨예하고 친북좌파세력의 입지가 날로 커지는 상황하에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 법제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만일 개혁안에 대해 법제화가 이루어지면 국회 내에서 군에 대한 논쟁의 빌미를 제공하며 군의 정치문제화로 비화될 수 있다며 이 법안이 국회내에서 통과된다 해도 다음 정부 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해 정치논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방대학교 김병조 교수는 기본법의 법제화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 안광찬 정책홍보본부장

안광찬 정책홍보본부장은 토론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개혁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보장하는 핵심수단이 '국방개혁기본법'이며, 국회 승인이라는 국민적 동의절차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달성하고 국방개혁 추진을 위한 법적인 장치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라며 "금번 국회에 제출한 '국방개혁기본법(안)에는 반드시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여 일관되게 추진해야 할 과제와 개혁의 기본틀과 상징성을 반영하는 과제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그동안 사회 일각에서 국방개혁 2020과 관련해 예산확보, 병력규모 등의 문제가 국방개혁 추진에 장애가 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며 지금까지의 다양한 의견수렴등을 예로 제시한 뒤 "국방부는 정부 관련부처와 협조해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대처 방안을 검토했으며, 국민들이 공감하는 방향에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면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이 절실하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1월 25일 오는 2020년을 목표로 추진중인 국방개혁의 구체적 내용을 담은 국방개혁기본법안을 입법 예고했다.

법안은 제5조에서 “국가는 정부 부처 및 관련 기관의 원활한 협조를 통해 국방개혁에 소요되는 예산의 안정적 확보를 보장한다”는 규정을 두어, 개혁에 필요한 예산이 안정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했다. 국방부는 전날 당정협의를 거친 총 5장 38조 및 부칙 2개항으로 구성된 법안 전문을 이날 공개했다. 법안은 ▲총칙 ▲국방개혁추진 및 국방개혁위원회 ▲국방운영체제의 선진화 ▲군 구조, 전력체계 및 육군·해군·공군의 균형발전 ▲병영 문화의 개선·발전 등으로 구성됐다.(Konas)

▲ 각계 전문가와 대표들이 토론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kona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