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재향군인회, 국민행동본부 등 6개 주요 안보단체들이 9일 재일 북한 공작원인 박용씨의 입국을 앞두고 그의 간첩 활동을 수사할 것을 촉구하는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접수했다. 박씨는 민경우 전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에게 간첩 지령을 내린 인물로 알려져있다. 

▲ 민경우 전 범민련 사무처장ⓒ연합뉴스

  민씨는 출소후인 2004년 9월 역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다시 구속돼 4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대법원은 "민씨는 반 국가 단체인 조총련의 대북 공작원 박용(조총련 정치국 부장)의 지령과 활동자금을 받아 국가 기밀을 탐지, 수집, 전달하는 간첩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2005년 8월 다시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그에게 '형 집행 면제 특별 사면 및 복권'까지 내린다.

  한편 박씨는 2000년 9월 9일부터 2002년 12월 30일까지 17회에 걸쳐 민씨가 사무처장으로 있던 범민련 남측본부의 재정고문 이모씨의 하나은행 계좌로 총 3300만원을 송금한 인물이다. 박씨는 국내 친북 단체의 활동 상황 및 정치 정세와 관련된 국가 기밀을 수집 보고할 것을 지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민행동본부 등은 "박씨는 조총련 정치국 부장으로 민씨를 조정하는 인물이었다"며 "민씨는 박씨에게 국가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1998년 유죄판결을 받은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이 대검찰청에 박씨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고발장을 접수시켰다 ⓒkonas.net

  문제는 간첩 혐의가 명백한 박용이 오는 15일 '6.15 민족공동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6.15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민행동본부 등은 이날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하며 "박씨가 이번에 입국하면 반드시 국보법상 반 국가 단체 가입 및 간첩 등의 혐의로 조사해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이렇게 고발장을 냈는데도 검찰이 간첩 사건의 주범에 대한 조사를 유기한다면 책임 공무원에 대한 별도의 고발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 단체들은 "노무현 정부는 박씨가 '해외 통일 운동가'로 위장해 입국하는 것을 허용하고 공개적인 활동을 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며 "노 정부가 박씨에 대해 입국 불허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입국시 구속 수사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노 정부를 '간첩을 비호하는 반 체제적인 정권'으로 단정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 단체들은 또 "간첩활동으로 복역중이던 민경우에게 형기의 절반만 채운 상태에서 형집행면제, 특별사면, 복권 등 이해가 되지 않은 파격적 선처를 한 노무현 정부의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간첩 전력자가 어떠한 연유로 비호되고 있는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박씨와 관련된 수사를 요청한 단체는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대한민국성우회, 육군사관학교총동창회, 해군사관학교총동창회, 공군사관학교총동창회, 국민행동본부 등 6개 단체다. (konas)

 이주영 코나스 객원기자

▲서정갑 본부장이 고발장을 접수한 후 접수증을 들어 보이고 있다 ⓒkona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