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이 FTA 2차 본협상을 앞둔 공식 석상에서 반미를 선동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문화일보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10일 저녁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2차 본협상 공식환영회 인사말을 통해 "만약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한국이 분단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한국이 분단되지 않았다면 굳이 개성공단을 조성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 장내를 술렁거리게 했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한·미 FTA 2차 본협상에서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여당 정치인이 직접 나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측 협상단은 "정치인들까지 나서 무리한 주장을 하는 한국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김 의원은 "미국 국민이 개성공단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한반도 분단에 대한 역사적 부채를 갚고 우리 국민들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미국의 진정성을 확인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반도 분단의 책임을 사실상 미국에게 돌린 것이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한국이 일제 식민 통치로부터 해방되기 힘들었다는 사실과 분단의 책임이 해방 직후 신탁통치에 적극 찬성한 좌익세력 및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킨 북한 당국에게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은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의 이날 폭탄 발언에 대해 미국측 협상 실무자는 "한·미 FTA는 미래에 관한 얘기인데 한국측이 자꾸 과거의 사례를 들추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인 김원웅 의원은 이전에도 각종 친북반미 성향의 돌출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켜 자유진영 시민단체들이 '反대한민국·親北인사'로 선정했다.

 그는 올해 2월 11일 "낮은단계 연방제 추진을 위해 국보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서 세 차례나 '연방제'를 선동하는 발언을 해 보수단체들과 네티즌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었다.

 김 의원은 또 지난해 4월13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김일성을 독립운동가로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기고문에서 "김일성이 왔다. 김일성이 살아왔다. 분단 60년의 아픔, 냉전체제의 무자비함 속에서 철저하게 죽었던 그 이름 '독립운동가 김일성'의 이름으로 돌풍을 예고하며 우리 곁에 와 있다"고 썼다.

 김 의원은 지난해 7월14일에는 여야 의원 23명과 함께 미국, 일본 등 강대국의 대북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북한에 대한 강권적 외교 압력을 행사'라고 비난하며 이를 반대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논란이 일으키기도 했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미동맹을 포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서슴치 않았다. (konas)

 김 철 기자 konasnet@korv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