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주사파 운동권의 핵심 이론가이자 82학번으로 원조 주사파였던 김영환(金永煥·44) 시대정신 편집위원은 "지금까지 언론에 나온 정보들을 종합해서 볼 때 (386 간첩단 사건은)실체가 분명한 간첩단 사건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생각이 바뀐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본다지만 이들을 건드리는 데 있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칫 잘못하면 대단히 민감한 우리 사회의 뇌관을 건드려 빈대 몇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김 편집위원은 7일 PBC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진행 장성민 전 의원)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이렇게 말하고 자신이 겪었던 80년대 상황과 비교해 최근 불거진 간첩단 사건을 진단하기도 했다.

 김 위원은 "고도로 훈련된 간첩이라면 여야 정당이나 심지어 언론, 정보기관 등에 있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수준의 비전향 주사파가 자기 색깔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은 채 치밀하게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은 떨어진다"면서 "(자신이 직접)실제로 의식화시키고 오래 활동해 왔기에 토론만 몇 번 해 보면 색깔을 쉽게 전향·비전향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평했다.

 그는 또 일부 보수 진영 일각에서 뉴라이트 활동 인사들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데 대해서도 "전향하지 않고 활동하는 사람은 확실히 없다"고 단언했다.

 김 편집위원은 최근 간첩단 사건을 두고 '기획된 사건' 등 의혹의 눈길을 주는데 대해서는 주저 없이 자신의 의중을 밝혔다.

 유신이나 5공시절엔 과장된 공안사건도 많이 있었으나 "1987년 6.29 이후의 공안사건들 중 지엽적으로 잘못 수사된 경우는 있었으나 사건 자체가 조작되거나 기획되는 공안사건은 전혀 없었다"고 말하고 "운동권이란 게 직 간접적으로 다 연계가 돼 있기 때문에 조작인지 아닌지는 바로 알 수가 있다"고 확언했다.

 그는 이어 "조작된 사건은 지난 20여년 동안 없었다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언론에 나온 정보들을 종합해서 볼 때 실체가 분명한 간첩단 사건이 확실하다"고 부언했다.

 김 위원은 또 '주사파로 활동한 전력자들의 입장변화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힐 필요성'에 대해서도 "당시(80년대) 주사파 이념을 확실하게 가진 사람은 1만명, 동조세력까지 하면 30만명 정도 되지만 현재는 생각이 바뀐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말하고 "이들을 건드리는데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북한 방문을 철저히 비밀에 붙이기 때문에 운동권 세계에서도 모르고 북한에서도 일체 말해주지 않는다"면서 "과거 주사파로 활동했던 386 가운데 10여명은 북한에 다녀왔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지난 1980년대 '강철서신'을 통해 주사파 핵심 이론가로 활동했던 김영환 '시대정신' 편집위원은 지난 80년대 초 북한에서 보낸 잠수정을 이용, 경기도 강화를 통해 방북, 16일 동안 북한에 체류하며 김일성 등 북한 내 핵심인물들을 만나기도 했으나 1990년대 초반 전향했다.(Konas)

 이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