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간 논의가 진전을 거두면, 안보문제와 더불어 북한 인권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는 동북아시아 다자안보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방안은 지난 13일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와 한미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미국의 인권정책에 관한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국제난민연구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부르킹스의 로베르타 코헨 선임연구원은 특히 인권은 안보, 정치, 경제 등과 함께 논의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하고 지난 70년대 헬싱키 접근법과 유사한, 동북아시아 '다자안보협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헨 선임연구원은 "동북아시아에서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다자협의체제를 만들어 논의대상을 다양화하고 핵문제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제, 인권문제 등을 다 다루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헬싱키 접근법이란, 미국과 유럽이 舊 소련에 대해 안보는 물론 경제와 인권분야에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한 다자적 압박과정을 뜻한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지난 1975년 舊 소련과 전쟁방지와 인권보호를 골자로 하는 헬싱키 협약을 체결했는데, 이 협약을 근거로 소련과 동유럽 국가의 인권개선을 적극 촉구한 바 있다.

 코헨 연구원은 또 자신이 제기한 동북아 다자안보협의체제의 구성시기와 관련해 현재는 북한 핵문제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진전을 이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토마스 허바드(Thomas Hubbard) 전 주한미국대사도, 동북아시아 다자안보협의체제를 구성해,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에 동감을 표시하고 미국-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논의하는 실무협의에서도 북한 인권문제가 논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날 토론회에서 미국의 대북인권정책에 대한 평가를 통해 미국의 민간연구소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스콧 램브란트 연구원이 지난 2004년 발효한 북한인권법안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내용도 전했다.

 램브란트 연구원은 또, 북한인권법에 따라 2005년 임명된 제이 레프코위츠 미 북한인권 특사의 역할에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법률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시간제로 북한인권특사 직을 맡고 있는 레프코위츠 특사가 북한인권문제에 전적으로 관여하는 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Konas)

 정미란 기자 sori@kona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