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씨총연합회, "성씨가 다르면 어떻게 친형제·친남매라 할 수 있나"

 법제처가 아버지의 성(姓)을 따르는 '부성승계 원칙'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781조 제1항) 개정을 추진중인 가운데, 한국성씨총연합회·정통가족제도수호범국민연합(정가련) 등이 이에 반발하며 실력행사에 나섰다.

 27일 서울 신촌에 위치한 거구장에서 열린 '한국성씨총연합회 정기총회' 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부성승계원칙 폐지 기도 규탄대회」를 갖고, "국민과 종중(宗中)이 하나가 되어 결사적으로 투쟁, 이를 저지하겠다"고 천명했다.

▲ ⓒkonas.net

▲ ⓒkonas.net

 한국성씨총연합회는 관련법 개정이 "전통적 가족제도 해체와 성씨제도 근간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친생부모 슬하 자식의 성씨와 본관이 각각 다르다면 이를 어떻게 친형제·친남매 지간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부성주의(父姓主義)가 "성씨 본관과 항열자에 따라 친족간의 계촌과 혈족을 가려내고 서로 상부상조·화친하는 가족제도"라며 "끈끈한 친족애로 피는 물보다 진한 정 많은 민족으로 널리 알려져 세계의 석학들이 '다른 민족들이 본받을 가족제도'라고 침이 마르도록 극찬하고 있다"고 밝혔다.

▲ 각 성씨문중에서 보낸 화환들. ⓒkonas.net

 이와함께 "지난 2005년 2월 헌법재판소에서도 '부성주의 자체는 개인의 존엄을 해칠만큼 위헌이 아니다'라는 결정을 내렸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이를(법개정 추진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국성씨총연합회 황상득 총재는 대회사를 통해, 법제처의 민법개정 추진은 "남녀평등과 개인의 인권을 내세워 가족해체를 도모하려는 지극히 위험하고 비윤리적인 발상"이며 "우리 민족을 금수(禽獸)로 전락시키는 부당한 기도"라고 성토했다.

 이어 "인간에게 화목한 가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요람"이라며 "이를 지키고 보호해 주는 것이 정부와 대통령이 해야 할 마땅한 의무인데도, 가족과 가정의 해체와 파괴를 가속화시키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한심하고 비분통탄 할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 행사장 앞에 나란히 놓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화환. ⓒkonas.net

▲ ⓒkonas.net

▲ ⓒkonas.net

 또 "남녀대결 구도를 인위적으로 조장하여 전통문화 파괴와 이로 인한 가족 해체를 선도하는 여성가족부는 해체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성씨총연합회 등은 이번 민법개정 추진이 '모계성 허용'을 요구해온 소위 여성단체들의 의견을 법제처에서 받아들인 결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와 관련해 여성부 및 여성단체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한국성씨총연합회는 각 성씨문중들이 법제처 및 관계기관(법무부, 여성가족부, 한국여성개발원, 한나라당, 국회법사위 등)에 민법개정 반대 의견을 전달해줄 것을 호소했다.(konas)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