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논란으로 여.야 국회일정이 실종되어 7월 아프간 파병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아프간 PRT 인원의 경호.경비를 담당하는 국군부대 파병 동의안의 2월 중 국회 통과 시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예정대로 PRT 인원과 보호병력을 7월께 파견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PRT 본부 사무실과 숙소 및 기타 시설에 대한 공사가 마무리돼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 먼저 예산 확보를 위한 파병안 국회 통과가 돼야 한다.

정부 소식통은 18일 "7월 파병이 이뤄지려면 늦어도 3월부터는 공사가 시작돼야 하지만 세종시 파동 등과 맞물려 파병안의 국회 처리가 6월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해 국제적 신뢰문제로 파급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파병안이 6월 국회에 가서야 통과될 경우 정부의 '아프간 7월 파병' 계획은 물리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파병안 국회 통과가 지연될 경우 아프간 적대세력의 급조폭발물 공격에 대응하는 장비 구매 일정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방위사업청은 미국에 대해 MRAP(지뢰방호장갑차량)과 MATV(지뢰방호 전지형 장갑차) 등 2기종을 구매하겠다는 제안서를 보내놓은 상태다. 미군이 사용 중인 MRAP과 MATV 가운데 MATV가 기동성이 우수하고 성능이 양호한 것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군은 MATV를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MATV는 5인승, 10인승 두 종류가 있으며 방사청은 파르완주 파병 지역 지형에 맞는 장비를 구매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군은 MRAP 10여대를 구매하기가 어려울 경우 MATV 20여대를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파병 동의안이 통과되지 않아 파병 예산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면서 "일단 미측에 장비 판매 의사가 있는지 여부만이라도 확인해 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군 당국자의 우려에 대해 "파병안의 국회 처리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가건물이나 바그람 기지 시설 등을 이용해 일부 PRT 요원과 병력은 예정대로 7월에 파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제사회와 약속이자 여야가 합의한 사안인 만큼 2월 임시국회에서 예정대로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예비역 군 원로 출신들은 "여.야가 국내문제와 국외문제를 분리하여 하루빨리 아프간 파병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재향군인회 안보국장(예비역 육군소장 서진현)은 "세종시 문제로 국제적인 약속인 아프간 파병이 지연되거나 무산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초월하여 국제 테러에 대비하는 슬기로운 모습을 보일 때"라고 강조했다.(konas)

코나스 권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