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자발적 헌납을 호소하던 군량미를 강제로 거두어 들이고 있어, 가뜩이나 식량난을 겪고 있는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은 양강도 소식통의 말을 빌어 “군량미 헌납 운동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자 이젠 강제로 할당량까지 정해 내려 먹이고 있다”며 “군량미를 강제로 모아들이라는 지시가 내리면서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의 경우 지난 12일부터 열흘 동안 자발적으로 군량미를 바치라고 호소했으나 불과 200톤밖에 거두어들이지 못했고 그나마 대부분이 노동당 입당 대상자들과 중국에 드나드는 장사꾼들이 바친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입당 대상자들이나 중국에 드나드는 장사꾼들의 경우, 군량미를 바치지 않으면 불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바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당국의 강조에도 불구하고 군량미 헌납이 없자 아예 강제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함경남도 함흥시의 한 간부소식통도 “각 도와 각 시군 인민위원회들에 ‘군량미 상무’가 조직되었다”며 “책임자는 각 도당 조직부장”이라고 전했다.

 또한 김정일의 생일인 다음달 16일까지 한 달 기간을 ‘군량미 헌납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에 전국적으로 10만 톤의 군량미를 책임지고 거두어 들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당국이 본격적인 군량미 강제징수에 나서면서 “함경남도의 경우 매 가정세대들에 의무적으로 50kg의 군량미를 바칠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군량미를 바친 정도에 따라 조직별로 강도 높은 사상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군량미 징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음에도 지난 22일 현재 함경남도의 군량미 징수 량은 550톤 정도로 전국을 다 합쳐도 1만 톤에도 못 미친다고 덧붙였다.

 특히 소식통은 군량미 강제징수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함흥시 간부는 가정세대들마다 군량미 50kg씩 강제로 내려 먹이면서 정상적인 배급이 이루어지던 당 기관과 사법기관 일꾼들의 배급마저 중단되었으며 현재는 군수공장 노동자들도 배급을 받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양강도 소식통은 “함경남도와 황해남도, 강원도에서 강제적인 군량미 징수가 이루어지고 있고 다른 도에서는 표면적으로는 자원성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조만간 나머지 도에서도 강제징수가 이루어 질 것 같다”고 말해 북한군의 군량미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 설명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