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내 한국 지방재건팀(PRT) 개소식을 닷새 앞두고 PRT가 주둔해있는 차리카 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외교통상부는 8일 오후 7시30분(현지시간)께 한국군과 경찰, 민간인 369명이 근무중인 차리카 PRT 기지에 휴대용 로켓포탄 5발이 떨어졌다고 9일 밝혔다.

 로켓포탄 5발 가운데 2발은 PRT 기지 외곽에, 3발은 기지내 식당 인근 공터에 떨어져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포격 직후 우리측 요청에 따라 현지 경찰이 출동해 20분 만에 상황이 종료됐다.

 정부는 아프간측과 공동으로 피격지점 주위를 점검하면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탈레반 등 적대세력에 의한 공격인지 여부를 중점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누구의 소행인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관련 첩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5발이 거의 같은 방향에서 발사됐다"며 "CCTV 등을 조사한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운용 합참 민심차장은 보충설명을 통해 "RPG-7 5발 공격을 받은 뒤 바그람기지 주둔 미군과 협조로 기지 주변을 정찰했으나 특이동향이 없어 상황이 종료됐다"면서 "기지로부터 800m~1㎞ 거리에서 공격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 정도 거리라면 우리 군의 감시자산으로 포착할 수 있지만 공격지가 마을이고, 집들이 3~5m 높이의 담으로 둘러싸여 식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또 "현재 우리 군은 4단계로 이뤄진 방호태세를 두 번째로 높은 3단계로 유지하고 감시자산을 강화하고 있다"며 "부대원들은 적대세력보다 화력이 우수한 개인화기와 K-11 복합소총, 박격포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PRT 기지 주변의 마을 주민 90~95%는 탈레반에 거부감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포격 당일 아프간을 방문 중이던 김관진 국방장관은 오전 10시30분부터 두시간 동안 PRT 경호 임무를 수행하는 '오쉬노부대'를 방문해 현지상황을 보고받고 장병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이 기지를 방문한 지 7시간 만에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오는 14일 개소식을 갖는 우리 기지가 공격당한 것은 적대 세력에게 김 장관의 방문계획과 동선이 노출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격이 김 장관을 노린 표적공격이거나 개소식을 방해하기 위한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정부도 14일로 예정했던 차리카 PRT 기지 개소식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공격에 사용된 무기는 전 세계 게릴라들이 AK-47소총과 함께 주로 사용하는 RPG-7로켓이다. 이라크전이나 아프간전에서도 반군과 탈레반들이 주로 쓰고 있는 무기다. 삼호주얼리호 인질 구출작전에서도 우리 해군에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쓰였던 것이 바로 이 로켓이다. 당시 해군은 해적이 ‘최영함’에 RPG-7을 겨냥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즉각 조준사격해 무력화시켜 커다란 인적, 물적 피해를 방지했다.

 북한 군에서도 '7호 발사관'이란 명칭으로 이 RPG-7을 분대에 1정씩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식명칭은 'RPG(Rocket-Propelled Grenade)-7' 로켓추진 유탄발사기로 불리며, 발사기가 로켓탄을 초속 117m의 속도로 발사하면 10m쯤 날아간 뒤 로켓탄의 추진체가 점화, 초속 294m의 고속으로 목표를 향해 돌진해 간다. 고정목표에 대해선 500m, 이동목표에 대해선 300m의 유효 사정거리를 갖고 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