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생일을 전후해 주요 포털사이트 카페나 진보진영 단체 홈페이지 등에 김정일이나 북한 체제를 노골적으로 찬양하는 글들이 발견돼 경찰청 보안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 적발된 사이트 중에는 이미 서울지방경찰청 보안과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해 온 '세계물흙길연맹'과 '통일파랑새' 외에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민주노총', ‘통일뉴스’, '범민련남측본부', '자주독립통일민중연대' 등이 포함돼 있다.

 다음 카페 ‘세계물흙길연맹’에는 “경축 2·16. 백두산의 아들로 탄생하신 당신 있어 우리 민족은 영광입니다. 민족의 운명 책임지신 당신 있어 우리 민족은 긍지입니다. 이땅 위에 백두 해돋이의 빗발이 넘칠 날까지 부디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의 건강을 축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 있다.

 민주노총 자유게시판에는 15일 밤 '김정일 위원장과 백두산 밀영 생가'란 제목으로 김 위원장의 생가가 혁명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있다.

 다음 카페 '통일 파랑새'에도 '조선이 초강성대국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북한은 “대화, 정의가 통하는 사회” “조선의 사회 제도가 주체적이고 합리적”이라며, “지금까지는 미제의 침략을 쳐부수고자 국가 총생산의 많은 부분을 선군정치에 할애하였지만 미제를 제압한 지금은 '모든 것을 인민생활 향상을 위하여'로 변환하였음을 알 수 있다”는 글이 올라 있다.

 이에 사이버안보감시단 블루 아이즈는 “빨치산교사 수사와 관련, 한 치의 흔들림없이 국정원이 수사해 주기를 격려 부탁드립니다”라며, 김형근의 왜곡 행위와 ‘통일 파랑새’에 올라 있는 이적문건, 노동신문 게시물 등을 공개했다.

 블루 아이즈에 의하면 '통일 파랑새'는 지난 수 년간 인터넷 상에서 북한이 발행한 사상서적을 게시해 회원들끼리 학습을 하거나 북한의 주장을 적극 지지하며, 북한의 노동신문 보도문과 각종 성명서, 북한의 대남선전 웹사이트 ‘우리 민족끼리’ 게시물을 그대로 게시하면서 김정일 3대세습과 북한체제를 적극 찬양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국정원이 지난 달 27일 김형근(前 전북 관촌중 교사)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서울 장위동 김씨의 숙소와 낙원동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부당수사, 공권력 탄압, 인권 유린’을 주장하며 사이버 상에서 국보법 폐지와 김형근의 무고를 주장하고 있다.

 김형근은 전북 임실군 관촌중학교에 근무하던 2005년 5.28~29까지 순창군 회문산에서 열린 '남녘통일애국열사 추모제' 전야제에 학생, 학부모 등 180여명과 함께 참가해 학생들에게 “제국주의 양키놈 한 놈도 남김없이 섬멸하자. 미국과 이승만 괴뢰정부를 끝까지 타도하자”는 빨치산 출신의 발언에 손뼉치고 구호를 외치게 했다. 

 뿐만 아니라 동료 교사들에게도 이-메일을 통해 김일성 주제사상을 전파했다. 이에 이적표현물을 소지하며 이를 각종 행사 등에서 전파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ㆍ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ㆍ2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자유민주주의의 정통성을 해칠 만한 실질적 해악성이 없거나 인식이 없었다”고 판단했고 보수단체들은 이에 극렬하게 반발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한편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 북한 체제 등을 찬양하는 글을 올려 경찰이 폐쇄 조치한 친북 성향의 사이트는 무려 26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