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소련의 반체제 인사로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사상적인 배경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나탄 샤란스키 유대인기구 의장이 최근 중동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바람이 북한에서도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란스키 의장은 16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주관한 중동 민주화 관련 브리핑에 증인으로 참석한 뒤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날 샤란스키 의장은 “독재정권이 붕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이유는 진정한 독재 신봉자였던 많은 사람들이 점차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긴 하지만 더 이상 독재정권에는 동의하지 않는 이중적 사고를 갖게 된다”며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저는 마지막 남은 공산주의 독재국가인 북한에도 최근 중동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바람이 조만간 불어닥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샤란스키 의장은 자유세계가 독재정권을 포용하려는 정책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논의중인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서도 지원된 식량이 독재정권의 정치적인 생존을 돕는 데 전용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샤란스키 의장은 “한국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서의 삶과 북한에서의 삶이 어떻게 다른지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더욱 더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한다. 구 소련 시절에 인공위성 TV나 인터넷도 없었고 심지어 팩스나 타자기도 사용할 수 없었지만 우린 외부 세계의 소식을 듣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지금은 그 때보다는 소통이 훨씬 더 쉬울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북한의 민주화를 지원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그는 “과거 미국이 소련에 지원한 식량도 일부 엘리트 계층에게만 지원돼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결국 굶어 죽은 사례가 있다”며 “북한이 스탈린 시절의 소련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과 같은 혹독한 독재정권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은 그들의 정치적인 생존을 돕는 길”이라고 대북식량지원에 대한 견해도 피력했다.

 또한,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서도 샤란스키 의장은 “독재정권이 주민들은 생각하지 않고 정권의 안녕만 생각한 탓”이라고 비판하면서, 북한 핵에 대해 적극적 대응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정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중 하나인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지만, 가장 잘 사는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이 핵개발을 생각조차 않고 있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샤란스키 의장은 ‘민주주의론’의 저자로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 외교정책의 핵심이었던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에 기본 철학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