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후계체제 6개월..전문가 평가와 전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삼남(三男)인 김정은이 작년 제3차 노동당대표자회(9.28)에서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이후 6개월이 됐다. 이에 코나스는 북한이 경제난 심화와 중동의 `재스민 혁명' 바람 등 국내외 위기 속에서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평가와 전망 등을 전문가 4명의 의견을 정리해 본다.
◇김정은 등장 6개월 평가와 전망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김정일의 측근 중 수행하는 빈도가 제일 높고 수행 공간이 군, 기업, 공연 등 전 분야에 걸쳐 있는 점, 또 이에 대한 매체들의 연출 보도 등은 김정은이 2인자 지위를 명확히 굳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 조직비서로 인사권에 개입해왔고 김정일에 올라가는 보고를 검열하는 통제체계도 구축했다. 당과 공안기관을 장악해 파워 엘리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어 쿠데타 발생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또 리영호와 김정각이 군부 핵심측근으로 남아 김정은 보위에 나서고 있어 누구도 도전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김정일이 언제 숨진다 해도 후계체제 안착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김흥규(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 경제난 심화를 비롯한 여러 문제점에도 후계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왔다. 김정일은 김정은의 취약성이나 권력누수 현상의 문제점을 숙지하고 있어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관여와 영향력 행사를 통해 잠재적 위험인물을 무력화하고 제도화 작업 등 김정은 권력 공고화에 진력할 것이다. 김정일이 2010년 8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방북때 이를 적극 활용하지 않고 방중카드를 선택한 것은 대외관계 차원의 승계체제 구축 노력이다. 김정일은 일련의 대화 촉구에도 미국의 강경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후계체제 공고화를 위해 중국 의존이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려고 카터를 냉대한 것 같다.
◇4월 최고인민회의 관전 포인트
▲조명철(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내달 7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제12기 4차회의)에서는 '당 지도자' 김정은에게 '국가 지도자' 자리를 부여해줄 전망이다. 김정은은 후계자로서 국방위원장직도 법적으로 이어받을 수 있으나 이번에는 제1위원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김정일 때와 달리 김정은은 아버지 건강 문제로 아주 압축적으로 '고속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정성장 = 조명록 사망과 김일철 국방위원 해임(2010.5)에 이어 16일 국방위원직을 겸한 주상성 인민보안부장 해임으로 생긴 결원 충원식으로 김정은의 국방위 진입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아닌 만큼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안될 수도 있다.
◇후계체제 `연착륙-붕괴' 가능성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 = 일각에서 김정일 사망, 군부내 소요 개연성 등으로 정권 붕괴 또는 후계작업 차질 등의 시나리오를 제기해왔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경제난 심화에도 승계에 필요한 절차와 과정의 핵심인 당대표자회 인준을 거친 이상 정상적인 방법으로 김정은 권력을 통제하거나 제어하기 어렵다. 다만 안정적인 승계의 핵심인 생활경제를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체제 안정과 직결될 것이다.
▲김흥규 = 경제위기나 국제적 고립을 불안정 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이런 문제로 체제가 붕괴된 경우는 없다. 붕괴는 외적요인이 들어가거나 체제 자체내 핵심 엘리트그룹이 분열돼 체제유지 의지가 없어질 때 가능해진다. 일정 수준의 불안정 상황이나 안보위기는 오히려 체제의 공고화에 도움이 된다. 김정은은 완전고립 상황을 피하려고 중국에 크게 의존하면서 대일관계 증진에도 역점을 둘 전망이다.
▲조명철 = 일본 대지진 참사에 대한 북한 언론의 변화된 보도 행태는 향후 적극적인 대일관계 개선의지를 보여준 것 같다. 북한 언론은 동남아의 쓰나미 참사 때는 물론 우방인 중국의 쓰촨(四川)성 대지진 때도 이처럼 방대하게 보도하지 않았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신임 외무상이 9일 취임 회견에서 북한이 성의있게 대하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하는 등 대화국면이 성숙해 온 만큼 이번 참사를 계기로 북일회담 분위기를 마련하려는 것 같다.
◇김정은 방중 시기
▲정성장 = 김정은도 대미관계보다 대중관계를 증진하며 경제원조를 얻어내 내부적으로 외교력을 과시하려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춘궁기를 고려해 이르면 최고인민회의 개최 이전에 방중할 가능성이 크다.
▲김흥규 = 김정은은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들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경제지원과 군사적 보장 약속도 끌어내려면 방중이 필요한 시점인데 내년에는 양국 모두 세대교체 등으로 바쁜 만큼 올해가 좋은 시기다. 하반기에는 식량난 심화 등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어 상반기에 방중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후계체제 과제 및 급선무는
▲전영선 = 후계체제의 장래는 정치, 권력 갈등보다 경제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경제난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 자유와 권력은 통제할 수 있어도 자본통제는 어렵다. 장마당 등 통제불능의 경제문제가 본격화되면 후계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얼마나 보여줄 것인지가 후계체제 확립의 관건이다.
▲정성장 = 아버지보다 개방·실용적 사고를 갖췄으나 군사 모험주의적 경향이 강해 사소한 갈등도 군사충돌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경제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후계구축 과정에도 불안정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군사적 모험주의의 탈피가 시급하다. 또 이산가족 상봉, 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 등 체제에 큰 위협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통큰 결단'을 내리면 정상회담 개최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정상회담은 김정은 체제의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명철 = 경제위기의 해소가 시급한 만큼 국제사회와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중국의 지원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면 대외종속 문제가 야기된다. 중국이 설사 계획 중인 투자약속을 모두 이행하더라도 온전한 경제 소생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의 개발수요가 엄청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투자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핵포기와 개혁개방 노력이다.(konas)
코나스 권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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