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중진 상원의원들이 2016년을 목표로 현재 추진중인 주한미군 기지 이전의 재배치 계획을 전면 보류하고, 주한미군의 가족동반 확대 계획도 재검토할 것을 11일 미국 국방부에 요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방송은 칼 레빈(민주, 미시건) 상원 군사위원장과 존 메케인(공화, 아리조나) 상원 군사위원회 간사, 짐 웹(민주, 버지니아)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 등 3명이 이 날 성명을 통해 미국 국방부의 동북아시아 미군기지 재편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전했다.

 의원들은 주한미군 기지의 이전을 포함해 현재 국방부가 동북아시아에서 추진중인 미군기지 재편 계획이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실행불가능하고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고 주장했으며, 특히 웹 위원장은 별도의 자료를 통해 현재 추진중인 기지 이전 계획이 주한 미군의 미래 역할에 걸맞는 작전태세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입안됐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는 “주한 미군의 규모와 배치 그리고 한국군과 호환 가능성이 의심스럽다”면서 미군이 한국군이 수행 가능한 역할을 중복 수행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의 임무에 관한 면밀한 재검토를 제안했다.

 또한 웹 위원장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 준수 여부가 주한미군의 수가 아니라 미군이 수행하는 임무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기지 이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주한미군의 감축도 시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웹 위원장은 미국의 어려운 현 재정 형편상 비용 절감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현재 진행중인 평택의 캠프 험프리 기지로의 주한미군 기지의 이전 사업비용이 대폭 늘어난 점과 한국 정부와 늘어난 사업비를 분담할 방안이 명확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때문에 이같은 주한미군의 기지 이전과 관련한 전면 재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현재의 재배치 계획을 전면 보류하라고 제안했다.

 웹 위원장은 주한미군의 가족동반 근무 확대도 재검토 대상으로 지적하면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가족을 동반해 장기간 근무하도록 하겠다는 개념에 설득력이 없고 그 비용도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았다”며, “북한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예측 불가능하므로 가족을 동반하는 주한 미군의 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지도부가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를 포함해 국방부의 각종 정책 결정과 예산 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함에 따라, 주한미군 기지의 이전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된다.

 미국 의회 관계자는 레빈 위원장과 웹 위원장이 이미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만나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 재검토를 포함해 동북아 주둔 미군의 재배치 계획 재검토를 논의했으며, 상원 군사위원회가 이번 제안과 관련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따라 2012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 심의 과정에서 이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