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구걸행각, 누굴 위함인가"
김정일이 지난 20일 중국방문길에 올라 22일 오후 7시 50분 장쑤(강소)성 양저우(揚州)에 도착했다. 김정일은 사흘만에 유명 관광지 서우시후(瘦西湖) 변의 양저우 영빈관에 여장을 풀었다. 작년 두차례에 이어 1년사이 벌써 세차례 방중이다. 그만큼 다급한 사정이 생겼다는 뜻이다. 이번이 그의 일곱차례 방중이다.
1년새 세차례 방문할 만큼 사정, 급박해
방중 첫날인 지난 20일 김정일은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의 홀리데이인 호텔에 투숙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이날 밤 9시 10분 특별열차로 창춘(長春)으로 달려갔다. 기착지로 추측되었던 하얼빈과 랴오닝성 선양(瀋陽)도 무정차 통과했다. 長春에서는 나선에 투자한다는 이치(一汽)자동차를 방문, 차(車) 선물을 받기도 했다.
그는 방문도시에서 최소 하루 밤을 묵었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엔 2박 3일간 호텔 숙박 없이 전용특별열차로 30시간동안 무려 3,000km를 이동했다. 22일 그가 도착한 양저우는 중국정계의 막후 실력자인 장쩌민 전 주석의 고향이자 김일성이 1991년 그곳에서 장쩌민과 회담했던 도시이기도 하다.
김정일의 방중목적에 대해서 이런저런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방중에 대해서 북한과 중국의 관영매체들도 침묵하고 있는 지금 누구도 방문목적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가 방문을 마치고 돌아간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 방문목적과 결과가 밝혀지는 것이 지금까지 김정일 방중의 전례였다.
지금 북한이 처한 식량부족등 급박한 사정으로 보아 그의 이번 방중목적도 총체적인 구걸행각, 속국의 예속(隸屬)행각으로 봐야 할 것이다. 식량구걸과 북중경제협력강화, 그리고 김정은 후계구도 공고화가 목적일 것이다.
북한은 악재 투성이 사면초가, 매달릴 곳은 중국뿐
북한은 지금 정권출범 후 최대의 위기상황에 처해있다. 북한에는 식량도 외화도 모두 고갈되었다. 두 차례 핵실험과 천안함폭침 및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남북관계도 단절되었다. 생명줄이던 금강산과 개성관광도 3년째 중단되었다. 이로 인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국제사회와의 폐쇄고립도 최악상태다. 주민들의 집단기아도 극에 달했다. 오랜 굶주림으로 인해서 정권의 신뢰도 땅바닥을 지나 벼랑 끝으로 곤두박질쳤다.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
따라서 김정일이 아들 정은에게 물려줄 것이란 달랑 민족 공멸의 핵무기와 4면 초가의 총체적 고립뿐이다. 이런 최악상황아래서는 김정일이 주민들에게 큰소리 쳤던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이 열리기는커녕 꽁꽁 닫힐 판이다. 김정일 父子에게는 모든 것이 악재투성이요 앞길이 꽉막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안개 속이다. 이런 상황아래서 나온 카드가 1년 사이 김정일의 세 번째 중국방문 구걸행각이다. 매달릴 곳은 중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먼·무단장·하얼빈·창춘 일대 네티즌들도 "북한에 가만히 있지 않고 뭐하러 왔나. 설마 또 식량 떨어졌느냐?" 같은 글을 올리고 그를 '김뚱뚱이'로 도 비하했다.
그의 구걸행각목적의 첫째가 대규모 식량지원이고 둘째가 동북3성과 나선지구를 묶는 광역경제개발계획이다. 차기 중국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도 친분을 두터이 함으로써 김정은 후계구도에 대한 신뢰를 쌓고 공고화하는 것도 중요목표다. 김정일의 건강을 중국과 한국에 과시하는 것도 부차적 노림 수일 것이다. 중동재스민민주화혁명바람을 공동차단 하는 전략도 세울 것이다.
김정일이 이번 방중 구걸행각에서 이런 목적을 한꺼번에 달성하기도 어렵거니와 설령 그렇게 된다하더라도 이것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을 위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그의 궁극적 방중 구걸목적은 핵무장을 전제로 한 김정일-김정은 중심의 호화사치를 위한 족벌세습장기폭정의 공고화며 북한주민들의 노예화를 가속화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이런 반인륜적 방중 구걸과 對中隸屬심화 행각목적은 북한주민들의 집단기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중국은 알아야 한다. 김정일의 이런 구걸목적 달성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상시적인 안보불안만 초래할 뿐이다.
북한주민들은 헐벗고 굶주리는데도 김정일은 초호화호텔수준의 특급전용열차를 타고 광할한 중국땅을 누비면서 보아란듯이 호화구걸행각을 한다는 것은 북한주민들의 용서받을 수 없는 증오와 응징보복심리를 자극할 것이다. 중동재스민혁명바람이 북한까지 미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김정일이 사흘동안 장시간 열차를 탈 수 있는 건 특별열차가 '달리는 특급호텔'로 불릴 만큼 안락하기 때문이다. 방탄 설비가 돼 있어 그의 신변보장도 될 수 있다.
중국, 이번엔 핵폐기와 개혁개방 꼭 관철시켜야
22일 도쿄에서 한중일 삼국정상회담에 참석한 원자바오(溫家寶)총리는 김정일의 방중과 관련,"중국의 발전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들의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기회를 주기 위해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같은날 "개방된 중국, 경제 발전 성과가 현저한 중국을 보는 것이 김정일에게 반드시 '올바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북한 사이에 중국(과 북한의 고위층 간)의 이 통로가 줄곧 닫히지 않았다는 데 세계는 다행스러워 해야 한다"고 했다. 마치 중국이 북한을 언제든지 입맛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듯한 자만섞인 논평이었다.
중국지도부는 이번 김정일에게 분명히 최종적으로 경고해야 할 것이다. 김정일은 지금까지 방중때 마다 중국산업시설을 둘러보는등 개혁개방하는척 시늉만했다. 그가 앞으로는 그런 거짓몸짓 그만하고 중국처럼 개혁개방하고 핵무기도 완전히 폐기 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인식을 중국당국은 분명히 김정일 뇌리에 심어줘야 할 것이다(konas)
여영무(뉴스앤피플 대표,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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