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4.15군(軍)열병식에 대한 분석
북한은 김일성 100회생일(태양절)을 맞아 2012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군(軍)열병식(閱兵式)을 벌였다. 열병식에 공개한 무기와 장비는 총 34종 880여대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공개된 것은 1992년 4월 25일 창군60주년 기념퍼레이드로 26종 707대가 동원됐다. 이번에 신형 대전차 로켓, 지대공 미사일, 방사포, 장갑차, 자주포, 견인포, 대공포, 전차, 지대함미사일, 자폭형(自爆型)무인공격기, 탄도탄요격미사일, 탄도미사일(화성, 노동, 무수단, 신형 ICBM)가 참가했고 공군전투기의 시범비행(5분간)이 있었다.
이날 처음 공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길이 18m, 직경 2m로 대형 발사차량(바퀴16개)에 실려 움직이는 이동식 미사일이다. 군 소식통은“실전 배치된‘무수단’중거리 미사일(사거리 3000~4000km)보다 크고 길어, 개발에 성공했다는 가정 아래 미국 알래스카까지 위협할 수 있는 사거리 5000~6000km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무수단은 1단 추진체(로켓)인데 신형 미사일은 여기에 2단 추진체를 추가, 사정거리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그러나 이 미사일이 아직 실전배치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북한이 최근 신형 ICBM 엔진 연소시험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올 2월까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기존 대포동2호(은하2호)보다 개량된 신형 ICBM급 미사일의 엔진시험을 4차례 이상 실시했는데 폭발사고까지 발생해 결국 실패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그리고 자폭형 무인공격기는 미국제 고속 대공(對空)사격 표적기인 MQM-107D ‘스트리커’를 북한이 중동 국가를 통해 밀수입해 공격기로 개조한 것이다. 소형 폭탄을 달고 비행하다 원격조종으로 우리 서북도서 등의 목표물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정은(최고사령관, 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 제1위원장)은 열병식에서 20분간 공개 연설을 했다. 김정은이 북한 주민은 물론, 세계를 향해 육성으로 자기 생각을 알린 건 처음이다. 김정일은 1992년 4월 창군기념일에“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 있으라”는 한마디를 한 것 외엔 공개 연설을 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김일성을 19차례, 김정일을 15차례 언급했다. 그는 약소국이던 북한이 “당당한 정치·군사 강국”이 됐고,“적들이 원자탄으로 우리를 위협·공갈하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면서 그 공(功)을 모두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돌렸다.
김정은은 선군(先軍)을 강조하며“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민의 군대를 백방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연설했다. 김정은은“조선인민군 육·해·공군 및 전략로케트군”이라는 표현을 사용,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전담하는 대규모 군부대가 있음을 과시했다. 실제로 평양 강동군에 있는 로켓군사령부는 군단급 부대 규모지만 예하에 미사일 3개 사단을 갖고 있어 제4군(軍)으로 대접받고 있다.
그는“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확고한 결심”이라면서“경제 강국을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길에 들어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경제 강국의 대문을 열지 못했음을 실토한 것이다. 그의 연설은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앞으로”라는 구호로 마쳤고, 청중은 연설 중간중간‘만세’를 외쳤다.
열병식에 백마 타고 하얀 망토를 두른 기마부대가 등장했다. 사열대(주석단) 수뇌부도 하얀 군복 차림이었다. 김일성이 옛 소련군 장교 예복을 본떠 즐겨 입었다는 옷이다. 김정은이 할아버지 통치스타일을 따라 해 북한주민의 마음을 얻어 보려는 의도로 연출한 것들이다. 그리고 열병식 내내 펼쳐진 대규모 카드섹션에는 ‘김일성, 경축4.15, 김정일, 김정은, 영광, 인공기, 주체, 선군정치, 무적강군, 일심단결, 결사옹위, 강성대국, 조국통일’의 글자가 나타났다.
사열대 위치를 통해 군부서열(軍部序列)이 조정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장성택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총정치국장 최룡해가 김정은 바로 오른쪽에 위치했다. 최룡해 다음에 이영호 총참모장, 그 다음에 김정각 인민무력부장이 서서 김정은을 보좌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최룡해는 물론이고 김정각이나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김정은 주변 군부 인사들이 야전형이라기 보다는 정치군인형 인물들”이라며“총정치국이 군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사열대에서의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김영철 정찰총국장과 김격식 전 제4군단장의 모습이 김정은 주변에서 포착된 것도 의미가 있다. 두 사람은 2010년 천안함 폭침(爆沈)과 연평도 포격 도발의 주역으로 알려진 대남 강경파다. 특히 김격식은 4군단장에서 교체된 이후 대외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왔다. 김정은이 이들을‘잊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은 향후 대남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높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대포동2호 발사(2012.4.13) 실패의 책임을 물어 숙청 가능성이 제기됐던 담당자 3인방은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도춘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와 주규창 기계공업부장은 열병식에 등장했다. 또 군수경제를 담당하는 백세봉 제2경제위원장을 포함해 세 명 모두 로켓 폭발 당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에 유임됐다. 김정은은 올해 2월 김정일 생일을 맞아 박도춘에게 대장 계급을, 주규창과 백세봉에게 상장 계급을 줬다.
4.15군(軍) 열병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김정은 시대가 진입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3대 세습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 김정은은 여기서 김정일의 선군노선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김정은은 이번 탄도미사일(대포동2호) 발사 실패를 만회하고 북한주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탄도탄 추가 발사, 핵실험과 대남 도발 등을 해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국론 결집, 군사대비태세 강화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북한의 추가도발을 억제해야 할 것이다.(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 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안보칼럼] 한미연합연습 축소에 따른 우리 군의 대책](/img_data/article/110307/110307_3777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