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기초가 튼튼하지 못해서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5-08-11 오전 11:33:29
공유:
소셜댓글 : 0
twitter facebook

  북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들입니다. Swiss나 Denmark도 둘러볼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요 작은 나라들이 어쩌면 이렇게 생활의 환경을 아름답게 가꾸어 놓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감탄하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비록 분단이 되어 있어 남 보기가 부끄럽긴 하지만 휴전선 이남의 대한민국만은 외형상 꽤 좋은 나라처럼 비칩니다. 높은 현대식 빌딩이 즐비하고 길도 잘 뚫려 있고 포장도 다 돼 있습니다. 거리마다 고급 자동차가 홍수를 이루고 있어서 서울의 야경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습니다.

 OECD의 회원이 된 국가들 중에서도 우리의 경제력이 10위권에 든다는 사람들도 있고 곧 그렇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제하에 35년 시달리며 살았고, 6·25 전쟁을 겪으면서 국토가 폐허가 되었던 이 나라를 이만큼 대단한 경제 강국으로 만든 한국인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최근에 그의 아버지의 나라 Kenya를 찾아가, “여러분, Korea를 보세요! Korea를 본받으세요!”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모두가 놀라운 일입니다. 자랑할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 겨레의 ‘얼’은 빠진 것이 아닌가, 나는 의심합니다. 1980년대에 이 나라에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우선 남한과 북한이 UN에 동시 가입하게 됨으로 대한민국은 스스로 반쪽 국가가 되었습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UN의 남북한 동시 선거감시단의 입국을 거절한 북한은 탈락되고 한국 정부만이 한반도의 ‘유일무이한 합법 정부’로 승인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런 합법 정부가 왜 그 ‘유일무이’하다는 훌륭한 자격을 스스로 포기하고 UN에 동시 가입을 추진하여 성공시킴으로 ‘불법 정권’이던 김일성의 나라 아닌 나라, 북조선의 ‘인민공화국’이 우리와 대등한 자격을 갖도록 하였습니까? 그 일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집니다. 그 날부터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80년대에는 또 하나의 큰 실수가 있었습니다. 김대중 씨 한 사람만 빼고 김종필 씨와 김영삼 씨가 노태우 씨의 여당으로 들어가 3당 통합이라는 기상천외의 일을 벌인 겁니다. 그 3당 통합이 대한민국의 민주 정치를 불가능하게 만든 겁니다. 야권은 김대중 씨의 독무대가 되었고 어쩔 수 없이 김정일이 한국 정치에 있어 큰 몫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것 또한 분통이 터질 일입니다.

 남북한 UN 동시 가입이라는 ‘빛 좋은 개살구’와 3당 통합이 이 나라의 민주 정치를 이 꼴로 만들었습니다. 기초가 흔들려서 우리는 Sweden이나 Swiss처럼 되지 못하는 겁니다. 통분함을 주체할 수 없어서 가슴을 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인쇄하기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19.4.19 금요일
핫클릭 뉴스
포토뉴스 더보기
깜짝뉴스 더보기
외교부, 차세대 전자여권 디자인 확정
2020년부터 발급될 예정인 차세대 전자여권의 디자인이 17일 심의..
세상사는 이야기 더보기
아빠, 아빠! 세영이 먹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