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한국군 핵잠수함(SSN) 보유의 전략적 필요성과 전작권 전환 과제
현재 동아시아 안보 환경은 북·러 밀착과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중국의 군사력 확장, 일본의 안보 정책 전환 등 복합적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탑재 잠수함 배치는 한반도 영해를 위협하는 직접적인 현존 위협이다. 이러한 엄중한 안보 현실 속에서 한국군의 SSN(원자력추진잠수함, Ship Submersible Nuclear) 전력화는 단순한 해군력 증강을 넘어, 전략적 억제력 확보와 해상 주도권 강화를 위한 국가적 핵심 과제로 부각하고 있다.
동·서해로 분리된 한반도 해양작전환경과 작전·정비·교육훈련 교대 주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군은 최소 5척 내외의 SSN 운용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기존 재래식 디젤 잠수함은 속도와 잠항 지속 능력의 한계로 북한 SLBM 잠수함을 동·서해 전역에서 밀착 감시하거나 원점에서 즉각 차단하기 어렵다. 반면 원자력 추진 방식의 SSN은 압도적인 기동성과 은밀성을 바탕으로 북한의 수중 도발을 무력화하고,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수중 타격 플랫폼으로서 연합 및 합동 감시·정찰 능력을 극대화한다.
나아가 이러한 SSN의 확보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핵심 조건인 한국군 주도의 독자적·실질적 핵심 군사능력 확보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열쇠가 된다. 한국군이 연합전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독자적으로 감시하고 거부·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 해상 지휘통제에서도 주도적으로 연합방위체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군이 SSN을 전력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 또한 녹록치 않다. 외교·제도 측면에서는 군사 목적의 핵물질 이전을 규제하는 한미 원자력협정의 정교한 개정과 미 의회의 전향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이는 최근 오커스(AUKUS, 미·영·호주 동맹) 체계에 기반한 호주로의 SSN 지원 사례에서 보듯,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동맹(Cornerstone)으로서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와 국익에 기반한 당당하고 정교한 대미 외교 협상이 전제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특히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이 조만간 과포화 상태에 도달하는 국가적 현실을 고려할 때, 원전 폐기물의 안정적 관리 및 재처리·농축 권한 확보는 안보와 민간 에너지 정책을 포괄적으로 관통하는 시급한 외교 과제다. 이는 SSN에 활용될 20% 미만 저농축 우라늄(LEU) 연료의 안정적 수급 및 원활한 운용 문제 해결과도 직접 연결된다.
이와 함께 SSN 건조 및 MRO(유지·보수·정비,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Operation)와 안전 인프라 구축, 핵연료 관리, 전문 인력 양성에 소요되는 방대한 예산 부담 역시 치밀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특정 전력에 예산이 지나치게 집중될 경우 국방 예산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타 군의 필수 전력화 사업이 지연되고, 이는 군 전체의 전투력 약화 및 동맹의 신뢰 훼손이라는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전작권 전환과 미래 전장 대비는 합동성을 최우선하여야 하며 특정 군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에 대응하고 AI 기반의 신뢰받는 강군을 육성하기 위한 첨단 C4ISR 체계 구축 등 각 군의 필수 전력 현대화 사업 역시 차질 없이 균형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방 당국은 국방 중장기 투자 계획을 정밀하게 재정비하여, SSN 사업 추진이 국방 예산의 불균형이나 타 중요 사업의 지연을 초래하지 않도록 지출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한국군의 SSN 확보는 동아시아 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이자 독자적 전작권 수행 능력을 완성할 국방 현대화의 핵심 이정표다. 이제는 정부와 군이 머리를 맞대고 외교적 해법 마련, 안정적 예산 확보, 각 군의 전력 균형을 아우르는 정교한 국방 로드맵 가동에 나설 때다. 이를 통해 한국군은 실질적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공고한 동맹의 전략적 지위를 확고히 다져나가야 한다. (konas)
박상중 : 향군 안보전략연구 논문심사위원, 세종사이버대 국방융합학과, 한미연합사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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