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는 내달 1일 제97주년 3·1절을 맞아, 철원군수를 향해 만세시위 참여를 외치며 독립만세를 부르다가 체포되어 옥고를 치른 김경순 선생 등 65명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포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47명(애국장 28, 애족장 19), 건국포장 8명, 대통령표창 10명이다.

 훈·포장과 대통령표창은 제97주년 3·1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유족에게 수여된다.

 이번 포상자 65명 중에서 국가보훈처가 일제의 행형기록과 정보문서, 신문기사 등 각종 문헌자료를 분석하고 현지조사를 실시해 자체 발굴·포상하게 된 독립유공자는 58명이다.

 이로써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분은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건국훈장 10,497명, 건국포장 1,150명, 대통령표창 2,682명 등 총 14,329명에 이른다.

 이번 제97주년 3·1절 포상자 중 주요 인물들의 독립운동 공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 박인곤(朴引坤) 선생은 1909년 3월부터 10월까지 전북 고부에서 이성화(李成化)·김영백(金永伯)·신보현(申甫鉉) 의병부대의 중군장(中軍將)으로 활동했고, 의병장으로서 헌병보조원을 처단하다 체포돼 악형 끝에 옥중에서 순국했다.

 선생에 대한 포상은「폭도에 관한 편책」에서 구체적인 활동내용을 파악하고, 국가기록원에서 수집한「합장부(合葬簿」』(전주형무소, 1916)에서 순국한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이루어졌다. 합장부는 형무소에서 수감 도중 사망한 수인(囚人)들을 가매장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합장한 내용을 정리한 목록이다.

 강원도 철원에서 3·1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김경순(金敬順) 선생께는 대통령표창이 추서된다.

 선생은 강원도 철원에서 사립학교 교사로 재직 중 1919년 3월 10일부터 12일까지 철원 읍내와 군청, 철원역 일대를 행진하며 독립만세 시위를 주도하다 체포돼 징역 4월에 벌금 20원을 받고 6개월 여의 옥고를 치렀다.

 선생 등 7백여 명이 이끈 시위 군중은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군수를 향해 만세시위 참가를 외치며 철원 전역을 누볐는데, 철원의 독립만세운동을 이끈 주모자 가운데 선생을 비롯해 6명의 여성이 포함되어 있음이 주목된다.

 평남 평양에서 독립운동 비밀결사에 가입해 단원과 자금을 모집하다 체포, 옥고를 치른 최상홍(崔相鴻) 선생께는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1919년 음력 11월 평남 평양에서 공성단(共成團)에 가입해 단원을 모집하고 독립운동을 목적으로 한 조합 설립에 공동으로 출자하는 등의 활동을 하다 체포되어 4년간 옥고를 치렀다.

 선생 등은 단원과 자금의 모집에 그치지 않고 자금의 출자를 통해 공성단을 독립운동 지원을 위한 항구적인 조직으로 전환시키려 했다. 이를 위해 선생은 1천원의 적지 않은 금액의 출자를 약정했다.

 평남 강서에서 3·1운동에 참여하고 중국 상해로 망명해 임시정부에서 활동하였으며, 광동 중한협회 조직에 참여한 차정신(車廷信) 선생께는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1919년 3월 평남 강서에서 일본 헌병이 만세시위 참여자들을 학살하자 사천주재소(沙川駐在所)를 공격하고 헌병을 처단해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받았다.

 이후 중국으로 망명해 1921년까지 상해와 광동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조사원 및 임시사료편찬회 조역(助役), 대한적십자회 자유대 대원, 중한협회 등에서 활동하였다.

 1925년 황포군관학교와 광동대사두비행학교(廣東大沙頭飛行學校)에서 수학하고, 1926년 여월(旅?) 한국혁명군인회에서 활동하면서 한인 청년들의 중국 군관학교 입교를 후원했다. 선생의 부친 차진규(車鎭奎) 선생은 사천(沙川) 만세운동에 참여하였다가 일제의 총탄에 순국,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되었다.

 일제 말기 일본에서 항일 비밀결사에 가입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하다 체포돼 옥중 순국한 김덕순(金德順) 선생께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평북 선천 출신으로 동경에서 비밀결사 죽마계(竹馬契)에 가입하고, 1941년 4월 서울에서 독립운동 자금 모집을 위해 죽마계 사업부를 조직하여 부원으로 활동하다 체포되어 징역 2년을 받고 옥고를 치렀다.

 선생에 대해서는 그동안 활동 이후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아 포상이 미루어지다가, 이번에 1947년 4월 13일 서울 명동유치원에서 선생을 포함한 “죽마단(竹馬團, 죽마계) 사건 관계 고인(故人)들의 추도식”이 거행되었다는 일간지(『경향신문』1947.4.12)의 보도기사를 찾아내 광복 이전에 사망한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이로써 선생을 포함, 광복을 목전에 두고 안타깝게 사망한 이해룡(李海龍; 애국장, 1990), 구철회(具喆會; 애족장, 1990), 정학룡(鄭學龍; 애족장, 1990), 안종식(安鍾植; 애국장, 2014) 등 죽마계 활동자 다섯 분이 영예를 되찾았다.

 국가보훈처는 앞으로도 독립기념관,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지방자치단체, 문화원 등과 사료수집 협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국외 소장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알려지지 않은 독립유공자를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