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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이오”라고 하던 어른들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6-12-21 오전 10: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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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말의 위기에 지도층의 잘못된 판단으로 나라를 잃고 일본의 지배를 받아야 했던 그 암울한 세월에 월남 이상재, 도산 안창호, 백범 김구, 우남 이승만, 남강 이승훈, 만해 한용운은 나라를 잃은 책임을 이완용에게 돌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내 탓이오”라고 하였습니다.

 안창호는 일본 정부에 항공기 한 대를 헌납한 화신상의 박흥식을 야단치지 않고, 사업을 하기 위해 고생하면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박흥식을 위로하였습니다. 도산이 대전 감옥에서 병보석으로 출옥할 때 보석금은 박흥식이 자진하여 납부했고 한동안 가회동 댁에 모시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방 후 반민특위가 발견한 종로서의 기밀문서에는 박흥식이 ‘요시찰인’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오늘의 여당은 이 ‘탄핵정국’의 책임을 누구에게 떠맡기려는 것입니까? 야당에게? ‘비박’에게? 야당이건 여당이건 “내 탓이오”라고 하지 않고 “네 탓이오”라며 삿대질만 하고 언성만 높이는 그런 소인들만 가지고는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합니다. 우리 정치판에 이제 어른들은 다 가고 없습니까?

 오늘이 동짓날입니다. 날이 짧을 대로 짧아지고 밤이 길 대로 길어진 ‘동지’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내일부터 해는 조금씩 길어지게 마련입니다. ‘내 탓이오“라고 자신을 뉘우치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잘못된 꿈을 자진하여 버리는 어른다운 지도자가 나오기를 학수고대합니다.

김동길 /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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