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02년 미국을 향해 “한국과 일본에 핵우산 제공을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부소장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CSIS에서 열린 한국 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린 부소장은 “2002년 10월 평양에서 강석주(전 노동당 국제비서, 당시 외무성 제1부상)와의 북미협상 때 백악관을 대표해 참석했는데, 강석주는 미국이 일본과 한국에 대한 핵우산과 (대북) 제재를 끝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그린 부소장은 이어 “한국이 대북 경제 지원을 하도록 (미국이) 압박하고, 인권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북한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꽤 놀라웠다”며 “그 후 북한은 핵 기술을 다른 나라에 전파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우리는 그들의 요구에 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린 부소장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트럼프는 북한과 대화나 접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북한의 사고방식을 이해해 위기 고조를 막는 동시에, 미측의 사고방식을 북한에도 이해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군사적 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하고 전략폭격기 B-1B 랜서 등이 북한에 자주 시위를 하거나, 금융제재를 발표하는 등의 압박이 대화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평양의 새로운 위협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계속 한국과 일본을 방위할 것이고,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에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린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 옵션 사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선 “예방 타격으로 북한의 모든 능력을 파괴하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더 큰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고, 북한이 무기를 테러 그룹에 넘길 가능성도 발생한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