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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무관리담당 수기 ‘내 사회복무친구들을 소개합니다(사친소)’(입선)

Written by. 윤형준   입력 : 2019-11-25 오후 4: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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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은 지난 5월 24일∼ 6월 21일까지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를 공모해 선발된 내용을 책으로 엮은 '2019 젊음, 향기로 피어나다'를 9월 26일 발간했다. 2006년 시작된 체험수기집 발간은 올해가 14번째로 사회복무요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다. 코나스는 병무청의 협조 아래 우수작을 중심으로 게재한다.<편집자 주>

始 : 첫 만남
 2018년 1월 1일 소방서 내 인사이동으로 소방행정과에 둥지를 틀게 되면서 사회복무요원 친구들과의 인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내근행정직 업무 이전 현장 교대근무를 할 때는 3주마다 돌아오는 주간 주에만 사회복무요원 친구와 근무를 하다 보니 그들과 대화를 할 시간적 여유도 심리적 여유도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갓 소방서에 들어온 신임 소방공무원에겐 사회복무요원보다 다른 부분에 더 시선이 가고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처음 나가는 사고현장, 귀를 찢는 듯한 사이렌 소리, 공기호흡기 면체 속 거친 호흡 소리 등을 들으면 머릿속은 온통 출동에 관한 생각과 화염이 보여주는 광적인 흥분들로 가득하다.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기존의 선입견과 고정관념으로 바뀌게 되고 그들의 이야기 혹은 삶에 대해선 무감각해지기 마련이다. 작년 1월 인사이동을 통해 비로소 그들의 이야기와 삶에 귀를 기울이고 정면으로 응시하게 된 내 자신에 대한 자아성찰과 반성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

 波 : 물결이 일다
 2018년 1월 인사이동으로 시작한 소방행정과 업무는 뜨거운 열기가 주는 현장근무만큼 치열하고 예측하기 어려웠다. 사실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가 주는 열기가 이렇게나 뜨겁고 머리를 복잡하게 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위기에 봉착해 있던 나에게 한 줄기 빛과 소금 같았던 존재는 뜻밖에도 소방행정과에서 근무하던 사회복무요원 ○○이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던 ○○이는 나에겐 너무나도 복잡하고 머리 아픈 엑셀함수를 척척 풀어내던 알파고였다.

 그 외 과내 업무에도 해박했고 업무 과부하가 걸려있는 직원들의 일을 도와서 척척 해내곤 했다. 전임자로부터 완벽하게 받지 못한 인수인계를 사회복무요원을 통해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고, 비록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던 터라 같이 오래 근무를 하지 못했지만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꾸기엔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다른 직원들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이의 소집해제를 맞이하여 소집해제 기념패를 제작・수여하고 기념촬영과 기념식도 진행했다.

 소방보조인력으로 의무소방이 있었을 시기엔 기념패 제작 및 기념행사가 종종 있었다는 이야길 들었지만 사회복무요원의 기념패 제작과 기념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사회복무요원의 소집해제 기념행사가 흔한 일은 아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만큼 ○○이와의 시간이 소중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을 한다.

 動 : 마음을 움직이다
 엄동설한의 추위가 누그러지고 꽃을 시샘하는 바람이 부는 계절, ○○이를 보내고 우리 소방행정과에 새로운 사회복무요원 △△이가 들어왔다. 덩치는 설악산만큼 크지만 꽃밭의 나비보다 섬세한 친구였다. 성격도 서글서글해서 부탁하는 일을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늘 웃으면서 해서 직원들도 좋아하고 이래저래 많은 이쁨을 받았다.

 사회복무요원이라 하면 모두들 어딘가 문제가 있다고들 생각을 했고 나 역시도 그러했다. 특히 소방서는 직원의 약 90퍼센트가 남자이고 대부분이 군필자들이다 보니 현역복무를 하지 않은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허다했다.

 신검 결과 비만 혹은 과거의 병력 등으로 현역이 아닌 사회 복무를 판정받는 경우가 가장 많으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선입견을 깨준 것이 ○○이었고 깨진 선입견을 완전히 용해시킨 친구들이 앞서 이야기한 △△이와 지금부터 이야기 할 ○○이와 □□ 이다.

 우선 구급대에서 근무했던 ○○이의 경우 구급장님의 양아들이 아닌가 할 정도로 총애를 받던 사회복무요원이었다. 직원들이 휴가나 교육으로 자리를 비우면 그 자리를 ○○이가 대신하곤 했다. 물론 사고 현장에서 응급처치나 기타 현장활동은 할 수 없지만 구급대원들이 가지고 다니는 가방이나 장비들을 챙겨서 보조역할을 해주었다. 세상 일이 참 드라마틱하고 신기하다 생각했던 부분은 ○○이가 구급대 보조인력으로 출동을 나갔을 때 교통사고 현장의 주요 구조자가 바로 ○○이의 어머님이었던 일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고현장으로 출동을 나간 ○○이의 눈 앞에는 낯익은 차와 낯선 모습의 어머니가 있었다. 현장의 직원들이 놀라고 패닉에 빠진 ○○이를 다독이고 안전하게 어머니를 구조한 그 일은 ○○이에게 앞으로의 복무생활에 있어 큰 방향성을 제시한 사건이라 하였다.

 다행히 어머니는 큰 문제없이 퇴원하셨고 ○○이는 그 일 이후 구급대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복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이 되었다. 세상의 모든 위대한 일도 처음은 미약하게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비록 이 일이 세계의 역사에 한 획을 긋거나 국내의 모든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은 아니지만 어느 한 사람의 가치관이 변화하고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이 또한 위대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대응구조과에서 복무했던 □□이 역시 직원들의 인식을 바꾼 점이 비슷했다. △△에 취업했던 □□이 다른 사회복무요원들과는 다르게 사회생활을 해본 경험으로 복무생활을 더 원활히 했다. 알게 모르게 수동적인 면이 있는 다른 복무요원들과는 달리 능동적이었고 한발 빠르게 먼저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 부서에 비해 야외에서 하는 업무와 사람을 대하는 업무가 많았지만 능숙하게 맡은 업무를 해내었다. 이런 모습들은 직원들에게 있어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바꾸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철옹성도 계속 두드리면 언젠간 허물어지듯 그들의 변함없는 모습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新 : 새바람이 불다
 달큰하고 시끌시끌했던 한여름 밤의 시간들이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이 올 무렵 달성소방서에서 복무하던 사회복무요원들을 모두 떠나 보냈다. 모두들 큰 사고 없이 무탈하게 소집해제 해주어 고마웠지만 한편으론 아쉽기도 하고 그 빈자리가 쓸쓸하게 느껴졌다. 사회복무요원의 빈자리가 어느새 익숙해져 가던 늦가을 지금 소방행정과에서 복무하고 있는 □□이를 필두로 달성소방서에는 다시 사회복무요원들이 들어왔다.

 지난 1년간 사회복무요원 담당자로서 느꼈던 아쉬운 부분들을 이번에 새로 들어오는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잘 전달하고 지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회복무요원들은 현역병들에 비해 복무하고 있는 기관에 대한 소속감이 약한 점을 바로 잡아주고 우리 소방서, 우리 부서 등으로 소속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잠시 머물다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닌 평생의 기억에 남을만한 장소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특히 ◇◇이의 경우는 지금까지 왔던 사회복무요원들에 비해 특별한 점이 많았다. 나이도 가장 많았고 현재 같이 살고 있는 친동생과 단둘이 거창에서 대구로 상경하여 일한 급여로 거창의 부모님을 봉양하는 요즘 시대 보기 드문 청년이었다. ◇◇이를 포함하여 현재 달성소방서에는 총 8명의 사회복무요원이 복무 중에 있다. 든든한 맏형 아래 다들 형・동생으로 서로 우애있게 지내고 있다.

 최근 사회복무요원들과 퇴근 후 또는 주말에 모여서 피시방에서 게임도 하고 술도 한잔하는 소소한 친목모임도 가졌다. 여느 그 나이 또래 아이들처럼 밝고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때로는 우리가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이유로 너무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았나 라는 반성을 하게 된다.

 終 : 마치며
 사람의 인식은 한번 형성된 가치관과 인식을 깨트리는 것이 쉽지 않다. 첫 인상이 주는 느낌은 때론 인간관계의 끝까지 유지되는 경우도 많다. 대체적으로 사회복무요원들의 연령은 20대 초반에서 중반에 걸쳐 있다. 사회 초년생이거나 학생으로 사회생활 경험이 전무한 경우가 부분이고 사회생활을 많이 한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모든 사회복무요원들이 문제없이 다 성실히 복무에 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판단은 잘 지도하고 많이 지켜본 뒤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달성소방서에도 어떻게 보면 다른 복무기관들과 비슷한 문제를 일으키는 유형의 복무요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조금 더 인간적인 유대관계 속에서 바라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사회복무요원을 관리하고 지도하는 것을 업무로만 바라본다면 복무요원들은 언제나 문제를 유발하는 존재로 인식될 것이다.

 20대 초・중반의 그 나이 또래 복무요원들은 업무적인 관계보다는 조금 더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그들을 더 올바르게 선도하고 복무생활을 성실히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복무요원들에게 우리 기관, 우리 부서라는 소속감을 심어주어 스스로 그 생활터전인 울타리를 지키고 방관하는 외부인이 아닌 달성소방서라는 조직원이 될 수 있도록 조금 더 따뜻한 관심과 눈길을 주었으면 한다.

윤형준(대구달성소방서) 복무관리담당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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