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공간에 친북게시물이 범람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홈페이지에 가장 많은 친북게시물이 게재된 곳으로 지목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가 해당 보도에 발끈하고 나섰다.

 이들은 13일 성명을 내고 "수구언론의 인터넷 공간에 대한 색깔공세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독재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구언론은 결국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최근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이 시민사회단체 홈페이지에 친북 문서가 급증한다고 주장하면서 조선일보, 동아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들이 이를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색깔론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인터넷 공간은 특정 집단이 독점할 수 없는 자유로운 공간이며 여기에 북한과 관련된 글이 게시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그런데도 수구언론이 갑작스레 호들갑을 떠는 것은 인터넷 공간의 자유로운 토론 문화를 부정하고 인터넷 공간마저 친미반북 분위기로 일색화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전쟁을 막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 군사독재의 유산인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것이 어떻게 '친북행위'가 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수구언론들이 이번 대선에서 특정 정당을 밀어주기 위해 벌써부터 인터넷 공간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특히 자신들은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북한이든 미국이든 일본이든 어디서든 누구나 자유롭게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수구언론들은 마치 실천연대에서 직접 글(친북이적 게시물)을 올린 것처럼 보도를 하면서 공안탄압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직접 올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같은 글들이 올라오도록 유도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알려졌다시피 실천연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김일성·김정일 찬양 등 북한당국의 주장이 가득하다. 특히 자료게시판은 거의 100% 북한당국 주장으로 도배되어 있다.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는 구조의 게시판임에도 이같은 게시물만 가득차 있다는 것은, 실천연대 측이 '철저한 게시판 관리'를 해왔음을 의미한다. 즉 이적게시물을 단순히 방치한 것이 아니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일성·김정일 찬양이 앞서 언급한대로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자유게시판에도 "공동선언 정신에 위배되는 글은 삭제하겠습니다"라는 공지문이 붙어 있어, '게시물 선별 작업'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 실천연대 자료게시판. 공지사항 아래 광고게시물을 제외하곤, 모두 북한당국의 주장이다. 이 곳에서 광고게시물은 삭제되지만, 北 주장은 그대로 둔다.ⓒkonas.net

▲ 자유게시판에도 김정일 찬양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konas.net

 이적단체로 규정되어 있는 '범민련'이나 '범청학련'과는 달리, 실천연대는 정부로부터 보조금까지 지원받는 합법단체다. 그럼에도 이 곳 홈페이지는 그 어느 이적단체 홈페이지보다도 많은 친북이적 게시물이 등록돼 있다.

 최근 일심회 피고인들의 변론을 맡고 있는 변호인 그 자신이 일심회 문건에 명단이 올라 있어 문제가 제기된 바 있는데, 문제의 변호인 김승교 변호사가 실천연대 상임공동대표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이 14일, 김 변호사의 일심회 피의자 접견을 금지한 검찰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려 검찰의 반발이 예상된다. (konas)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