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3 핵합의 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미국 방문으로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가 관심사로 제기된 가운데 미국은 올해 또 다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려놓았다. 북한은 88년 이후 국가차원의 테러활동에는 가담하지 않았지만 과거 북한이 납치한 일본인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미국 국무부는 4월 30일 발표한 연례 테러보고서에서 북한을 쿠바, 이란, 수단, 시리아 등 다른 4개 나라와 함께 테러지원국 명단에 잔류시켰다. 지난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으로 이듬해부터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뒤 햇수로 벌써 20년째다. 특히 지난 2월에 나온 6자회담 합의문에 향후 테러지원국 해제논의를 시작한다는 문구가 있어 올해는 북한이 명단에서 빠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지만 이번에도 그런 관측은 빗나갔다.

미 국무부가 또다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묶어놓은 이유는 일본인 납치자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87년 대한항공 폭파 사건이래 단 한건의 테러활동에도 간여한 적이 없다고 명시했지만 다만, 북한이 지난 70년 요도호 납치에 관여했던 적군파 요원 4명의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납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인 12명의 신상에 대해서도 완전한 해명을 요구하면서, 이들 중 5명은 2002년 이후 일본에 송환됐다는 점도 명시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지난 2월13일 6자회담 합의문에서‘미국이 향후 북한의 테러국 지정을 해제하는 과정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구절을 빼놓지 않았다. 향후 북한이 핵합의를 충실히 지키는 등 상황 변화를 염두에 둔 대목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한 미국 의회조사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는 미국이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일본인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을 테러지정국 명단에서 풀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테러 후원국으로 지정되면 여러 불이익을 받게 되지만 다른 무엇보다 미국과의 교역은 물론 미국이 참여하는 여타 국제금융기관과도 일절 거래가 금지된다.(Konas)

정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