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명박 한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외교와 협상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납득시켜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했다.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9일 워싱턴에 있는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주최한 강연회에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미국이 그간 외교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으므로 앞으로는 압박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설득해, 이번 정상회담을 ‘가르치는 기회 (teaching moment)’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3년에 시작된 미국, 중국, 북한의 3자회담에서 지금의 6자회담에 이르기까지 장장 6년 이상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려고 협상을 벌여왔지만 실패했다며 이제는 실패한 협상을 버리고‘탈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턴 전 대사는 북한의 핵 문제를 속히 해결하기 위해 취할 탈출 전략으로 크게 2가지를 꼽았는데, 첫째, 북한을 국제 금융시장에서 완전히 밀어낼 것, 둘째,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수입하거나 수출하는 행위를 저지할 것 들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최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참여를 선언한 일은 북한이 비핵화로 가는‘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볼턴 전 대사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국이 한반도 정책의 대전환을 시도할 때가 왔다고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이 겉으로는“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핵무기를 보유하는 일은 반대”라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북한의 핵무기로 인한 위협보다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에 따른 불안정을 두려워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볼턴 전 대사는 지금이야말로 중국이 대북 정책을 전환할 수 있는 알맞은 때라면서, 미국과 한국은 적극적으로 외교 활동을 벌여 한반도의 통일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데 중국이 역사적인 역할을 담당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볼턴 전 대사는 통일된 한반도, 특히 이북 지역에 미군이 주둔할 가능성을 중국이 우려하는 점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이 정말 염려해야 할 부분은 미군 주둔이 아니라, 미군 철수라고 답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볼턴 전 대사는 남북이 통일되고 나면,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라는 압력이 안팎으로 나올 수 있다면서, 중국으로선 미군 주둔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안심해도 된다고 잘라 말했다. (konas)

코나스 정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