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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결정의 타이밍이 중요하다

Written by. 홍득표   입력 : 2004-01-14 오전 10: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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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득 표
국군을 외국에 파병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정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파병을 결정하는 데 헌법 제60조 제2항에 따라 국회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라크 추가파병이란 정책의제는 한국이 자발적으로 발의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요청에 의하여 제기된 것이다. 추가파병이란 정책의제는 발의주체와 상관없이 국민의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승인 절차를 밟는 과정에 수수방관하는 듯한 자세를 보여 국론분열을 부채질한 측면이 있었다. 추가파병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역시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 대미 협상전략이었는지 몰라도 정부의 애매모호한 태도 때문에 국론 분열상이 더 심화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정부는 급기야 파병계획을 확정하여 지난해 12월 24일「국군부대의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논란이 가장 컸던 파견부대의 임무는 평화 재건지원부대로, 규모는 3,000명 이내로, 파견기간은 2004년 4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파견 경비는 한국정부 부담이라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추가로 경계 및 치안유지 부대는 특전사 약 1,000명, 특공대 약 500명, 해병대 약 100명으로 구성하며, 주둔지역은 키르쿠크로서 미군 173공정대와 임무를 교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정부가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을 끌었다. 국회도 정부의 파병 동의안을 처리하지 않은 채 1월 8일 임시회기를 마쳤다. 국방위 4당 간사들은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 국방위 전체회의를 1월 16일 열기로 합의한 상태다.

여야도 파병부대의 성격에 대한 현저한 입장차를 보인 가운데 정부와 마찬가지로 찬반의 분명한 입장 표명에 주저하는 어정쩡한 모습을 보였다. 아마도 이라크 추가파병을 반대하는 국민여론이 높아 4월 총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현재로서는 임시국회가 언제 열릴지 불투명하다.

동료의원 구속을 피하기 위한 방탄국회 소집도 국민의 비판여론 때문에 성사시키지 못했고, 한나라당은 불법대선 자금의 편파수사를 추궁하기 위한 임시 국회를 1월중 소집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

임시 국회가 소집되면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에 대한 가부를 최우선적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의 국회통과를 전제로 사실상 사령관격인 기획단장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정책결정과 집행의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만일의 경우 파병동의안이 부결된다면 어찌되겠는가? 또한 국회처리가 늦어진다면 파견병력 선발과 부대편성에 차질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위험지역에 파견하는 국군장병들의 교육훈련이 소홀해 질 가능성이 크다. 4월 1일 파병도 물리적으로 불가능 할지 모른다.

정부나 국회는 국가의 중요한 정책결정에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 세상만사 모두 때와 순서가 있게 마련이다. 바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서 쓸 수는 없지 않는가.

이번 이라크 추가 파병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 보여준 정부의 애매모호한 태도와 국론이 극도로 분열되도록 방기한 무소신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여론을 살피느라고 그랬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정부가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서 정책철학과 정책능력에 대하여 회의를 갖게 만들었다.

국회나 여야의 태도도 오십보백보다. 매년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도 거의 지키지 못하는 국회를 생각하면 의례적인 일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국군의 외국 파견이라는 중요한 외교 및 국방정책을 결정하는 타이밍을 잃었다. 우리 군으로 하여금 파병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었어야 했다.

또한 미국의 눈치를 살필 필요는 없지만 기왕에 도와 줄 바에는 그들이 원하는 시점을 고려해 주는 아량도 필요했다. 파병시기가 후세인 이라크 전대통령의 체포 직전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홍 득 표 교수 (hongdp@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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