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9일 평양에서 중국의 외교사령탑인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을 만났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도 "김정일 위원장이 이날 방북중인 다이 국무위원을 접견했다"고 전했다.

이날 접견에 중국측에서 장즈쥔(長志軍) 외교부 부부장,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 아이핑(艾平)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 치우위안핑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류훙차이(劉洪才) 주북한 대사가, 북한측에서는 강석주 내각 부총리,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이 배석했다고 중앙통신이 밝혔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연평도 포격도발 발생 나흘 뒤인 지난 달 27일 방한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한데 이어 이튿날인 28일 이명박 대통령과 2시간여 면담한 바 있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방한후 귀국해 곧바로 방북을 시도했으나 김정일의 지방 현지지도 등을 이유로 방북이 미뤄져왔다. 다이 국무위원은 지난 8일 평양에 도착해 강석주 내각 부총리와 먼저 회담했으며, 김정일과의 회동에서 북중 양측이 양자 관계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있는 대화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의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다이 국무위원이 오늘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했다"고 확인하고서 "그 이후의 소식은 없다"고 밝혔다.

다이 국무위원은 방한 때와 마찬가지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다이 국무위원이 김 위원장을 만나 후 주석의 인사를 전달하고 준비해온 선물을 전했으며, 이에 김 위원장이 사의를 표시하고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담화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 자리에서 북중 양국이 친선 협조관계를 더욱 공고히 발전시킬데 대해서와 상호 관심사인 일련의 문제들에 대해 담화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그러나 김정일과 다이 국무위원이 논의한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이 국무위원은 그러나 강석주 부총리와의 회담에서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위협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인해 한미, 미일 합동군사훈련이 잇따라 열리는 등 한반도와 동북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추가적인 상황 악화조치를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이 국무위원은 아울러 지난 7일 한국, 미국, 일본 3국이 워싱턴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중국에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하는 등의 외교적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내년 1월로 예정된 후 주석의 방미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을 것으로 예상된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