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는 북한을 또다시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는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다. 북한은 지난 2001년 부시 행정부 당시 처음 특별우려국으로 공식 지정된 이후, 2009년 두 번째로 지정됐고 올해 다시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세 번째로 지정됐다.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010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을 비롯해 중국과 버마, 이란 등 8개국을 종교탄압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날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상황을 담은 2010년 하반기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오바마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북한을 비롯한 8개국을 종교탄압 특별우려국(CPC)으로 공식 지정했다.

 북한과 함께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중국과 버마, 에리트리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우즈베키스탄으로 2009년 1월 부시 행정부가 거의 끝날 무렵 공식 지정된 8개국과 변화가 없다.

 기자회견에 나선 미국 국무부 마이클 포스너 인권담당 차관보는 “클린턴 국무장관은 버마와 중국, 에리트리아, 이란,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을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했다”며 “이들 나라는 모두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이고 철저하게 종교의 자유를 탄압했다”고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북한은 올해를 포함해 2001년 이후 국무부가 발간하는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11년 연속으로 종교탄압 특별우려국 명단에 올랐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의 종교 자유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고 북한에는 ‘진정한 종교의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헌법이나 법률, 정책 등을 통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당국이 허락하지 않은 종교활동에 참여한 주민들을 처벌하는 등 실제로는 심각하게 개인의 종교 활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보고서는 종교와 인권단체의 보고서를 토대로 북한 내 지하교회에 참여한 인사들이 체포돼 구타와 고문을 당하고 심지어 사망한 사실이 보고되고 있고 약 15만에서 20만 명이 종교 활동으로 인해 정치범수용소에 감금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중국 국경지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선교사를 접촉한 북한인들을 체포해 수용소로 이송하거나 처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998년 미국에서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국무부는 매년 세계 각국의 종교자유를 평가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국무장관은 대통령을 대신해 종교탄압 특별우려국을 지정하고 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무부의 한 관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무장관은 종교탄압 특별우려국 지정을 언제든 할 수 있으며 특별우려국으로 공식 지정되면 통상과 관련한 제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으나, 북한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여러 가지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우려국 지정으로 새로운 제재를 받게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독립적 정부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처음으로 종교탄압 특별우려국 지정에 나선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